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고갈 해법을 찾아라

1970년대 초반에 발간된 <로마클럽 보고서>는 21세기 인류가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에 직면할 것을 미리 내다봤다. 예언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근대 산업화 이후 인류는 경제 발전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석유를 비롯한 많은 양의 자원을 그 어느 시대보다 지나치게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자원 고갈→시장경제 파괴→자멸이라는 밑그림이 그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최근 들어 자원고갈 문제를 해결해줄 실마리를 발견했다. 저비용, 고효율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저온 핵융합 에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수소 원자의 크기가 줄어들 수 있다.’ 2010년 겨울, 하버드대학교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소속의 알렉산더 바이카노프(Alexander Bykanov) 박사팀이 놀라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에 블랙라이트파워(BlackLight Power)의 대표인 란델 밀스(Randell Mills) 박사가 예측했던 대로 수소원자보다 작은 크기의 원자인 하이드리노(hydrino)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해낸 것이다.

그는 수소가 방출할 수 있는 에너지 수준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빛이 그의 실험에서 관찰된 것이 하이드리노가 존재한다는 결정적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기존의 물리학에서는 수소원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인 기저상태(Ground State)는 정수 n=1의 궤도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에너지가 더 낮은 분수 궤도 1/n(여기서 n=1, 2, 3, 4, 5, 6)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정도로 밝은 빛이 방출되기 위해서는 n=1에서 더 낮은 에너지 준위로 옮겨가면서 에너지가 생성돼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과 같은 물리학자들이 주장한 양자물리와는 이론적으로 배치된다. 밀스는 스스로 고전물리의 통일장이론을 수립해 발표했지만 물리학자들은 ‘그의 이론이 양자역학 이론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치부해버렸다. 콜드퓨전(cold fusion)의 아류라는 것이다.

하이드리노, 에너지 혁명을 불러오다

콜드퓨전이란 수소가 니켈, 파라디움, 칼륨과 같이 여러 가지 금속들과 반응해 어떤 형태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현상을 모두 포함한다. 고체 핵과학의 한 영역으로 저온핵반응에너지(Low Energy Nuclear Reaction, LENR)라고도 부른다. 블랙라이트파워는 니켈 파우더를 촉매로 삼으면 수소를 하이드리노로 바꿀 수 있고,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바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에너지의 양은 물 1리터면 토요타 프리우스 같은 차량을 2125km나 달릴 수 있게 하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에 해당된다고 한다. 밀스 박사는 “수소를 더 안정된 형태의 하이드리노로 바꾸면 전자가 갖고 있던 에너지의 일부가 방출돼 고에너지가 방출되는 화학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원리를 바탕으로 하이드리노 발전기를 실용화하는 연구에 몰두했다. 성공만 한다면 1센트의 비용으로 1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상업적으로 구할 수 있는 화학물들을 이용해 만든 13종의 고체연료들을 개발했는데 모두 화학반응에서 이론적 에너지보다 1.3~6.5배의 에너지가 생성됐다.

이 하이드리노 전력은 현대 물리학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수증기로부터 얻은 수소를 이용해 수소를 태우는 것보다 200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완전 무공해 에너지인 셈이다. 촉매유기하이드로전환(Catalyst Induced Hydrino Transition, CIHT)이라 이름을 붙인 이 공법은 열이나 전기를 직접 얻을 수도 있고 자동차는 물론 비행기, 열차, 배 등 모든 교통기관들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장치도 간단하다. 촉매가루를 수증기에 뿌려주면 열이 발생하고 그 열을 이용해 발전하는 장치로 설계하면 기존의 여러 발전 장치들의 1~10%의 비용만으로 제작할 수 있다. 따라서 거대한 전력생산 시설이 필요 없고, 연료비도 들지 않는다. 공해도 발생시키지 않고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매년 연료비 4조달러 이상, 시설유지비 2조달러 이상의 비용이 절감된다.

하이드리노는 수소보다 지름이 작은 일종의 수소원자인데 불활성이고 매우 가볍기 때문에 곧바로 대기를 빠져나간다고 한다. 밀스 박사는 이 하이드리노가 우주에 존재하는 흑체물질일 것이라고 단정하는 많은 논문을 전문 학술지에 발표했다.

혁명적 기술이 사익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시대

이렇게 놀라운 에너지 시스템이 널리 확산된다면 기존 에너지 산업들이 모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CIHT 기술과 관련된 많은 특허가 이미 알려진 다른 물리법칙들과 모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일부는 거절되거나 검토 상태에 있으며 실제로 등록된 것은 아직 없다. 그래서 현재 이 기술을 팔 수도 없다.

답답한 블랙라이트파워 측은 5개 기관에 이 기술의 성과를 실험적으로 검증해 달라고 의뢰했다. 해당 기관들은 모두 “CIHT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학자가 이들의 실증적 실험결과들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잘못된 실험이거나 일종의 사기라면서 배척하고 있다. 밀스 박사 혼자 수많은 현대물리 이론을 다 검정해주고 모순되는 점들을 자신의 실험 결과와 부합되도록 맞춰내기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탈리아의 엔지니어인 안드레아 로시(Andrea Rossi)는 일종의 LENR 공법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장치인 E-Cat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수만 도 이상의 초고온에서 이루어지는 고온 핵융합과 달리 저온에서 핵융합을 성사시키려 한 전형적인 콜드퓨전(cold fusion)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저온에서 간단하고 안전하게 핵융합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정작 로시는 실증 실험결과를 선보이지 못했고, 레비(Levi)와 포시(Foschi)가 로시가 개발한 E-Cat 장치를 사용한 두 차례에 걸친 실험에서 수소와 니켈 분말을 넣은 E-cat 장치에서 각기 96시간과 116시간 동안 상당한 에너지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발생된 에너지 양은 휘발유에 비해 비(specific)에너지로는 약 1만 배, 최대 출력 에너지로는 1000배 정도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실험은 기술적으로 에너지 측정방법이나 그 값이 정교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바로 뒤따랐다. 특히 다른 연구자들이 재현실험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로시의 E-Cat 장치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마치 로시의 장치를 선전하는 듯하다는 연구윤리 문제까지 불거지게 했다. 연구자들은 이런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해 올해 하반기 6개월 동안 E-Cat 장치를 이용한 에너지 발생실험을 다시 실시해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과잉의 에너지 정체가 무엇인지 재조사할 계획이다.

2013 ICCF회의, 저온 핵융합 에너지 기술 발전의 장이 되다

지난달 하순엔 미국 컬럼비아에 있는 미주리대학교에서 저온 핵융합을 주제로 한 2013년 ICCF 18차 회의가 있었다. 이곳에 모인 과학자들은 콜드퓨전은 소량의 금속분말과 수소가 만나면 위험한 방사능 배출 없이, 화학반응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발생하며, 이산화탄소도 배출되지 않는 미래 청정에너지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소량의 금속과 수소만 있으면 무한한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이 저온 핵융합 에너지 기술을 이용하면 어떤 한 원소가 원소변환을 일으켜 다른 원소로 변하는 연금술도 가능하다. 또 콜드퓨전 발전기는 전력선에 연결할 필요도 없다. 어느 장소에서든지 소형 휴대형 발전기로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이 곧 연료이기 때문에 지역공동체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에너지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저온 핵융합 에너지 기술은 원자핵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특히 가장 안전하고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기술이다. 저온 핵융합 연구자들은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온갖 학문적 야유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