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계열사 STX팬오션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STX팬오션은 2일 공시를 통해 강덕수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TX팬오션은 기존 강덕수ㆍ유천일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유천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STX팬오션은 채권조사를 마무리하는 단계로 지난 6월 법정관리를 신청해 법원 주도의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회사채 1조1000억원 등 채권이 4조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회장은 STX팬오션 법정관리 돌입 이후 적절한 시기에 대표이사직을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번 강 회장의 사임에 시장 관계자는 강 회장이 STX팬오션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것은 이 회사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경영권 행사가 불가능한데 따른 예정된 절차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임으로 강 회장이 STX조선해양 등 다른 계열사의 경영에서도 한발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강 회장은 지난 5월 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경영권과 자리 등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STX는 주력계열사인 STX조선해양 외에 이미 4개 다른 계열사들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있어 강 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경영권이 제한돼 있다. 이에 강 회장이 STX 경영권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룹 측에서는 강 회장의 경영권 포기를 전면 부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