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

장기침체 속 급조 정책 혼란 지속

신도시·토지·분양형 숙박시설 주목

 

-올해 상반기 부동산시장을 정리한다면?

부동산 투자가 어떤 맥락이나 투자 형태를 잡는다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부가 발표한 4.1부동산대책과 최근 발표한 후속조치를 보면 급조된 정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침체에 빠지고 이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늘면서 급한 마음으로 마련해 발표된 느낌이다. 접점을 찾기 힘든 수요와 공급, 두 가지 문제를 모두 고민하다 보니 급조된 내용으로 이런저런 문제를 막기에 급급하다. 정부의 대책에 시장은 잠시간만 반응할 뿐 이내 원위치로 돌아온다. 시장활성화와 하우스푸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다.

재테크와 관련해서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정보가 왜곡되어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이다. 언론에서 듣는 것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투자 정보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모두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 특히 시세 정보는 그 정확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다수의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시세 정보를 일주일 단위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주일 단위의 정보가 짧은 기간에 팔거나 살 수 없는 부동산 시장에서 무슨 의미를 갖겠는가.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보에 지나치게 현혹되기보다 장기적인 면에서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시세 외에도 언론을 통해 나오는 자료들 중에는 위험하고 단편적으로 해석되는 자료들이 많다. 옷도 유행이 지나면 버리는 게 많은 것처럼 투자에서도 가치투자가 중요하다. 당장 눈앞의 수치로 얼마나 오를지를 따지기보다 왜 오르는지를 봐야 한다.

 

-부동산 재테크에서 기회 요인을 찾는다면?

최근에는 투자를 하는 계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등의 은퇴세대부터 30~40대 직장인, 신혼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상담을 요청한다. 나이나 지역, 자금 여력 등에 따라 투자 유형도 가지각색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결국 제대로 된 투자는 신도시 투자라고 생각한다. 제반 여건이나 환경이 부족하던 곳이 개발을 통해 가치가 오르고 이에 투자한 사람들이 이익을 보는 점에서 투자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신도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도시에 직접 살아보면 알겠지만, 초기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편의시설이나 문화공간 등 생활여건이 뒤늦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반시설들이 들어서고 인구가 늘어나면 이내 가치가 상승하기 마련이다. 가령 세종시 정도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향후 가치 측면에서 세종시는 장기적으로 유력한 지역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곳이 수도권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때마침 정부에서는 추가적인 신도시 개발을 자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공급을 조정하겠다는 추가대책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향후 희소성을 갖춘 신도시로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지역이다.

기존에는 부동산 투자 대상이 주로 주택이나 상가, 오피스텔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제는 지방의 토지시장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지방에 짓고 있는 분양형 숙박시설도 입지에 따라 향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들이 제법 있다. 이 외에도 10억 내의 빌딩투자는 수익형 부동산이면서 동시에 가치투자로서의 가능성이 크다.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현재 정부는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려고만 한다. 하지만 정책으로 되는 것도 있고 안 되는 것도 있다. 현재 부동산 정책은 시장 정상화의 명목으로 나왔다가 도리어 시장 침체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시장 일부의 목소리를 전체의 요구사항으로 호도해서 정책을 내놓으면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은 전체적으로 자연적인 경제논리에 의해 살아나야 한다. 아니면 조정의 기간을 거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