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UIUC)에서 경제학 박사, 숭실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식경제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대검찰청 검찰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 자유기업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가 지난 10월29일 개최한 제1619회 세미나에서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이 ‘나는 왜 성공일기를 쓰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를 발췌해 싣는다.

유럽의 복지국가처럼 되어야 잘사는 것이 아니냐고들 한다. 그러나 유럽의 복지국가들과 우리는 사상적 지평이 완전히 다르다.

유럽 국가들을 놓고 생각을 해보자. 어떻게 그 많은 부를 이루어냈는가. 복지국가로 이루어낸 것이 아니다. 복지국가는 돈을 쓰는 방식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뭔가를 만들어내고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이라는 윤리를 갖고 있었다. 그들은 18세기부터 하나님이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했다.

감독관이 지키고 있든 아니든 간에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하나님이라는 감독관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복지수당을 받더라도 일은 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정신이다.

우리는 그런 정신이 깔려 있지 않다. 그래서 감독관이 보고 있지 않거나 또는 이일을 해서 그 결과가 내 것이 아니면 일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는 자본주의가 좀 더 작동을 해야 뭔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사상적인 지평을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개인적인 책임으로 스스로 책임지는 그런 체제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교보문고와 책 출판 얘기를 하다가 가칭 ‘비즈니스 마인드 셋’이라는 책에 대해서 책을 써보겠다는 생각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훌륭하게 발휘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만나고 그런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송자 전 총장, 금난새 지휘자, 영국 버진항공의 리처드 브랜슨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글을 읽고 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성공했을지에 대해서 읽고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생활을 몇 달 하다 보니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은 각자 엄청난 목표에 도전하고 부딪힌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나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나름대로 학문으로서는 뭔가 하긴 하였지만 도전한 것은 아니었다.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2008년 말 2009년 초에 내 스스로를 돌아봤다. 내가 편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성공한 분들을 인터뷰하면서 나의 이러한 생각들이 부끄러웠다. 내가 타고난 능력만큼이라도 사회에 뭔가 환원하고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정호 원장이 지인들에게 써서 보내고 있는 성공일기.


성공한 리더에게 배우다
그러다 결정적인 계기가 왔다. 올해 5월 9일 딸로부터 받은 책 한 권에서 시작했다.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이었는데 저자가 이지성이라는 사람이다.

이 책을 딸아이가 나에게 주려고 직접 저자에게 연락을 해서 사인을 받아 나에게 선물한 것이다. 딸아이가 기특하다는 생각과 함께 기분 좋게 그날 그 책을 다 읽었다.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부끄러움 또는 과거에 대한 반성 같은 것들로 한꺼번에 방아쇠가 당겨진 것이다. ‘그래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매일 말로만 떠들고 다니던 것들을 진짜 해보자는 생각을 하였다. 생각을 하다 일단은 아침에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그러다 번뜩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떠올랐다. 주인공 톰 행크스가 뛰면서 세상을 바꾸는 것처럼 영화이긴 하지만 혹시 나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뛴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보자는 생각을 하였다.

그럼 어떻게 알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면서 처음으로 지인들에게 일기를 써서 보내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그러면 힘이 솟는다. 저 사람도 저렇게 했는데 나라고 못할까 하면서 자극을 받는다.”

나는 내 개인에 대해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이상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두 사람의 조합이었는데 한 사람은 간디이고 또 한사람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August von Hayek)라는 위대한 자유주의 사상가이다.

간디의 실천력과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사상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걸로 세상을 설득하기엔 어려울 것 같았다. 왜냐하면 알려진 사람도 아니고 보통 사람들과는 정반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중간 목표의 모델로 삼은 사람이 박원순 변호사이다. 박원순 변호사는 사회민주주의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자유주의 국가를 꿈꾼다. 그러나 박원순 변호사로부터 분명히 배울 점이 있다. 그 사람의 실천력과 설득력, 결단력이다.

박원순 변호사가 참여연대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정말 놀랍다. 보통 기업가가 아니다. 그분이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후원을 받아내는 과정을 보면 보통 세일즈맨이 아니다.

희망제작소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을 보면 이분은 대단한 기업가이다. 앞으로 2년 또는 3년 후에 내가 중간목표로 삼아야 될 사람은 박원순 변호사였다.

중간 목표는 박원순 변호사
성공발전소라는 것을 만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성공을 하고 싶어하지만 작심삼일이다. 어떻게 하면 작심삼일이 안 될까를 생각하였다.

작심삼일을 작심한달 또는 작심일년을 만들어 주는 사이트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든 것이 ‘성공발전소’라는 사이트이다. 그런데 처음 시작이어서 그런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서 고쳐나가고 있다.

일기를 쓰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요즘은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아침에 달리는 것도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그러면 힘이 솟는다. 저 사람도 저렇게 했는데 나라고 못할까 하면서 자극을 받는다.

그중에서 빌 게이츠란 사람이 가장 인상적이다. 워런 버핏이 빌 게이츠를 만나고 나서 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빌 게이츠가 컴퓨터광인줄 알았다.

그런데 만나보니 정말 대단한 세일즈맨이었다. 만약 빌 게이츠가 컴퓨터를 하지 않았다면 핫도그 장사를 했더라도 미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빌 게이츠는 그런 능력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홍콩의 재벌 리카이싱(李嘉誠)은 아시아 최고의 부자다. 이 사람은 문화혁명 때 중국에서 홍콩으로 소년 시절 빈털터리로 도망쳐 나온 사람이었다.

리카이싱은 “누구나 다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서두르면 화를 당한다. 느긋하게 생각하고 꾸준하게 나가야 한다. 그렇게 30년 하였더니 내가 이렇게 부자가 되어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세상을 바꾸고 그런 기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원리는 똑같다고 생각한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큰 목표지만 그것이 하고 싶기 때문에 목표를 세우고 천천히 가고 있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