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CJ오쇼핑 문화디지털사업팀 과장

CJ오쇼핑에서 상품기획(MD)을 맡고 있는 박진우 과장은 누구보다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시장 및 고객 트렌드 분석을 통해 팔릴 만한 상품을 찾아야 하는 것이 그의 업무다.

“최근 소비형태가 실용주의 쪽으로 완전히 이동했습니다. 경기불황이 생활가전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거죠. 합리적인 가격에 단순한 기능을 지닌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희 같은 홈쇼핑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거의 소개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판매업체를 보더라도 기능, 가격 면에서 합리성을 확보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위시 리스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홈쇼핑, 백화점, 대형유통업체마다 시장 상황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서 최근 소비형태와 관련해 공통분모를 찾는다면 단연 저가∙실용 제품일 것이다. 박 과장은 “패션에도 복고풍이 있듯이 생활가전에도 복고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아요. 무작정 다기능이나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제품만 구매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선호하죠. 그래서 가전업체들은 청소기부터 밥솥까지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차별화된 사이즈와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을 앞세워 합리적인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탁기를 볼까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드럼세탁기가 유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드럼세탁기 시장은 거의 죽었죠. 대신에 일반 전자동(일명 통돌이) 세탁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빨래도 잘되고요. 또한 복잡한 기능이 탑재된 가전보다 단순한 기능을 지닌 제품들도 인기가 있습니다. 아기사랑세탁기 같은 경우에는 단순한 기능에 저용량이기 때문에 인기가 좋아요. 드럼세탁기나 대용량 세탁기에 비해 전기료나 물값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고요.”

박 과장은 앞으로도 합리적인 제품의 인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요즘 같은 소비 트렌드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또한 과거와 달리 요즘 소비자들은 매우 똑똑하고 현명하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제품을 공부한 뒤 구매하죠. 그래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죠. 물론 부자나 신혼부부 같은 경우에는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구입하겠지만 과거와 달리 이들도 무턱대고 가전제품을 사지 않아요. 그래서 아마 몇 년 정도는 합리적인 가격에 단순한 기능을 지닌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