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다|폐지론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국민연금을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납세자연맹을 중심으로 갈수록 이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미래의 억만금보다 현재의 빵 한 조각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현행의 연금제도는 저소득자에게 불리한 제도라고 덧붙였다.

“어떤 사람에게는 미래의 억만금보다 현재의 빵 한 조각이 중요합니다.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는데 내일을 위해 오늘 죽어야 한다면 이것은 불의이자 폭력이죠.”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국민연금 폐지론의 근거로 일부 고소득자를 제외한 다수의 가입자가 빚을 내서 연금을 붓고 있다고 지적한다. 요즘처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시기에 다수의 가입자가 가계부채를 가지고 있는데, 연금을 내지 않으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그 돈으로 부채를 갚을 수 있는데 연금으로 인해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수익비를 계산할 때 모든 가입자의 연금납부로 인한 기회비용이 다른데도 ‘모든 가입자는 여유자금으로 연금을 납부하고 기회비용은 같다’라는 엉터리 가정 하에 수익비를 계산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기회비용의 크기는 저소득층일수록 크다. 물론 기회비용의 크기는 각 개인의 처지에 따라 다 달라 수치적으로 계량화할 수 없지만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생활비관 자살자에게 기회비용은 곧 죽음인데 사람의 목숨에 어떻게 가격을 매길 수 있겠느냐는 식의 논리다.

납세자연맹 측은 이자율 계산법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공단 측이 현재의 돈 10만원이 이자율 4%하에서 복리로 계산하면 10년 후 15만원과 같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가정이라는 지적이다.

“행동경제학 실험에서 ‘오늘 사과 하나를 받을 것인가, 내일 사과 두 개를 받을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은 ‘내일 사과 두 개를 받기보다는 오늘 사과 하나를 받기를 선택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인간이 미래의 소비보다 현재의 소비를 더 선호한다는 의미로 미래 돈의 가치보다 현재 돈의 가치가 아주 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복지국가의 연금제도가 구조적으로 치명적인 결함도 있다고 주장한다. 원래 연금제도가 유지되려면 인구구조가 피라미드형이라야 하는데 도입 당시 예상치 못한 인구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로 지속성이 의심되고 있고 이론적으로 연금제도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어야 하나 실제적으로 부자는 오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빨리 죽기 때문에 소득재분배 기능이 없거나 오히려 역진적(2005년 프랑스 경제연구소)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미국 흑인 남성의 3분의 1은 연금을 타기 전에 사망하고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와 가장 못사는 나라 국민의 평균수명 격차가 30년이라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내세웠다.

“빨리 죽는 저소득자가 힘들게 낸 연금의 상당액을 오래 사는 부자가 받는 셈이죠.”

결국 개인이 노후를 가장 잘 대비하는 것은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자가 되는 것이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종잣돈으로 빨리 저축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대신 국가의 기본적인 역할은 모든 국민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공정한 룰을 만들고, 태생적·사회적 불운으로 자기 스스로 노후를 책임지지 못하는 가난한 노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만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그리스의 부도 사태를 들었다.

“국가부도 사태로 세금은 오르고 물가와 실업률은 치솟고, 노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과 채권, 주식은 반 토막이 나고, 연금은 60%나 삭감되는 등 생활고로 노인 자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사태를 통해 우리는 알 수 있어요. 기금을 많이 쌓아둔다고 국민의 노후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의 ‘복지는 공짜’라는 말에 속지 말고(국가부채를 관리하고), 경제성장을 유지시켜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 가치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국민 노후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것을요.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가 지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