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회사인 SK㈜와 주력사인 SK C&C가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SK㈜는 내달 6일 3년물로 2천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달한 자금은 오는 9월과 12월 만기를 맞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활용한다.

SK C&C도 주관사로 KB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이달 30일 3ㆍ5ㆍ7년물로 나눠 총 2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10월까지 만기를 맞는 기업어음(CP) 2500억원을 차환하는 데 사용한다

SK그룹 계열사들은 국내 채권시장이 안정되자 일제히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버냉키 쇼크`와 STX팬오션 법정관리 사태로 1~2개월 가량 회사채 발행을 미뤘던 SK그룹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고 나선 것이다.

SK케미칼은올해 벌써 두 번째 회사채를 발행한다.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1천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이달 23일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800억원의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쓴다. 이밖에도 SKC(1천억원)와 SK E&S(3천억원)도 이달 말까지 발행을 마칠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LG전자ㆍKB금융지주 등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성공하면서 얼어붙은 회사채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SK㈜와 SK C&C의 신용등급이 각각 'AA+', 'AA'이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회사채 발행시장은 지난 5월 이후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가 확산되며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그 결과로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2~4월 5조원대에 이르던 월간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도 6~7월 2조7,000억원 수준으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잇단 수요예측 흥행으로 회사채 발행을 망설이던 기업들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도 9월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 이전인 지난 2~4월의 4조~5조원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다. 회사채시장의 투자수요는 아직까지 우량 회사채에 집중되고 있고, 최근 시장 회복세가 시장이나 기업 자체의 경쟁력 확보 때문이라기보다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복세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다음달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양적완화 축소전략이 본격화되면 자금시장 빙하기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시장관계자는 “현재 회사채 시장 이슈는 기업들의 이벤트 리스크”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대외여건 변화와 기업의 이벤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기업들의 펀더멘털 회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