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세계여자프로골프계의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넘버1’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신지애(21·미래에셋)의 스윙스타일은 확연하게 다르다.

오초아가 ‘장거리포’를 주무기로 공격적인 샷을 즐기는 반면 신지애는 ‘초크라인(분필선처럼 똑바로 친다는 의미)’이라는 애칭처럼 정교함을 무기로 타수를 줄여나간다.

오초아의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264.9야드, 신지애는 247.7야드에 불과하다.

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신지애가 81.7%로 오초아(70.6%)를 앞선다. 미국프로골프(PGA) 클래스A 멤버인 장재식(28) 프로와 함께 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코오롱챔피언십에서 두 선수의 스윙을 직접 분석해 봤다.


어드레스 오초아는 머리가 볼 뒤에 있고, 왼쪽 어깨가 내려가 있다. 장타를 위해 상향 타격을 하겠다는 ‘사전 준비동작’이다. 신지애는 그러나 척추각이 앞쪽으로 쏠려 있다.

이는 탄도를 낮게 하려는 자세다. 거리를 포기하는 대신 이를테면 바람 등의 영향으로 볼이 ‘날리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테이크어웨이 스윙 아크가 커야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단계에서 오초아는 오른팔을 뒤로 쭉 뻗어 아크를 최대치로 가져가고 있다.

신지애는 그러나 시각적인 체중이동 없이 제자리에서 조용히 상체를 회전하고 있다. 몸 동작을 최소화해 정확한 임팩트를 하겠다는 포석이다.

백스윙 오초아와 신지애의 샷에서 가장 큰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는 동작이다. 오초아의 경우 왼팔이 구부러져 있고, 샤프트도 머리 뒤로 넘어가 있다.

회전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동시에 오른팔까지 가세해 강력한 임팩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신지애는 왼팔이 쭉 펴지면서 회전동작도 작은 콤팩트한 모습이다.


다운스윙 오초아만의 독특한 동작이 나오는 단계다. 머리가 약간 우측 어깨 쪽으로 향하면서 다운스윙을 시작한다. 정석은 아니지만 이 동작은 클럽을 인에서 아웃으로 흐르게 하는데 도움을 줘 파워를 높여준다.

신지애도 클럽을 끌고 내려오는 동작이 좋다. 클럽과 왼팔의 각이 90도보다 더 작으면 큰 힘을 낼 수 있지만 방향성을 위해 자제하고 있다.

임팩트 오초아의 샤프트가 빠른 헤드스피드에 의해 휘어져 있다. 일반 여자 프로골퍼에 비해 그 정도가 매우 크다는 게 놀랍다. 왼발 뒤꿈치도 땅에서 떨어질 정도로 큰 힘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과도하게 샤프트가 휘면 방향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신지애는 왼발을 지면에 단단히 고정하고 있고, 팔과 샤프트가 일직선이다.

폴로스루 오초아는 여전히 머리를 볼 뒤쪽에 남겨두고 척추각도 지면과 45도 안팎으로 유지하면서 상향 타격을 하고 있다. 신지애의 ‘정교함’은 바로 여기가 핵심동작이다.

임팩트 직후부터 여전히 샤프트와 팔이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오초아와 같은 장타자는 이 단계에서 클럽을 좀 더 일찍 위로 꺾는다.

영종도=아시아경제신문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도움말=장재식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