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간 융합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중 선진국에서 어느 정도 활성화된 것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융합한 이른바 ‘2.5차 산업’이다.

2.5차 산업은 제품에 서비스를 추가하는 ‘제품의 서비스화’와 ‘서비스의 제품화’ 등으로 구분된다.

외국 주요기업들 중에서는 이미 2.5차 산업에 진출해 신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기업이 적지 않다.

미국 애플사가 MP3기기인 아이팟을 위해 음악·동영상 서비스인 아이튠즈(iTunes)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카펫 제조업체인 인터페이스사가 카펫 판매 대신 서비스 요금을 받고 카펫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도 2.5차 산업의 한 유형으로 꼽힌다.

GE사의 설비원격진단 서비스도 제품에 서비스를 추가하는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발굴한 케이스다.

GE사는 파워터빈 등 설비상태 및 고장 여부를 원격으로 진단해 사전에 대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인 웹 검색서비스 업체인 구글이 자사의 검색서비스와 연동되는 안드로이드폰을 출시, 검색서비스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인 것도 제조업과 서비스 간 결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창출한 사례로 꼽힌다.

일본의 형광등 판매회사인 마쓰시타의 경우 형광등 판매 대신 형광등 설치, 유지보수, 폐기처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약적인 매출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IBM과 같은 선진 글로벌기업들은 이미 서비스 제공이 주 수입원이 된 지 오래다. 토요타도 자동차회사가 아닌 솔루션 서비스 제공회사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런 경향을 단순히 IT기술의 활용 또는 접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제조 기업이 ‘제품의 서비스화(Product Servitization)’을, 서비스기업이 ‘서비스의 제품화(Service Productization)’을 추진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서비스화 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제조업은 제조업, 서비스업은 서비스업이라는 구분이 뚜렷이 남아 있다.

2.5차 산업은 최근 들어 신사업 창출 외에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할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제품의 환경오염을 감소시키고 제품의 이용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은 개별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요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렌털서비스를 통해 코디 일자리를 1만2500여개를 창출한 바 있고,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T스테이션 사업 진출 후 11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 사례가 있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