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신입사원이 조언하는 ‘면접 클리닉’

하반기 공채가 시작됐다. 이 시즌 취업준비생이 가장 부러운 사람은 신입사원 아닐까. 누군가 불합격의 쓴맛을 봤을 때, 그는 달콤한 합격의 열매를 맛봤을 터. ‘올해는 꼭 붙어보자!’ 노력하는 후배들을 위한 신입 선배들의 족보를 공개한다.

약해 보이는 이미지인데 일을 잘할 수 있겠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이에 ‘도전적인 경험이 뭐냐’는 질문에 히말라야 등정에 성공한 이야기를 내세웠다. 약한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세운 목표였다. 책을 통해 기본적인 지식을 쌓고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면서 6개월의 준비기간 끝에 히말라야에서 민간인이 갈 수 있는 최고 높이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갈 수 있었다.

주혜원 포스코 사회공헌실 사회공헌그룹 사원은 위와 같은 자소서 내용을 바탕으로 ‘여자 혼자 간다는데 집에서 보내줬는지’, ‘왜 갔는지’, ‘사비로 간 것인지’에 대해 질문이 이어졌다고 면접 당시를 떠올렸다.

우선 그동안 평탄하게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는 게 주 사원의 도전 이유다. 체력이 약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체력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등산을 시작했고, 우연히 히말라야 산을 보고 나서 목표가 생겼다.

“집에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사전에 어떤 경로로 이동할지 등 세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간 거라 부모님으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은 안 받았죠. 목표에 도달했다는 성취감도 있었지만 준비과정에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특히 프로젝트 하나를 할 때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하고 작은 실수가 나중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죠.”

포스코는 공통적으로 한국역사에 대한 질문을 한 두가지씩 한다. 주 사원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근대화가 늦어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포스코는 민족 자본으로 창업한 국민 기업으로서 직원들은 역사적인 이념이 있어야 한다는 기본 배경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라는 게 주 사원의 설명이다.

주 사원은 전공면접에서는 인사 쪽 지식에 대해 물어봤는데 너무 세부적이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모르겠다. 공부를 더 하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던 것을 오히려 좋게 봤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또 오빠와 남동생이 있어 남자 중심의 조직 문화에 익숙하고 적응을 잘한다는 얘기를 강조했다. 어렸을 때 아빠 직업 특성상 전학이 많았던 주 사원은 새로운 문화도 잘 받아들이고 지방 근무도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적극적인 태도 역시 합격에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 토의를 할 때 7명이 한 팀이었는데 토론을 통해 협의점을 이끌어내야 했어요. 주제는 ‘건설회사에서 부지에 건물을 세우려고 하는데 어떤 건물을 세울 것인지’였고, 주변 유동인구라든가 세부적인 상황이 제시되죠. 각 팀원들에게는 아파트, 상가 등 본인들이 주장해야 할 파트가 주어지고요. 이때는 자신의 의견대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 주장이 채택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다른 사람을 밀어줘서 빨리 협의를 보는 게 옳습니다. 시간 내에 협의점을 찾지 못했던 팀원들을 2차에서 보기 어려웠거든요.”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는 세 가지 주제를 5분 안에 발표해야 한다. 구체적인 상황이 제시돼 질문지를 분석하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주 사원에 따르면 화장품 회사라고 가정해 주력 제품에는 뭐가 있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을 때 마케팅 방안과 무슨 제품을 진출시킬지 등에 대한 내용이다.

주 사원은 정확한 시간 안에 발표를 마쳤다고 한다. 내용 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그 무엇보다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내용을 잘 정리해서 전달해야 하지만 신입이 완벽할 순 없기 때문이다.

◆ 선배가 공개하는 자소서·면접 TIP

자소서를 쓰기 전에 회사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회사의 사업 진행 방향과 전략, 비전이나 미션 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여기에 맞춰서 자신을 녹여내는 게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기업 쪽에 맞추기보다는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강점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자신의 무기를 내세울 줄 알아야 한다.

면접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지원한 회사의 분위기가 어떤지 직접 보러 왔다는 생각으로 면접에 임했다. ‘몇 년 이상 다녀야 할 회사니까’라는 배짱 두둑한 마음으로 회사 구성원과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으로 면접을 생각하면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데 유용하다. 또 질문에 대해 모르면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되 앞으로 어떻게 보완할지도 말하는 센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