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에너지 기업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우리 목표는 글로벌 세계 최고의 회사다.”

구자영 사장은 올해 3월 취임한 이후 미래성장동력 개발에 총력을 다해 왔다. 본원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촉매·공정기술 개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즈니스 모델 개선 등을 주문했다.

세계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저가 원유처리 기술과 프리미엄 화학제품 생산기술, 윤활유 제품군 다양화 등 경쟁력이 있는 산업 선도기술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구 사장은 미래성장엔진 발굴 문제와 관련해 에너지 확보와 함께 기후변화 협약 등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친환경석탄(Green Coal),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바이오 연료 등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기술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구자영 사장은 현재 세계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수준이고 국내 경제도 수출부진과 내수급감으로 악순환되고 있다고 진단,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야말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SK에너지를 비롯해 정유업계는 올 한 해 근래 보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도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1201억원과 820억원을 기록해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89%가 감소한 수치이다. 영업이익률이 고작 0.9%에 불과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감소와 정제 마진 악화 등의 악재로 석유사업이 195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석유사업 부문과 함께 SK에너지의 양대 산맥인 화학 부문은 대조적인 성과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매출액 2조7214억원과 영업이익 1737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9%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영업이익이 5620억원에 달해, 현재 시황을 감안하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4년 연간 영업이익 6310억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화학 부문의 호조는 중국 화학제품시장의 신증설 물량 공급 지연 및 경기부양책 유지 등으로 인한 중국 수출 물량 증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확한 시황 예측도 화학사업의 실적에 한몫했다.

SK에너지의 화학사업 부문은 크게 에틸렌·프로필렌 등의 기초유분과 중간유도품을 생산하고 있는 올레핀 사업부, 벤젠·톨루엔·자일렌 등을 생산하는 아로마틱 사업부, LLDPE·HDPE·PP 전문생산 기업으로서의 체계를 구축한 폴리머 사업부,

합성고무인 EPDM을 생산하는 Performance Rubber 사업부, 2차전지의 핵심부품인 분리막을 만드는 I/E 소재 사업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2차전지의 핵심부품인 LiBS(Lithium ion Battery separator)는 화학사업 부문 내에서도 성장이 기대되는 핵심사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에너지가 2004년 12월, 국내 최초로 개발한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 2차전지용 LiBS는 이동 정보통신 기기의 주 전력원인 리튬이온 2차전지(LIB) 및 리튬이온폴리머 2차전지(LIPB)의 핵심부품으로 앞으로 수요 증가에 따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