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가수 김경호 씨가 ‘대퇴골두 무혈 괴사증’으로 골반과 대퇴부를 잇는 고관절(엉덩이관절)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고, 작년에는 중견 탤런트 이영하 씨가 같은 병으로 인공관절 이식 수술을 받았다.

두사람의 수술로 인해 생소한 이름의 ‘골괴사증’이란 병에 대해 관심이 증폭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골괴사증은 대퇴골 부위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괴사증은 대퇴골뿐 아니라 거골(복사뼈), 슬개골(무릎뼈), 상완골(팔목뼈), 골두, 수부(손목), 척추 등 다른 부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주5일 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스포츠나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 때문에 골절이나 습관성 발목 염좌로 인한 거골 골괴사증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골괴사증(骨壞死症)’이란 쉽게 말해 뼈 조직이 죽는 현상을 말하는데 혈액순환의 장애로 나타난 골괴사로 인해 결국 관절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복사뼈에 극심한 통증, 거골 골괴사증

허혈성 괴사증, 무혈성 괴사증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며 주로 대퇴골두와 무릎 관절 위의 대퇴골 부위에 많이 발생하지만 거골, 상완골 골두, 수부 주상골, 월상골 및 척추 등에서도 발생한다. 원인으로는 외상이나 잠수병, 적혈구증, 혈청지질 이상 등을 꼽을 수 있고 스테로이드의 사용이나 알코올중독, 방사선 조사 등에 의해서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거골 골괴사증은 우리가 흔히 복사뼈라고 부르는 부위에 발생하는 것으로 발목이 시큰거리고, 관절 주변의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흡연과 잦은 술자리로 인해 40대 이상 남자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대퇴골 골괴사증과 달리 스포츠를 즐기는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더 쉽게 발견된다.

거골 골괴사증은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여성들의 경우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과거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었던 경우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경우에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높은 하이힐로 인해 체중의 2배 이상 하중을 받는 여성이 복사뼈 주변의 염증을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이 염증이 만성화되면 관절염이나 골괴사증 등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외상 없이 통증 지속시 MRI 검사로 확인

이처럼 골괴사증은 일반적으로 골절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아무런 외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골 골괴사증이 발병하는 것에 주의를 해야 한다.

이는 대부분의 골괴사증 환자들이 일반적인 염좌로 인한 통증인 줄 착각하고 가까운 동네 한의원의 침이나 부황 같은 치료법에 의존하거나 통증을 참고 있다가 인공관절치환술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을 때가 돼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목을 삐었을 때는 전문병원을 찾아가 증상의 정도에 맞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제대로 받는 것이 거골 골괴사증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또한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적으로 가라앉지 않다면 MRI 검사를 통해 연골 손상의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도움말= 정동병원 대표원장 김창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