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됐던 올 한 해 동안에도 유통 빅3는 선전했다. 최근에는 소비심리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고용여건 또한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4분기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업계 1위 신세계는 올 1분기에 3조651억원의 총매출을 올리며 1위 수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3조651억원의 총매출액은 2008년 같은 기간 대비 14.4%가 증가한 것. 매출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동기보다 2624억원(11.8%) 증가한 2조485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총매출액에 비해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세계의 1분기 영업이익은 2107억원으로 2008년 같은 기간 1989억원에 비해 5.9%로 증가했다.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롯데쇼핑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1.5% 증가한 것에 비하면 더딘 증가율이다. 신세계는 올 3월 오픈한 센텀시티의 성공적 시장 진입과 신세계 마트의 합병 효과로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총매출액은 2조91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8%가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이 전년에 비해 6.0% 신장했으며, 할인점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백화점이 10.8%, 할인점이 11.9%로 성장하며 양 부문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슈퍼의 경우 이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4.8%, 65.0% 증가하며 롯데쇼핑의 매출 및 이익 증대를 이끌었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성장은 환율 효과와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 리뉴얼로 인한 고객유입 확대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마트사업 역시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1분기 실적은 양대 유통사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분기 영업이익은 45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7%, 매출액은 2029억원으로 1.7% 신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1% 신장한 58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3분기까지 꾸준한 성장 지속

2분기 들어서는 소비심리 호전 신호 등의 이유로 유통 3사가 모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특히 신세계는 2분기에 총매출액과 영업이익, 매출액 등 모든 지표에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의 2분기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한 3조697억원을 기록했다. 신장률은 무려 18.3%.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00억원 가까이 증가해 226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의 이 같은 2분기 실적 호조는 할인점 매출이 증가하고 센텀시티가 조기에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명품과 화장품, 잡화 MD의 매출도 호조를 보이며 큰 폭의 성장세를 이끌어낸 것.

신세계는 2분기 큰 폭의 실적 향상을 통해 올 상반기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6조1349억원, 43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6.3%, 9.6%를 끌어올린 것.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도 2분기에는 이에 비견할 만한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현대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을 지난해 동기 대비 15.3% 끌어올렸다.

롯데쇼핑은 이 기간 롯데카드와 롯데홈쇼핑 등 지분법평가 대상 회사에서 고르게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당기순이익이 19.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액은 2조9060억원(10.3% 신장), 영업이익은 2241억원(10.9% 신장)을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액 기준으로는 백화점(7.2% 신장)과 할인점(7.9%)이 고르게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롯데슈퍼는 1분기에 이어 34.7%라는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백화점에서는 화장품과 명품, 레저스포츠 등이, 할인점에서는 PB상품이 매출 향상을 이끌었다.

현대백화점은 2분기 매출액이 4639억원, 영업이익이 59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 15.3%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 증가는 매출 호조와 더불어 인건비와 광고판촉비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분기에는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신장이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에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20.6%나 오른 3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4570억원으로 4.4% 증가했다.

롯데쇼핑의 계속된 약진 역시 주목할 만하다. 롯데쇼핑은 3분기에 총매출은 9.6% 증가한 2조8676억원을, 영업이익은 12.5% 증가한 166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마트에 비해 백화점이 보다 큰 폭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이 10.2% 신장한 반면 마트는 3.6% 신장에 그친 것. 하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서 마트 부문이 39.4% 신장하며 선전했다. 신세계는 3분기에 총매출액 기준 8.7%, 영업이익 기준 5.0% 신장하는 데 그쳤다.

4분기에 큰 폭 실적개선 기대

증권가에서는 유통업계의 4분기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 4분기에는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업계의 모멘텀이 둔화되는 동시에 소비심리 회복으로 인한 내수 유통업계의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는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종은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수익을 낼 것”이라며, “유통주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전망이어서 고소득층의 소비증가세가 내년 2분기부터는 중산층 이하 계층의 소비 증가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롯데쇼핑 이익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3% 성장한 3조1257억원을, 영업이익은 무려 42% 증가한 166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와 대비해도 영업이익이 12%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이마트의 성장률이 4분기를 기점으로 이익모멘텀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백화점도 소비 회복세와 연말 성수기 효과로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7%의 성장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 증가한 404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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