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 모든 인간의 소망이다. 수천 년 전부터 그래 왔다. 장수 비법이라고 알려진 방법들은 많지만 대체 뭐가 진실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최근 91세의 할아버지가 아직까지도 줄넘기를 즐겨 할 정도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소식에 단박에 그의 비밀을 파헤치러 달려갔다. 의외로 단순했다. 바로 ‘야채수프’ 덕분이었다.
“우리나라 의사 중에서 골프는 내가 제일 잘 칠 겁니다.” 20대 뺨치는 유연성을 뽐내며 다양한 스트레칭 동작을 보여주는 성동윤 씨. 그의 나이 올해 91세.
바야흐로 ‘100세 시대’라지만 이렇게 건강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주변에서 종종 들리는 100세 이상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식사도 잘 드시고 잠도 잘 주무시지만 허리가 굽었거나 치아가 없어 틀니는 필수, 눈앞이 침침해 보통 글씨 크기는 잘 안 보이시는 분들이 많다. 이상한 사실도 아니고 어찌 보면 이 같은 상태가 정상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 하지만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성동윤 씨는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단지 나이 90이 넘어서도 건강을 유지해서만이 아니다. 성동윤 씨는 아직까지도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것도 의사.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호평요양병원의 가정의학과 전문의 원장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1시간 남짓 걸려 건강하다 못해 팔팔하기로 소문난 성동윤 원장을 만나러 갔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건강은 필수항목이다. 나이 드는 것도 슬픈데 아프기까지 하면 이보다 서러운 것도 없다. 늙었다고 짐처럼 여기는 젊은이들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내 건강은 내가 지키는 거지, 남 탓할 필요가 없어. ” 성 원장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보통 45살 무렵부터 노안이 오기 시작한다는데 성 원장은 그런 것도 없다. 치아는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가까이서 보니 주름도 거의 없이 피부가 웬만한 여성보다도 깨끗하다. 진짜 뱀파이어인가. 그의 정체성이 심히 의심됐다.
건강의 비법을 물었다. “무조건 야채수프 덕분이지. ” 다이어트 한다고 해독주스를 몇 번 먹어본 기억이 나 비슷한 것이냐고 물었다. 천만의 말씀이란다. 성 원장의 불로장생 비법인 야채수프는 무, 무청, 당근, 우엉, 표고버섯 등 5가지 채소를 푹 끓인 뒤 물처럼 마시는 것. 이 5가지 야채 외에 절대 다른 약초나 식물을 첨가하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반드시 정해진 레시피대로 만들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신비의 물이 청산가리보다 더 강한 독극물로 변한다고 한다.
사실 야채수프는 항암치료 효과가 탁월해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5가지의 야채가 체내에 들어가 화학작용을 통해 30가지 이상의 항생물질을 만들어 면역력 키우는 데 ‘직빵’이라고 알려졌다.
실제 많은 암 환자들이 야채수프를 꾸준히 복용한 후 암 극복을 넘어 완치했다는 사례들이 TV 등 매체를 통해 종종 소개됐다.
5년 전 위암 4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은 50대 남성은 위암 수술로 위, 췌장, 담낭, 비장 등 무려 4가지 장기를 절제했다. 사실상 시한부 선고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야채수프라도 마셔보기로 했고, 몇 개월 후 그는 기적처럼 부활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연이어 알려지면서 야채수프는 암 환자들 사이에 ‘면역수’로 통하게 됐다. 한 대학병원의 교수는 “야채수프에 들어 있는 아미티로신과 아자티로신이라는 성분들이 암세포를 억제하고 죽이는 역할을 한다”며 5가지 채소가 서로 만나 시너지 작용을 일으켜 항염작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야채수프가 일반 사람들도 꾸준히 복용하면 불로장생을 꿈꿀 수 있는 ‘생명수’가 된다는 사실은 다시 한 번 놀라움을 선사했다.
야채수프는 일본 생물학 박사인 다테이시 가즈 박사가 수십 년간 연구한 끝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성 원장은 20여 년 전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다테이시 가즈 박사의 야채수프를 알게 됐고 그 후 바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현재까지 복용해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벌써 의사생활만 67년째라며 껄껄 웃는 성 원장. 야채수프 외에 다른 건강관리로는 운동과 싱겁게 먹기를 꼽았다. 성 원장은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을 한다. 아령과 스트레칭을 하루 걸러 번갈아 가면서 한다. 술, 담배, 탄산음료는 입에 대지도 않는다. 육류도 가급적이면 피한다. 특별한 모임이 있지 않는 한 잘 안 먹는다. 밥은 현미밥, 반찬은 당연히 싱겁게. 그런 방법이라면 꼭 야채수프를 마시지 않아도 누구나 오래 건강히 살 수 있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런 것들은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켜야지. 하지만 이 방법들만으로 나처럼 건강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야채수프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들이 있다. 우선 앞에도 말했듯이 무, 무청, 우엉, 표고버섯, 당근 이외의 채소 또는 약초가 절대 섞이면 안 된다. 표고버섯은 자연 건조시킨 것을 사용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전기 건조시킨 표고버섯에는 비타인 D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 만약 자연 건조시킨 표고버섯을 찾기 어렵다면 그냥 표고버섯을 산 다음 집에서 햇볕에 말리면 된다.
야채수프를 끓이는 냄비는 ‘반드시’ 알루미늄 제품이나 내열 유리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화학적으로 가공한 냄비에 끓이면 화학 성분이 묻어 나오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성 원장은 몇 번이나 강조했다. 다 끓인 뒤에도 유리병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한다. 성 원장은 유리로 만든 추억의 썬키스트 훼미리 주스병에 다 끓인 야채수프를 보관한다.
채소는 무(큰 사이즈 1/4, 약 150g), 무청(1/4, 약 10g), 당근(1/2, 약 80g), 우엉(1/4, 약 50g), 표고버섯(1개)의 비율로 넣는다. 현재 9월 이마트몰에 공시된 가격으로 야채수프에 소요되는 가격을 추산해봤다. 무농약 무(500g) 1개 3280원, 말린 무청(100g) 2980원, 당근(100g) 1개 368원, 우엉(400g) 4980원, 표고버섯(1팩에 4개) 3980원. 즉 야채수프를 한 번 끓일 때 드는 가격은 3193원.
야채수프를 끓일 때 물은 채소 양의 3배를 넣어야 한다. 채소 양이 300g 이면 물 양은 1.5L. 하루 권장량이다. 만약 1.5L를 하루에 다 못 마시고 이틀에 나눠 마신다고 하고, 한 달에 15번 야채수프를 끓인다고 가정하면 야채수프로 나가는 돈은 월 4만7895원. 단돈 5만원이면 인생이 달라진다.
앞으로 큰 이변이 없는 한 100세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시들시들 병약하게 늙어갈 것이냐, 건강하게 노후 생활을 즐길 것이냐는 지금 현재의 선택에 달렸다. 아무리 보험에 잔뜩 가입해 놔도 병 걸리고 아프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그 전에 기초체력을 탄탄하게 기르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무병장수를 꿈꾼 진시황은 한평생 불로장생의 약을 찾아 헤맸다. 21세기,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난 요즘 사람들은 매월 단돈 5만원만 투자하면 진시황의 평생 소원을 이룰 수 있다. “나를 봐, 뭘 고민해. ” 골프 실력을 자랑하기 위해 드라이브 샷을 날리는 시늉을 하며 호탕하게 말하는 성 원장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무병장수 비밀의 약 레시피>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보는 야채수프~
재료: 무(큰 사이즈 1/4, 약 150g), 무청(1/4, 약 10g), 당근(1/2, 약 80g), 우엉(1/4, 약 50g), 표고버섯(1개)
1. 채소를 물에 깨끗이 씻는다.
2. 채소는 너무 잘게 썰지 말고 굵직굵직하게 껍질째 썬다.
3. 채소를 냄비에 담고 채소 양의 3배에 해당하는 물을 붓는다.
4. 물이 끓기 시작한 순간부터 약한 불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푹 끓인다.
5. 다 끓인 후 건더기는 건지고 물만 유리병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6. 틈 날 때마다 마신다.
* 주의사항
1. 채소를 많이 넣는다고 해서 효과가 더 좋은 게 아니다. 기본 비율을 지키도록 한다.
2. 절대 5가지 외에 다른 채소나 약초를 넣어선 안 된다. 청산가리보다도 강한 독으로 변해 무병장수하려다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
3. 냄비는 반드시 알루미늄 제품 혹은 내열 유리 제품을 사용한다. 보관할 때도 유리병에 넣어 보관한다.
4. 현재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5. 기력이 많이 약한 사람은 단기간에 많이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천천히 양을 늘려라.
6. 하루 최소 석 잔 이상 공복에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