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일본·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올인’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한 기업들은 대부분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일으켜 특정 투자 대상에 ‘올인’을 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을 기본자산으로 하는 자산담보부 채권 비중을 지나치게 높였다. 리스크 관리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것.

신한금융지주는 주요 경영학자들의 저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금융 복합기업’이다.
지난 2003년 조흥은행을 인수하며 ‘도약’ 의 디딤돌을 닦은 이 금융그룹은 설립 이후 ‘사업의 경계’를 활발히 넓혀가면서 ‘초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면서도 탄탄한 리스크 관리 노하우로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교재는 물론, 전략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 금융담당 컨설턴트들의 아시아 금융 산업 사례분석, 여성 경영학자 ‘로사베스 모스 캔터(Rosabeth Moss Cantor)’의 집중 조명을 받아온 스타기업이다. 조흥은행·LG카드 인수 사례가 특히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들이 출자해 모국에 세운 이 금융그룹의 가파른 성장사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떠올리게 한다.

증권(신한금융투자), 보험(신한생명보험), 대부업(신한캐피탈), 지방은행(제주은행), 카드(신한카드) 등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금융 복합기업의 위용을 갖췄다.

보험, 은행, 증권, 카드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하며 ‘금융 대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성공한 이 금융기업은, 올들어 자회사인 신한은행이 역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리며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소비자 공략의 거점을 확보했다.

글로벌시장 포트폴리오 구축의 성과도 뚜렷하다. 베트남 호찌민에도 신한 베트남은행을 설립하는 등 아시아 인접 지역에 잇달아 거점을 확보하며 글로벌기업 도약의 ‘전초전’을 아시아에서 치르고 있다. 베트남은 장기적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유망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 전체 인구 가운데 약 10% 정도가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강점이다.

소득 및 투자증가로 자금 또한 대거 은행산업으로 유입되고 있어 은행산업의 잠재 성장 가능성 또한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보험, 증권, 카드, 은행 등 사업 포트폴리오는 물론, 글로벌 시장 포트폴리오도 탄탄히 구축했다는 평이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도 정교한 포트폴리오(Portpolio) 관리로 전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익 기여도를 60% 이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05년 11.2%에 불과하던 신한금융지주 비(非)은행 부문의 당기순익 기여도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며, 올해 3분기 60%를 돌파했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의 지난해 해외 시장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자국시장을 앞선 것에 비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발판으로 금융권의 차세대 ‘시너지’ 대전에서도 주도권을 행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