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지수 상승으로 경기 완만한 회복 예상,  설비투자 부진이 넘어야 할 걸림돌

최근 연이어 터져 나온 글로벌 경제와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부채한도 증액 협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여기에 서방국가들의 시리아 군사 개입 가능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역시 이러한 악재들의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다른 신흥국들 대비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인식 아래 일정 수준의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경제지표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7월 산업활동 동향을 살펴보면 경기 회복 기대감은 지속됐다.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 등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소비ㆍ투자ㆍ선행 지표들은 모두 개선됐다. 내수와 수출 출하가 각각 전월 대비 0.1%, 2.8% 줄어들면서 제조업 생산도 한 달 만에 0.2% 감소로 반전됐다. 6월 중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불거져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급격히 출렁거렸던 점이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선행 지표들의 개선은 두드러졌다. 경기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선행지수의 상승이다.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8% 올랐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8로 0.3p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최근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속에 주요 신흥국에서의 위험 고조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지만,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 경기 개선, 원/엔 환율 안정, 양호한 대중국 수출 등을 바탕으로 수출 경기는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수출 부진은 선진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국내 수출 여건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내수가 문제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출에서 따라오는 경기상승 동력을 내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여기에 설비 투자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설비 투자가 확대돼야 일자리 창출, 소득 증가, 소비 개선으로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7월 산업동향을 보면 설비투자는 3개월 만에 전월 대비 2.5% 감소 반전됐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8.3% 줄어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