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만 잔뜩 끼고 비가 오지 않는다.’  즉 무엇인가 이뤄질 듯하지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요즘 국내 증시가 이와 같다.

인도·인도네시아·태국 등 이머징 마켓을 필두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재현됐다. 2주 전,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 인도의 해외송금 제한, 인도네시아의 경상적자 확대가 동시에 불거져 혼란의 도화선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2.4% 상승 마감하며 견조함을 보였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주택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양적완화(QE) 축소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주 중반에는 미국 내구재 주문 감소 및 미국의 시리아 내전 개입 우려로 국제유가 상승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 증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며 하락세를 제한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8개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는 와중에도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외국인이 900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연기금이 1100억원, 투신이 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조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 릴레이 현상은 국내 주식에 대한 재평가를 의미한다. 다만 지수관련 대형주에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집중돼 그동안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시장은 조정을 받았다.

이번 주에는 외국인 매수의 연속성과  다음 주의 FORM 회의가 시장의 상승세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큰 반등요소가 없는 상황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17~18일로 예정된 FOMC 회의가 점점 다가오면서 경계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높아진 경계심리는 외국인 매수량을 줄이고, 시장의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제한적인 반등을 염두에 두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군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정한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출구전략에 대한 압박감, 외국인의 순매수가 얼마나 살아날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지수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전 저점 부근까지 조정을 보이고 있고, 3주 연속 급락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