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지난 11월18일 진행한 제654회 수요정책포럼에서
이정민 PFIN 대표이사가 ‘소비자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HOT 트렌드 2009’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를 발췌해 싣는다.

Profile / 서울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수학하였으며,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류학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패션 트렌드, 브랜드 트렌드를 연구하고 패션 업체들의 브랜드 론칭에 대한 컨설팅을 하는 PFIN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7%의 3억1620만이라는 숫자는 미국에 있는 디지털 세대, 넷 세대라고 부르는 숫자이다. 전체 인구의 27%가 태어나는 것과 동시에 인터넷, 디지털문화에 접촉을 했었던 세대들이다.

그들은 지금 11세부터 31세까지 되는 연령그룹을 가지고 있다. 부머스 세대 이후에 가장 큰 세력이라고 얘기를 한다.

25%의 40, 이 숫자를 듣고서 굉장히 놀랐다. 미국의 IT버블이 꺼지면서, 미국의 상장사 상위 25% 기업 중에 40%가 망했다고 한다.

실제로 대공황 때에 미국에는 자동차 회사가 300개 정도가 있었는데, 살아남은 기업은 3개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장이 바뀌고 턴어라운드들이 생기면 한계 기업이라든지 거품 기업이라고 하는 기업들은 다 몰락을 하게 된다.

2015년 소비자 마인드 트렌드를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살펴보면, 첫 번째는 여성, 두 번째는 뉴 블랙, 세 번째는 멀티제너레이셔널이다.

소비의 영향력의 70%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 뭐 하나를 소비하는 데 3시간 26분이나 걸리는 그런 그룹이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다.

예전에는 가구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의사결정 중에 좀 무거운 것들, 투자, 집을 산다든지, 자동차를 구매한다든지 이런 의사결정권을 남성들이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조사해 보니까 2007년에 조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단독으로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술. 술만 남자가 주도권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다 여자가 주도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나마 술도 여자 주도권으로 바뀌고 있다. 요즘 나오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소주들은 다 여성소비자들이 주요 소비자 계층이다.

‘여성이 뜬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중에 하나는 여자가 중요해진다는 것이 아니라 여성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남자들 중에도 옷을 사고 꾸미는 데에 굉장히 집착을 하거나 관심을 표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여성적인 가치라는 것은 관계에 더 많이 초점을 두는 것이다. 여자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누가 파는지, 어떻게 파는지를 중요시한다. 그런데 남자 소비자들은 뭘 파는지에 더 많이 초점을 둔다. 그런데 이것이 여러 가지를 바꾼다.

점점 더 중요해지는 여성적 사고방식
두 번째, 뉴 블랙이라고 얘기한 것은 사실 실버 계층이다. 실버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별로 긍정적이지 않은 아이디어라 바꾸었다.

나이에 대한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한국의 많은 소비는 20대, 30대에만 맞춰서 개발이 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그러한 산업은 망한다. 소비 계층이 작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많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일 중에 하나가 뭐냐면, 모든 제품들이 단순화되는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큰 키다. 미니멀, 모던 등 간소화하자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전체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좀 더 단순화된 제품들이 시장에서 많은 수요를 갖기 때문이다.

기능을 더하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좀 더 단순화된 것들, 모든 계층이 다 쓸 수 있는 것들, 초등학교 1학년부터 80대까지가 다 쓸 수 있는 게 앞으로 각광을 받는 그런 제품군이 될 것이다.

세 번째 트렌드는 다양한 문화를 동시에 향유하는 멀티제너레이셔널이다. 2020년이 되면 한국이 지금의 영국 정도의 그런 다민족성을 갖게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이에 대한 대비가 안 돼있다. 우리의 모든 프로그램은 다 단일민족을 대상으로 준비가 되어있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아만다 캠프가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사내에 설치된 암벽을 등반하고 있다.

“일과 놀이의 경계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놀이 시간 중에서 창의력이 발생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소비자그룹들 때문에 앞으로 경계를 무너뜨리는 사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 번째 경계가 뭐냐면 일과 놀이라는 것에 대해서 경계가 없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놀이 시간 중에서 창의력이 발생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일과 놀이가 오버래핑이 되면서 블레저(Bleisure)라는 단어가 새로 생겼다. 그런데 지금의 세대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굉장히 밀접하게 되어있고, 점점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어서 같은 개념으로 같이 오버래핑되면서 자신들의 생활에 쓰일 거라고 한다.

조만간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물건을 전시하는 공간이 되고 아무도 물건을 들고 다니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스24와 같은 온라인 서점의 경우에는 당일배송이 실현되고 있다. 회사에서 주문하고 가면 바로 집에 배송이 되어있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일과 놀이의 융합, 블레저
전경련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소비자의 72.2%가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 과연 이런 기업의 제품을 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살까? 미국에서 조사를 했는데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았다.

하지만 조사 후 쓰레기통을 뒤져보니 분리수거도 안 되어있고, 친환경 제품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 소비자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안타깝게도 착한 기업이라고 무조건 성공하진 않는 것 같다. 쌈지라는 패션회사는 대표적인 문화 마케팅 회사고, 착한 일도 많이 한다.

하지만 최근에 주가가 처참하게 떨어졌다. 소비자들은 나쁜 기업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착하기만 하다고 해서 절대로 그 기업을 선택하지는 않는 것 같다.

중국에 비아디(BYD)라는 회사가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원래 건전지를 만들던 회사였는데 지금은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전 세계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기술력이 제일 높은 기업이라고 얘기를 한다.

자동차 산업이 예전에는 기름, 철강 산업과 같이 움직였던 것에서 전자제품 산업으로 시프팅이 된다는 것을 감안해 과감하게 먼저 뛰어들었다. 패러다임 시프트가 성공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성공요인도 비슷하다. 삼성이 전자제품에서 소니를 포함한 유수의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1등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재빨리 캐치해서 시프팅을 했기 때문이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