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가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겠는가. 점점 고용관계가 단기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직장인들은 스스로 야무지게 준비해야 한다. 세상 변화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의 조직이나 사회의 업무 관행과 문화도 변화해야 하는데 변화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이처럼 불리한 상황에서 직장인들은 언제,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과제를 두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필자는 두루두루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준비를 제대로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현직을 떠난 이후에 당면하게 되는 어려운 상황을 만날 때가 있다. 그래서 모든 직장인들은 현직에 머무는 동안 경각심을 갖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우선 무엇을 갖고 살아갈지를 찾아내야 한다. 그동안 걸어온 길과 현직에서 쌓아온 경험과 기술 그리고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어떤 기술이나 재능을 갖고 살아야 할지 그리고 그것을 더 고도화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사업가에게 사업 아이템이 중요하다면 마찬가지로 직장인에게는 주력상품이 있어야 한다. 뭔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 나는 평생 영업직으로 일해오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갖고 영업사원들이 회사를 방문해서 자사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알선하는 70대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그 어떤 젊은 사람보다도 성적이 상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고선 “저분은 정말 무엇을 갈고 닦아야 할지를 제대로 알아낸 분이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우쳤다. 한마디로 직장 경험을 자산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분이었다.

내가 가진 믿음 가운데 간단하지만 강력한 것이 하나 있다. 남의 장단에 맞추어서 남들 놀 때 다 놀고, 쉴 때 다 쉰다면 어떤 것도 남과 다른 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더 안정된 미래를 소망한다면 당연히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은 단기적인 즐거움이나 편안함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주말은 휴식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준비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48시간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반드시 미래를 위해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작전계획이 필요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에 옮겨야 한다. 물론 휴식과 미래 준비 사이에는 적절한 균형이 있어야 하고 이런 균형을 잡는 데는 개인적인 가치관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투입하는 시간 비중을 중심으로 결정하면 의외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주말의 시간 배분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모든 시간 투자는 다른 일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사업가가 돈을 투자하는 것처럼 직장인들의 시간 투자도 신중하게 그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남들이 모두 그것을 준비하기 때문에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피해야 한다. 이른바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영역이다.

방향을 결정하고 나면 그다음에 요긴하게 사용할 방법은 주말 동안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이를 추진하고 평가하면 된다. 결국 주말경영의 핵심은 스스로 현재와 미래를 두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보내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개인적인 결단의 문제이자 실천의 문제라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경영자에게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똑같은 질문이 직장인 개개인에게 주어지게 된다. 현재를 넘어서 미래까지 아우르는 전문가로 자신을 변신시켜 나가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주말경영법을 갖추는 일이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으로 자유기업센터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라이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코아정보시스템 대표이사, 교보생명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