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앤서니 김(24·한국명 김하진)은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HSBC챔피언스 3라운드까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넘버 2’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과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쳤다. 앤서니 김은 그러나 셋째날 16번홀(파4)의 더블보기로 순식간에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바로 ‘트러블 샷’이 화근이었다. 짧은 파4홀에서 드라이브 샷으로 ‘1온’을 시도하다 볼이 숲속으로 들어갔고,

여기서도 ‘1벌타 후 드롭’ 대신 무릎을 꿇은 채 탈출을 시도하다 오히려 2타를 잃는 ‘악수’를 뒀다. 이번 <포토레슨>은 그래서 ‘트러블 샷’이 주제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물론 악조건에서의 샷보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는 쪽이 훨씬 현명하다.

1. 숲 속에서
볼이 숲 속의 나무 뒤에 있을 때 대다수 아마추어 골퍼들은 나무 사이로 그린을 공략하는 최상의 샷을 선택한다.

결과는 대부분 볼이 나무를 맞고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은 쪽으로 이어진다. 라이가 좋지 않은 데다가 심리적인 부담으로 평상시보다도 못한 샷을 하기 때문이다.

‘트러블 샷’의 최종 목표는 결국 안전한 탈출이다. 악조건에서 그린을 노리는 승부수를 선택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골프백에 있는 클럽 전부를 감안해 탈출에만 집중한다. 카트도로 위라면 퍼터가 가장 좋은 공략일 수도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레이업을 하면서도 보다 멀리 보내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다 보면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2. 경사지 또는 러프에서
‘트러블 샷’이 어려운 것은 일단 라이가 좋지 않아서다. 앞 오르막이나 내리막, 또는 옆 오르막이나 내리막 등 경사지에서는 클럽을 짧게 잡고, 볼을 정확히 맞추는 데 집중한다.

어차피 탈출이 목표다. 거리나 탄도는 모두 무시한다. 장애물을 빠져나가면 성공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러프에서는 무조건 피칭웨지를 선택해 그립을 강하게 잡고 역시 탈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잔디가 클럽을 감아 엉뚱한 샷이 나오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셈이다.

이때의 주의점은 백 스윙에서 클럽을 가파르게 들어올려 마치 펀치 샷을 하듯이 볼을 찍어치고 폴로스로는 짧게 끊어주라는 것이다.

3. 깊은 벙커에서
현대의 골프장들은 보통 그린 주위의 벙커 턱을 높게 만든다. 아예 작은 절벽처럼 가파르게 조성하는 곳도 즐비하다.

초·중급자라면 이럴 때 곧바로 그린을 노리는 것보다는 1타를 포기하고 아예 옆으로 빠져나오는 것도 스코어를 지키는 방법이다.

자신이 ‘고수’라는 착각에 빠져 그래도 직접 공략을 선택했다면 볼을 왼발 쪽에 놓고, 클럽 페이스를 완전히 열어 ‘플롭 샷’을 구사해야 한다.

백 스윙에서는 재빨리 코킹을 가져가고, 시선은 오직 볼 뒤 모래의 목표 지점만 바라본다. 임팩트 후에 멈칫거리지 말고 폴로스로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 마지막 포인트다.

아시아경제신문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