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줌마들은 속옷부터 남다르다. 전체 매출에선 전통의 베스트셀러인 비너스와 비비안 등에게 밀리는 와코루와 바바라 등 고가 브랜드가 강남에선 유독 인기가 더 높은 것.
훼미모드가 판매하고 있는 프랑스 브랜드 바바라는 전국 25개 매장 중 강남지역 4개 매장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와코루 역시 강남지역에서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98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바바라는 전통 유러피안 스타일의 바바라 오리지널과 한국 여성의 체형에 맞추어 기능성을 첨가시킨 바바라 라이선스 등 2개 라인으로 출시되고 있다.
그중 바바라 라이선스는 기존 수입 브랜드들이 값은 비싸지만 한국 여성들의 체형이나 취향을 반영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리지널 라인은 브래지어, 팬티 세트 기준 30만원대, 라이선스는 15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바바라는 매월 새로운 제품 라인을 선보여 고객 취향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2월에는 ‘바케리뜨(Bakelite)’라인을 선보인다.
바케리뜨는 밝은 색상의 커다란 리본이 가슴 정중앙에 장식되어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준다. 거기에 빗살무늬의 소박한 꽃자수와 작은 도트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신선한 매력을 발산하는 제품. 브래지어는 23만7000원, 팬티는 10만9000원.
와코루는 1980년 국내에 소개됐으며 전 세계 4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한 일본 브랜드이다.
와코루는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현대화시킨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 및 기능성을 고루 갖추고 있어 비교적 고가임에도 강남지역에서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틴 원단과 망사 원단을 패치한 후, 그 위에 클래식한 패턴의 플라워 자수를 놓은 ‘레트로W’가 와코루의 가을·겨울 시즌 주력 상품.
최고급 자수사인 ‘Lurex Yarn’과 스와로브스키 보석인 ‘Color Stone’을 사용하여 더욱 화려하다. 가격은 A, B컵 기준 11만5000원으로 와코루의 다른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
스타일 면에서 강남 아줌마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기보다는 모던하고 무난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백화점 김은혁 여성패션 MD팀 과장은 “주로 세련된 베이지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빨간색 등 원색 계열 란제리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내복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강남지역에서는 특히 사모기아 원단을 쓴 고급 내복의 인기도 높다. 가격도 당연히 더 비싸지만 강남 지역 매장들에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디메이킹 브랜드 ‘오버춰’도 인기
구매력이 높은 강남 고객들 사이에선 자신만을 위한 맞춤형 속옷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해 있는 오버춰(Ouverture)는 국내 유일 보정속옷 전문매장이다. 일본의 보정속옷 전문회사 마루코가 일본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매장을 열어 그 특별함이 더하다.
기존 방문판매 위주로 판매되던 맞춤형 보정속옷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
기존의 보정속옷들이 대부분 처진 살을 단지 강하게 압박하는 방법을 썼기 때문에 활동에 불편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오버춰는 보다 정밀하게 치수를 재고 최고급 소재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보정속옷들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보정속옷들이 신체 치수를 측정할 때 가슴, 밑가슴, 허리, 엉덩이 등 네 곳만을 쟀던 것과는 달리 오버춰에서는 네 곳 외에도 좌우 허벅지 둘레, 발에서 가슴·허리·엉덩이에 이르는 높이 등을 추가로 더 측정한다.
서석원 오버춰 팀장은 “오버춰는 보정속옷을 파는 게 아니라 훌륭한 몸매를 갖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소망을 판다”고 말한다.
서 팀장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오버춰의 방식이 압박용 속옷이 아니라 보디메이킹을 통해 다른 곳의 처진 살들을 가슴과 엉덩이로 모아주기 때문이다.
일본 본사에서 월 1회 전문가들을 초청, 보디메이킹 시연을 하는 등 오버춰는 몸매 문제로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훌륭한 몸매를 선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료 역시 최고급을 쓰고 제작은 일본 현지에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가격대가 비싸고 완성품을 받기까지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서 팀장은 “상품을 직접 받아보면 그 정도 기다림은 괜찮다는 반응”이라고 말한다.
가격대는 재료와 레이스, 사이즈에 따라 차이가 난다. 풀컵 브래지어의 경우 A~C컵(가슴둘레 65~85cm 기준) 스탠더드형이 36만7000원인데, D~E컵으로 가면 이보다 10만원가량 값이 올라간다.
같은 컵이라고 럭셔리형을 선택하면 10만~15만원 정도 더 비싸진다. 단품 중에 가장 비싼 제품인 풀컵 보디슈트의 경우 A~C컵 스탠다드형의 경우 79만5000원에서 시작해 F컵 럭셔리형으로 가면 가격은 129만2000원까지 올라간다.
체형보정 속옷이 대세
일반 속옷매장에서도 맞춤형 보정속옷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와코루, 비비안, 비너스 등 인기 속옷 브랜드에서 체형보정 라인과 체형보정 기능이 있는 기본 파운데이션을 합치면 전체 매출의 약 15~2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와코루의 경우 타 브랜드보다 더욱 다양한 라인과 제품으로 더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으며, 정기적인 GPP(Golden Proportion) 이벤트를 통해 고정고객의 체형 관리를 해주고 있다.
GPP 이벤트는 체험형 이벤트로 별도의 상담 및 피팅을 통해 고객 체형을 측정한 후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정확한 사이즈의 제품을 제안해 주는 이벤트이다.
와코루 외에도 비너스와 비비안 등 인기 브랜드들에서도 이와 같은 체험헝 이벤트가 인기다.
개별 제품 중에는 올인원, 보디 셰이퍼 등 전체적인 라인을 정리해 주는 제품이 인기가 높다. 웨이스트 니퍼, 거들 등 허리, 힙 등 특수 부위에 대한 기능성 제품, 그 밖에 기본 파운데이션류 중에 롱브래지어나 풀컵 브래지어 등, 원단이나 심지 등을 사용한 기능성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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