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코스피는 울고 웃는 고개였다. 상반기 900대의 저점 기록 후 1600선까지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한 해였다.
그렇다면 2010년은 어떤 장세가 펼쳐질까.
국내 대표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내년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내년 코스피 지수를 예측하다면.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김영익)●2010년은 높은 이익증가율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주가조정이 진행되더라도 PBR 1배에서는 하방경직성이 예상되며 하반기는 불확실성 제거로 견조한 상승이 예상된다. 예상 KOSPI지수는 1350~1810p이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황상연)●경기선행지수 상승 둔화, 정부재정 집행여력 둔화, 주가의 전년동기비 상승률 수준을 감안하면 연초에 일시 조정이 올 수 있다.

내년 중 금리인상 등 포괄적인 출구전략 고민이 본격화 될 수 있으나,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 또는 유가상승 등 인플레이션 통제의 선제적 대응 차원일 수 있어 부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선진국 대비 국내증시의 외국인 수급은 지속될 전망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확대에도 불구하고 MSCI EM 벤치마크 대비 한국 비중은 언더웨이트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기훈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이하 문기훈)●위기 이후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기적 악화 요인들이 2010년에 충돌하는 현상이 불가피하다.

KOSPI는 추세없이 박스권내에서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다. KOSPI 지수는 1360~1810P 대를 예상한다. 정부의 유동성을 통한 위기 탈출 이후 구조적으로 자생적 경기순환 연결고리가 취약함을 드러낼 것이다.

또한 짧아진 경기주기, 주식시장 짝수해의 취약성, 주도주 변화 가속화, 거시변수의 변동성, 구조조정의 상시화 등이 예상된다.

주기적으로는 경기모멘텀 약화, 선소비의 후유증, 미세 출구전략 진행, 간헐적인 중국 쇼크, 기업실적 모멘텀 약화 등으로 인해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이 나타날 전망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서용원)●2010년에도 코스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상승 폭은 제한적이고, 주가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다.

2010년 적정 KOSPI는 1,500~1,800p로 제시한다. 이는 현수준(4분기 평균 1,625p)대비 10.7%의 상승 여력을 말한다. 또한 경기침체 바닥통과 이후에도 거쳐야 할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가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선진국 금융기관의 추가 손실 발생 우려와 적절한 자본확충이 순탄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지의 여부, 이 과정 속에 양적인 출구전략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구희진)●2010년은 기저효과로 인해 2009년 보다 경기 및 기업이익 모멘텀이 약화되고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높다.

1분기는 미국 경기회복이 가속화되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2분기에는 급격한 조정, 하반기에는 주가 반등을 예상한다.

연중 최고점은 상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며 2010년 KOSPI 목표는 1850으로 전망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과 미국의 경기모멘텀 시차가 존재하고 그 중간 단계인 2분기 중 중국의 출구전략으로 인한 시장충격이 예상된다.

2010년 상반기만을 고려할 때 IT, 항공, 은행업종을 추천한다. 건설, 보험업종도 매력적이다.


국내 증시에 위험요소가 있다면.
김영익●2010년에 더블딥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있는데 더블딥이 나올 경우 증시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체감적으로 더블딥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수치상으로는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다. 지금으로서는 더블딥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황상연●올 해 4분기부터는 국내외 경제지표와 주가가 전년 동기 대비 과열 양상으로 나타나며 연초까지 전반적인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4분기 지표 자체로만 보면 좋지만 문제는 추가적인 개선이 여기서부터 얼마나 될 것이냐는 것이다.

금융위기 직후 각국 정부의 여러 가지 대책들, 예를 들면 대출 만기 연장, 주택구입자에 대한 혜택 중 시효가 돌아옴으로써 정책효과 소멸 이후 그 빈자리를 민간 부문에서 얼마만큼 채워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또한 달러약세 속 경기회복 기대와 맞물린 원자재 상승 압력이 경기회복 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문기훈●닷컴형(型) 경기패턴 부담에 따른 리스크, 기업 원가 부담 상승, 2009년 선(先)소비에 따른 소비부진, 무역분쟁 본격화, 상업용 부동산 위기, 파생상품의 변동성 확대, 악화되는 펀드수급, 증시내 공급물량 확대 등이 위험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서용원●2009년 2분기까지 발생한 글로벌 금융기관의 손실규모보다 2010년 말까지 예상되는 손실규모가 더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신용경색우려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출구전략도 위험요인이다. 1970년 이래 미국경기가 침체국면 이후 회복되는 6차례 경우에 있어 주가가 1차 상승을 마감하게 되는 대부분의 이유는 통화정책의 변화 때문이었다.

이번 회복과정도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통화완화정책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주가 흐름 역시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구희진●선진국 경기의 회복강도 수준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우려가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축과 그에 따른 은행권 대손상각 규모 확대 가능성 등이 남아 있어 더블딥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각국이 정책공조를 유지하고 있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경기부양과 관련된 정책들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더블딥의 가능성이 큰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정부의 선제적 액션플랜은 어떤 것들이 있겠는가.
황상연●정부의 선제적 액션 플랜은 통화정책이 될 것이다. 달러약세 지속에 따른 유가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의외로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009년 4/4분기 경제 성장률이 그리 나쁘지 않다면 1/4분기경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금리민감도를 감안해서 금리 인상 초기에는 베이비 스텝(0.25%포인트=25bp)이겠으나, 지나치게 낮은 금리의 정상화 과정에서 인상 속도는 점진적으로 탄력 받을 수 있다.

한편, 미국은 2010년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각종 긴급 구제책 및 MBS 매입은 2010년 3월까지 종료되며, 경기 회복 부진으로 상반기 중에는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기훈●정부가 FTA 대응을 통해 무역 분쟁의 파고를 넘으려 할 것이고 유동성 확장책을 지속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정부의 액션플랜에 대한 증시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그나마, 기후협약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성장동력의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관심사이다. 금리인상의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용원●현 시점에서 가장 큰 위험은 선진국 경기의 회복기조가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정부의 예상대응이 금리인상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할 거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금통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수준의 금리를 최소한 내년도 2분기 중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한국은행은 인플레에 대한 위험보다는 현재 경기를 확실히 부양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구희진●정부는 글로벌 출구전략의 본격화, 경기부양책의 강도 약화, 원·달러 환율 하락전개 등으로 기준금리의 인상 시기와 내수 경기부양책 추진강도에 탄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대처 방향에 대해 알려달라.
김영익●2010년 상반기는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다소 힘든 시기가 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비경기소비재, 의료, 통신서비스, 유틸리티 등을 일반적인 투자대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이즈별로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스타일별로는 역시 성장주 보다는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방어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투자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2010년 하반기는 주식시장이 재차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으로 진입하는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전히 마찰적인 요인들은 남아 있겠지만 2011년 경기회복이 다시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상반기에 주력했던 경기방어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고 IT와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와 중국관련주(철강, 화학)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 필요하다.

황상연●주가의 중장기 추세가 상승선에 있으며, 한국기업의 질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이 유지될 것이다.

최근 들어 환율이 문제인데 수출주의 고유경쟁력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율 하락 위험을 헤지하는 측면에서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나 금융주 등의 비중을 조금 더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따라서 긍정적 스탠스를 유지하되 2009년 대비 연간 기대수익률은 낮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저금리 달러약세 환경속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으나 미국의 고용 회복이 가시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투기적 수급에 의한 간헐적 변동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문기훈●상반기는 보수적 투자 전략을 견지하고 우량대형주 위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도 2009년에 비해 낮출 필요가 있다.

다만, 경기의 주기가 가파르고 변동성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한국 증시의 경쟁력 우위요소가 유지되는 부분도 작용한다는 점에서 비관론이 거세질 경우에는 우량주 매수 타이밍으로 대처하는 것도 좋은 투자 자세라고 판단한다.

서용원●2010년 업종별 전략은 경기민감주의‘비중확대’로 시작한다. 수혜 테마는 크게 3가지로 선진국 경기회복 초기 수혜주, 원화강세 및 상품가격 상승 수혜주, 경기부양정책 수혜주이다.

이에 수혜 산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항공, 정유, 미디어, 음식료, 건설, 철강, 풍력 등 이상 9개 산업이다. 한국의 경기회복 추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경기반등 모멘텀은 둔화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의 경기는 반등초기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2010년 전반부에서는 미국 및 선진국 경기회복 초기 수혜주가 업종 선정의 주요 테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희진●2010년에는 변동성을 이용한 다이내믹한 대응이 필요하다. 1분기는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인한 주가 상승을 전망한다.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또한 1분기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경제성장률(전년 동기비)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이다.

2분기에는 중국에서의 출구전략이 나타나고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이 그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2분기 이후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기업이익증가율의 둔화가 예상된다. 또한 3분기와 4분기에는 완만한 형태의 주가 상승을 예상한다.

2004년 하반기와는 다르게 주식시장으로의 국내 자금흐름이 약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유망종목을 추천해 주시고 바람직한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서 조언한다면.
김영익●유망업종으로는 건설, 철강, 은행을 추천하고 종목으로는 현대건설, 포스코,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를 추천한다.

건설업종은 유가 상승으로 중동 플랜트 수주 기대, 미분양 손실 상각, 바닥인 건설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철강은 이익 모멘텀이 살아있고 경기회복에 따른 철강 수요 개선, 중국향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종은 예대마진 개선, 자산가격 상승 수혜, 이익 모멘텀 개선이 예상된다. 개별 종목별로 접근함에 있어서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금융산업 구도 재편과 금리인상 가능성의 수혜주, 중국 소비성장 지속에 따른 수혜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수혜주를 추천한다.

황상연●내수주 중에서도 중국의 소비회복 관련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 웅진코웨이를 관심 있게 보고 있고, 12월 코펜하겐 기후협약 이후 탄소배출권 거래와 관련해 상사와 건설주로 삼성물산과 LG상사,

경기회복 관련 부(Wealth)의 복원 효과에 따른 하이엔드 소비증가로 현대백화점을 추천한다.

11월 발표된 중국의 동북지역 개발 관련 동북삼성 진출 및 합작 기업인 CJ제일제당, 하나금융, SK네트웍스 등도 좋을 것이다. 또한 내년도 금리상승을 감안한 KB금융지주, 신한지주 또한 긍정적으로 본다.

문기훈●내수소비는 여전히 취약하고 글로벌 경쟁력의 우위가 더 강화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단기적 부침은 있겠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주로 집중할 것을 권한다. IT와 자동차를 주목하고 컨버전스형 산업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

서비스업의 융합이 내수성장에서는 관심의 키(Key)가 될 것이고 은행은 업황보다는 M&A 등에 따른 판도변화에 주목한다.

철강, 석유화학, 정유, 기계 등 상품가격에 민감하고 투자사이클에 노출이 큰 업종과 증권, 유통, 음식료 등은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유망종목은 삼성전자, 기아차, LG생명과학, SK케미칼, LS산전, 메리츠화재, KT 등이다.

서용원●2010년에는 선진국 경기가 회복 초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원화강세가 예상돼 경기부양정책 수혜주의 비중확대를 권한다.

산업별로는 미국 및 선진국 경기회복 초기 수혜주로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항공, 정유, 미디어산업을, 원화 강세 및 상품가격 강세 수혜주로서 음식료, 유통, 건설, 철강, 풍력산업을, 그리고 경기부양정책 수혜 여부를 감안해 추천한다.

이에 따른 추천종목 10선으로는 삼성전자, 포스코, SK에너지, 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대한항공, CJ제일제당, 태웅, SBS, 동국S&C 등이다.

구희진●2010년 상반기만을 고려할 때 IT, 항공, 은행업종을 추천한다. 건설, 보험업종도 매력적이다.

2010년 상반기에 경기 호황 국면이 예상되는 산업은 반도체, 휴대폰 등 IT산업과 내수산업인 유통, 철강이다.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해운이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 은행, 건설업종이다.

반면, 후퇴 국면이나 침체 국면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석유화학, 조선산업으로 분석된다. 주가 측면으로 볼 때, 향후 유망업종은 IT와 금융, 운송으로 판단된다.

이에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서울반도체, 소디프신소재, KB금융, 외환은행, 대한항공, 한진해운, GS건설, 현대모비스, LIG손해보험, 포스코, 현대제철, 롯데쇼핑, LG생명과학 등을 추천한다.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