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 찬반 논란이 일시적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원자재 가격들이 다소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미국, 일본, 유럽의 경제 회복에 힘입어 지난 3개월간 상승세를 보였던 구리, 알루미늄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도 꾸준한 오름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물론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서부 텍사스 중질유와 브렌트유도 막판 하락 조정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의회가 시리아 공습에 반대하면서 더는 격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기대심을 키웠기 때문.

전문가들은 시리아 내전 사태는 단기적인 악재에 불과하고 오히려 9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여전히 시장을 억누르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세 지속 여부다.  이에 따라 이머징 마켓의 자금이탈 속도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미국 금리 상승은 미국채 10년물 금리 3.0% 수준에서 저지될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혼란을 야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인도 및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마켓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글로벌 자산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본다면 변동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심지어 양적완화 축소보다 누가 새 연준 의장이 될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예컨대 매파적 성향의 연준 의장 후보가 된다면 양적완화 축소가 급물살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경제는 완연히 살아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자료를 보면 2분기 미국 GDP 수정치는 연율 기준으로 2.5%를 기록, 시장 전망치인 2.2%를 웃돌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33만1000건으로 시장전망치 33만2000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는 33만6000건이었다.

유로 지역도 2분기에 전기 대비 0.3%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첫 성장이다. 아울러 8월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도 상승했다. 그러나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로지역의 펜더멘털이 좋아진 것은 아니며, 9월 22일 독일 총선 이후 유로지역의 문제아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아울러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붕괴할 우려도 있다.

일본도 PMI가 지난달보다 개선됐으며 실업률도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8월 산업생산 예비치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에 주초보다 250p가까이 떨어졌다.

실물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만, 금융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지금이 투자의 적기인지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선진국 시장 전망도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천정훈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회요인도 있지만 변동성도 높아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는 힘들다”며 관망했다. 그러나 “저가매수를 노린다면 금융주나 소비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어 만약의 경우에도 지수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