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체감물가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추석을 앞두고 시금치•배추, 각종 과일의 가격이 크게 올라 ‘차례상 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CPI) 동향’을 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 전달에 비해 0.3% 올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농수산물(6.6%)과 서비스(0.2%)가 전월비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공업제품(-0.2%)이 하락하면서, 전체 상승률은 제한됐다. 이에 한국 CPI는 전년대비를 기준으로 10개월 연속 1%대의 흐름을 이어갔다. 지표상으로는 안정돼 있지만 서민•중산층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은 전달보다 폭등했다. 긴 장마와 폭염으로 시금치가 47.2% 올랐고, 양상추(59.8%), 양배추(52.2%) 등도 많이 뛰었다. 축산물 물가도 전월대비 0.2% 올라 상승세가 이어졌다. 반면 공업제품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7% 상승에 그쳤고 전달에 비하면 오히려 0.2% 하락했다. 특히 화장품 가격이 전달에 비해 15.0% 떨어지면서 물가지수를 전체적으로 낮췄다. 국내 소비자물가의 전년대비 상승세가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높게 유지될 개연성이 있고,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른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물가와 달리 채권시장은 변동성이 컸다. 지난 6일, 약세폭이 제한적이었던 채권시장은 오후들어 외국인의 선물 매도물량이 대거 출회돼 약세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달러 강세 등 미국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우려가 확대될 조짐이 외국인 선물 매도를 이끈 것이다. 이후 변동성이 다소 제한됐지만 결국 전 만기에 걸쳐 뚜렷한 약세로 마감했다. 이러한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그간 ‘안정적 신흥국’이라는 입지가 원화 강세와 채권 매수의 원인이 되었지만,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금리 상승폭이 작았던 점과 원화의 뚜렷한 차별화 등으로 외국인 투자주체들의 의구심이 어느 정도 누적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시장에서도 양적완화 축소 경계감이 금리에 추가 반영돼 금리 상승의 압박이 전개됐다. 특히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들이 양적완화 축소를 지연시킬 정도로 부진하지 않아 금리에 추가 반영된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