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신입사원이 조언하는 ‘면접 클리닉’

하반기 공채가 시작됐다. 이 시즌 취업준비생이 가장 부러운 사람은 신입사원 아닐까. 누군가 불합격의 쓴맛을 봤을 때, 그는 달콤한 합격의 열매를 맛봤을 터. ‘올해는 꼭 붙어보자!’ 노력하는 후배들을 위한 신입 선배들의 족보를 공개한다.

면접을 앞두고 난, 4개 섹션으로 나눠 파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첫 번째 파일에는 특기, 취미, 장점, 단점, 기억에 남는 선물 등 인적사항에 대해 정리하고 이에 대한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다.

두 번째 파일에는 사회적 이슈를 정리했다. 면접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 논리적으로 답할 수 있고, 토론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파일에는 위의 두 파일 내용을 영어로 번역했다.

마지막 파일에는 전공인 경영학에 대해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지원 업무와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김경환 현대중공업 서울경영지원본부 인사지원과 사원이 면접을 대비해 했던 작업이다. 그는 정리된 내용을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항상 보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김 사원이 2011년 말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 중에서 예상치 못했던 것은 없었다.

현대중공업 자소서의 첫 번째 질문은 ‘중요사항을 중심으로 간략히 기재’하는 것이다. 김 사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라는 회사는 불모지에서 세계 1위까지 온 역사가 있으며 ‘불가능은 없다’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지녔다. 비슷한 맥락으로 10km달리기 선수로 활동했던 김 사원이 중학교 3학년 때 부상으로 인해 더는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이야기와 그러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공부를 시작해 고교 3년간 장학금을 받았던 사례를 통해 회사의 역사와 비슷한 모습을 한 자신의 학창시절을 소개했다.

자소서 내용을 본 면접관은 ‘이제는 건강이 괜찮으냐’고 짧게 물었다. 김 사원에 따르면 이 일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자소서에 알기 쉽게 잘 녹여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10년 대학교 재학시절 미 국무부에서 주최하는 외교 프로그램에 선발돼 미국에 간 적이 있어요.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학생들이 워싱턴에 있는 미 국무부의 경제, 무역, 정치 등의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수업을 받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프로그램은 전액 지원이냐’는 질문이 있었고, ‘어떤 것을 배웠느냐’는 물음에는 5주간 하버드대를 비롯한 도쿄대, 홍콩대 학생들과 세계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나눌 수 있었고, 이에 다양한 지식에 노출돼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자소서에 충실하면 면접 때 어려운 답변은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김 사원은 2011년,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에서 6주간 인턴사원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다. ‘어떤 것을 배웠냐’는 면접관의 질문에는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그는 사무적 역량과 함께 사업의 수익성 검토 및 각종 계약 업무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력서에 게재된 토익은 965점. ‘실제로 영어를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김 사원은 당황하기보단 그 상황을 유쾌하게 풀고 싶었다. 점수만큼은 못하지만 업무에 유용하게 쓰일 만큼 잘할 수 있다고 대답하면서 상대방의 의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차분하게 말했다.

“요즘엔 모르는 사람들과 스터디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러나 저는 반대였어요. 제일 친한 친구와 면접을 준비한다면 나에 대해 잘 알고 깊이 있는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친한 친구들과 함께 압박 면접 준비를 했더니, 상대방을 지적하고 파악하는 데 더 솔직해질 수 있었어요. 그 결과 모두가 원하는 곳에 입사했습니다.”

◆ 선배가 공개하는 자소서·면접 준비 TIP

자소서는 누가 읽어도 의문이 없을 정도로 아주 쉽게 써야 한다. 정보를 전달하는 입장에서 쉽고 무난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영어, 사자성어, 화려한 수식어구나 특이한 문장을 사용하지 않았고 제목 다음에 시작되는 문장은 이를 충분히 대변하도록 했다. 누구나 막힘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평이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면접은 서로의 목적이 분명한 대화의 시간이다. 나를 잘 파악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작업을 체계화하면 실수 요소를 줄일 수 있다. 예상질문을 4가지 파트로 나눠 정리했더니 면접장에서 질문을 받고 당황할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