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의 ‘부동산 생각하며 투자하기’

안민석 riomanjun@hanmail.net  

전 한국경제신문 전국상권대해부 및 자영업컨설팅 자문위원, MBN 생방송부동산 및 MTN 부자들의 비밀노트 출연, 현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

 

최근 전국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분양형 숙박시설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꾸준한 임대 수익을 희망하는 투자 트렌드의 변화와 더불어 관광객 증가 등에 따른 호텔 등 숙박시설 부족으로 객실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상가에 비해 높은 수익률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1~2억대의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1월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을 통해 생활형 숙박업이 가능해져 이미 지어졌거나 공사 중인 오피스텔, 서비스드레지던스의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보건복지부 소관의 숙박형 시설로 전환(상업용지 및 준공업용지)할 수 있게 되면서 분양 시장에서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분양형 숙박시설 투자 수익률을 자랑하는 곳은 제주 지역이다. 2012년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69만1703명이었고 이 중 외국인 비중이 약 1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60.8% 증가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만 99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 제주에는 현재 특등급, 1등급 호텔이 5558실(23개 업체)밖에 없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더 많은 외국인 유치를 위해 2009년부터 무비자 입도를 허용하고 있고 해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2010년부터는 제주 소재 휴양 부동산을 50만달러 이상 매입하고 5년 이상 체류한 경우 영주권을 주고 있다. 이후 중국인들의 제주 부동산 투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2년 기준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 지역 토지는 1548곳, 공시지가로는 1241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처럼 중국인이 많이 찾는 제주 지역 분양형 숙박시설의 경우 특급 호텔에 비해 객실 요금이 저렴하게 형성되면서 연중 85% 이상의 가동률을 자랑하며 평균 9.16%의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FR인베스트먼트 조사). 한림읍 소재 콘도형 숙박시설인 ‘라온프라이빗시티’는 대부분 호실을 중국인이 매입했다.

실제 현재 제주 지역 내 분양형 숙박시설의 객실당 평균 요금을 조사한 결과 일일 10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80%의 객실 가동률을 놓고 가정했을 때 월 수익은 247만원, 연 수익은 약 2966만원이다. 분양 받은 호실의 분양가가 3억이라면 연 수익률은 9.98%에 달한다. 서울 및 수도권 오피스텔의 연 수익률이 5%대 초중반, 서울 시내 도시형생활주택 수익률이 4%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 자체만 놓고 봤을 때에도 메리트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2011년부터 분양을 시작한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소재 ‘오션팰리스’는 분양을 완료하고 1월부터 호텔레지던스로 운영 중이다. 인근에 위치한 ‘디아일랜드 블루’는 올해 10월 준공 및 영업에 들어갈 예정인데, 소형면적대와 로열층의 경우 2개월 만에 전 호실이 마감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성산읍 고성리에 들어서는 ‘디아일랜드 마리나’ 역시 인기층의 3.3㎡당 분양가격이 1048만원으로 제주에서 가장 비싼데도 매우 빠른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오션팰리스와 디아일랜드 블루가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숙박시설로 전환한 케이스라면 10월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함덕해수욕장 인근의 ‘코업시티호텔 제주비치’는 해안가 상업용지를 매입해 직접 개발, 운영하는 제주에서 최초로 호텔로 허가받은 분양투자상품이다. 오피스텔을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경우 준공 후 시행사를 변경하고 분양주 100%의 동의를 거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생활형호텔(일반숙박시설)은 준공 후 곧바로 운영법인에 의해 위탁관리된다는 장점이 있다.

제주 지역 숙박시설의 분양 가격은 수도권 오피스텔 가격과 맞먹는다. 현재 분양 중인 곳들의 분양가를 집계해 평균을 내보니 3.3㎡당 971만원이었다. 게다가 초기에 분양했던 상품들은 대체로 면적이 컸기 때문에 2억~3억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40㎡대의 소형 숙박시설도 크게 늘어나 1억3000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한 곳들도 있어 본인의 투자 여건에 맞춰 선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분양주는 연중 10박~14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임대수익형 별장 개념으로도 인기가 높아졌다.

하지만 투자 시 유의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최근 일부 현장에서는 임대수익 확정 보장제를 실시하는 중이다. 객실 가동률이 높은 상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 매출이 떨어지는 경우 약정된 수익을 분양주에게 지급하지 못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일부 지역에서 관찰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확정수익률 지급에 관련된 안전장치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업무시설인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아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분양 후 준공까지 마친 상태에서 시행사를 변경하고 분양주 100%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경우에도 간판에는 ‘호텔’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다. 만약 숙박업으로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주가 일반 렌트 개념이 아닌 일일 대여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숙박시설로 전환한 경우에도 준공 후 운영법인에 의해 시설, 임차 관리를 위탁하게 되며 운영업체는 각종 관리 업무와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투자 수익률이 하락할 수도 있다. 제주 지역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아 중국 현지 여행사와 연계된 홍보 전략이 가능한 상태지만 대외변수 등으로 관광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특정 부동산 유형이 인기를 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급 과잉 우려도 가볍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서울, 수도권 및 인기 휴양지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난립하고 있는 호텔과 리조트를 보면서 지금의 제주 지역 분양 열기도 길어봐야 2016~2017년까지일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관광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기대하는 수익률이 여러 변수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을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

FR인베스트먼트에 의하면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분양형 숙박시설 투자수익률은 편차가 매우 심하고 평균적으로 따져 봐도 8% 안팎에 머물고 있다. 다른 수익형 부동산 상품에 비해서 여전히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투자자의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숙박시설을 분양 받은 투자자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처럼 1년 단위로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위탁법인에 모든 임대관리를 맡기고 객실 매출에 따른 수익을 지급받는 형태다 보니 마치 백화점에 브랜드가 입점해 영업 매출의 일정 포지션을 백화점 측에 지불하는 것처럼 해당 숙박시설에 최대한 많은 방문객이 투숙해야만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검토와 장기적인 안목이 필수적이며 경우에 따라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감안하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