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100만 시대’가 열렸다. 정부가 지난 2008년 중국인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락하면서부터 한국을 찾는 중국인 여행객이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들의 한국 관광 목적은 단순 여행에서부터 쇼핑, 웨딩사진 촬영, 건강검진, 성형수술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최근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국내 여행지로 제주도가 뜨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급증하는 중국인 여행객에 대한 관광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제주도 여행객 중 특히 앞서 서울을 관광해 본 중국인들은 여행 일정, 언어 소통, 쇼핑 장소, 야식 문화 등에서 큰 차이를 느끼게 된다.

오랜만에 업무차 제주도를 찾았다. 약 4~5년 만에 방문한 제주도는 전과 다름없이 아름답고 깨끗했지만 눈에 띄는 차이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넘쳐나는 중국 관광객들이었다. 장거리  노선에나 투입될 만한 대형 비행기를 가득 채운 관광객들 중 절반은 중국인이었다. 분명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것인데 여전히 중국에 있는 느낌이었다.

제주공항에 내리니 중국 관광객은 더욱 늘어났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중국말이 들려왔다. 한 무리의 노인들이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낯이 익어 유심히 보니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기준으로 제주를 찾은 해외 관광객 65만7500여 명 중 중국인 관광객은 약 45만9000명으로 64%를 차지했다. 중국 관광객수의 비중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09년 25만 명으로 전년 대비 48%의 증가율을 보인 중국 관광객수는 2010년 40만6000명으로 57%, 2011년 57만 명으로 40% 등 급증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108만 명으로 무려 90%의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중국인 관광객 100만 시대’를 열었다. 제주도는 올해 중국 관광객수가 14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제주도와 중국 간 항공기 운항 편수가 지난해 4670편으로 2011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 러시가 시작된 것은 중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2008년부터다. 비자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지고 면세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쇼핑도 할 수 있어 많은 중국 관광객이 한국 연행을 선호하게 됐다.

매월 약 1000~2000명의 관광객을 제주로 보낸다는 한 중국 여행사는 중국 관광객들이 관광 외에 쇼핑, 웨딩사진 촬영, 건강검진, 성형수술 등의 이유로 한국을 특히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중국 관광객이 제주 관광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단체관광객 형태로 제주도를 찾는 중국관광객들의 여행 일정은 입장료가 없거나 저렴한 관광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입장료가 없는 곳이라고 해서 지루하거나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식물원과 숲 속, 박물관만을 전전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쇼핑도 서울만큼 다양하게 중국인들을 끌어당기지 못하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제주시 연동의 신라면세점 앞에는 하루 종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진을 치고 있다. 쇼핑을 마치고 나와서 담배를 한 대 피우는 사람, 식구들과 사온 물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으로 앉아서 관광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런데 대부분 일정이 면세점에서 쇼핑 이후 버스 이동 등으로 이어지는 탓에 엄청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또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마땅히 갈 곳이나 할 일이 없어 주변에 있는 편의점 2곳에서 저렴한 컵라면이나 음료수, 담배 등을 구입하며 시간을 때우기도 한다.

언어문제도 중국 관광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제주도의 많은 음식점이 일본어를 할 수 있다고 써 붙여 놓거나 일본어로 손님을 응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인력은 아직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음식점을 찾은 개별 여행객들은 영어로 응대를 받거나 혹은 중국어로 쓰여진 메뉴판을 들고 스스로 무슨 음식인지 알아낼 수밖에 없다.

서울의 동대문과 같이 밤에도 쇼핑을 하고 야식 등을 사먹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이다. 해외 여행 시 쇼핑에 큰 비중을 두는 중국 관광객 특성상 꼭 명품이 아니어도 적당한 가격에 세련되고 인기 있는 한국의 옷들이나 액세서리 등은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아이템들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늘었으나 정작 도민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불만도 제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중국에서 하던 습관대로 엘리베이터, 식당 등 아무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버리는 관광객이 많은 탓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주도에서 안내원들의 제지를 받으며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담배를 입에 문 채 밖으로 쫒겨나는 중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면세점이나 호텔처럼 대형 사업장만 이득을 보고 소규모 상점들은 큰 혜택이 없다는 불만도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관광객들과 주민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중국인들의 제주 관광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의 풍습>

지역별로 다른 중국의 결혼 풍습

저장 아가씨와 결혼을 하는 사람과 총칭 아가씨와 결혼을 하는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운 좋게도 총칭의 아가씨와 결혼 하는 사람은 신부의 집에 한푼도 돈을 낼 필요가 없지만 저장성 출신의 아가씨와 결혼하는 사람은 무려 2700여만원에 달하는 돈을 처갓집에 내야만 한다.

요즘은 사라져가는 추세라고 하지만 중국에는 ‘신부값’이라는 풍습이 있다. 신부가 신랑집에 주는 지참금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신랑이 신부의 가족에게 결혼 시에 주는 돈이나 물품 등을 말한다. 중국의 부동산 업체들이 공개한 전국의 신부값 지도에 따르면 가장 비싼 신부값을 지불해야 하는 곳이 저장성이다. 그다음으로 산동 지역이 약 2300만원의 신부값이 비싼 지역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곳으로 알려진 상하이는 3위로 약 1800만원의 신부값을 지불해야 하는데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신랑이 반드시 집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신부값’을 신부측에 건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하이를 비롯해 톈진, 장시 지역 등은 신랑의 주택 소유 여부가 중요한 부분으로 등장하고 있다. 허난 지역에서는 신랑이 반드시 자동차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다소 특이하다.

신부값이 낮은 지역들에서는 대체로 현금 신부값 외에 3종에서 6종의 귀금속과 함께 옷, 가축, 술, 차 등의 실물상품을 신부값으로 요구하고 있다.

신부값은 중국의 남녀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금액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며, 중국 젊은이들이 결혼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 이기도 하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