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씨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아침이면 일어나기 힘든 계절이 돌아왔다. 찬바람에 몸과 마음은 움츠러들고 따뜻한 것만, 따뜻한 장소만 찾고 싶은 것이 ‘이제 겨울이 왔구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몸이 움츠러들고, 움츠러든 몸 때문에 피로감을 느낄 때면 뜨거운 온천욕이 간절하게 생각나기도 한다.

한 번의 온천욕이 한 첩의 보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음을 안정시켜주면서 긴장된 근육의 피로도 풀어주는 온천.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방법, 올 겨울 온천여행으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뜨거운 온천탕에 몸을 맡기고 있다 보면 몸속의 노폐물은 배출되고, 어느새 몸이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양각색의 즐거움, 온천의 메카 벳푸
온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일본이 아닐까 싶다.

그 중 일본 오이타현에 위치한 벳푸는 일본 최대의 온천 용출량을 자랑하는 도시로 원천수만 해도 2800여개에 이른다.

시내에 들어서면 코를 찌르는 듯한 유황 냄새와 거리 곳곳마다 가득 피어오르는 온천의 수증기는 벳푸가 ‘온천의 도시’임을 말해주는 증거 중의 하나이다.

해마다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벳푸의 온천을 찾는데, 많은 온천타운 중에서도 벳푸 온천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고 한다면 지옥온천을 들 수 있겠다.

‘지옥’이라는 이름은 1300년 전의 화산작용으로 인해 뜨거운 증기와 온천수가 분출되기 시작하면서 지하 300m에서 분출되고 있는 모습이 흡사 지옥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또한 이 지옥 온천에는 온천 물의 색깔과 분출되는 형상에 따라 이름 붙여진 8개의 지옥온천도 있다고. 이 8곳의 지옥온천 중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온천은 우미(海)지옥으로 황산철 때문에 온천물이 바다와 같은 푸른색을 띠고 있어 바다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곳은 지옥온천 가운데 가장 큰 열탕을 가지고 있다.

100도에 가까운 열탕에서 5분이면 삶아지는 달걀 반숙은 놓치지 말아야 할 간식거리로 꼽히기도 한다.

이 밖에도 삭발한 승려의 머리를 연상케 하는 오니이시보즈 지옥과 25분마다 간헐천이 20m 정도 용처럼 뿜어 오른다는 다쓰마키 지옥, 산모양의 야마지옥,

청백색의 열탕 물을 뿜어내는 시라이케 지옥, 온천 바닥의 진흙 물을 걸러 피부병 치료가 가능한 연고를 만들 수 있는 지노이케 지옥까지.

각기 다른 재미를 주는 8개의 지옥온천 모두를 둘러보는 데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1. 지옥온천 : 지하에서 분출되는 온천수가 지옥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지옥온천.

2. 오니이시보즈 지옥 : 진흙이 끓어오르면서 사람의 머리만 한 구형을 만들어내는데, 이 모양이 흡사 삭발한 스님의 머리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3. 우미 지옥 : 코발트빛 바다를 연상케 하는 온천탕으로 지옥의 열기를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삶은 달걀과 푸딩은 온천 말고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일본 최초 아소산과 동화 속 마을 유후인
일본만이 간직한 독특한 자연 경관을 만나보고 싶다면 아소산과 쿠사센리를 꼭 들러보자.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세계 최대의 칼데라 화산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아소 활화산은 10만년 전 화산활동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형성됐다고.

아소는 해발 1000m가 넘는 다섯 개의 분화구를 통틀어 칭하는 이름으로 다섯 개 분화구 중 거대한 크기(남북 1km, 동서 400m)의 나카다케 분화구는 지금도 크고 작은 폭발로 화산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분화구 정상을 향해 올라갈수록 코끝을 찌르며 뿜어져 올라오는 유황 수증기는 마치 아소산이 살아 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마저 가져다준다.

아소산을 둘러싸고 있는 쿠사센리는 역시 또 다른 볼거리. 말 그대로 초원이 천리만큼이나 끝없이 펼쳐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말을 타고 쿠사센리를 돌아볼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이곳은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정평이 나있다고 한다.

벳푸와 아소 활화산 일정에 이어 빠지지 않는 코스는 유후인이다. 일본 여성들이 가장 가고 싶은 관광지로 뽑은 유후인은 아기자기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으로 마치 동화 속 마을을 연상시킨다.

벳푸에서는 버스로 50분 거리인 이곳 역시 벳푸 못지않은 온천마을이지만, 벳푸처럼 다양한 테마온천보다는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온천이 주를 이룬다.

그 밖에 캐릭터 숍이나 선물가게, 갤러리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구경 삼매경에 빠지게 된다.

배문자 자유투어 여행 마스터 (blog.naver.com/cnlt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