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현상으로 인해 최근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낮에 업무로 인해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선 잠을 자야 하는데 무더운 날씨로 인해 잠을 못자다가 하계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잠은 피로를 풀어주고 생명력을 재충전시켜주는 생리현상이다. 잠을 잘 자는 게 보약보다 낫다. 어디에서든 머리만 대면 잠을 잘 자는 사람들은 대부분 몸이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면에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을 불면증(不眠症)이라고 한다. 불면증이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질환을 가리킨다. 잠을 이루기 힘든 난면(難眠),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천면(淺眠), 수면시간이 짧은 단면(短眠), 숙면 중 자주 깨는 빈각(頻覺)등이 모두 불면증에 속한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에 대해 "양기가 성하면 잠을 못 이룬다. 음기가 성하면 잠을 잘 자게 된다"라고 보고 있다. 즉 잠을 잘 자려면 음기가 왕성해야 한다. 음기는 우리 몸의 수분, 즉 체액을 뜻하는 것으로 체력이 부족하면 체내 열이 발생해 심장과 가슴이 번열해지고 답답해진다. 이런 현상으로 잠을 못 이루게 된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은 정신적인 원인과 신체적인 원인으로 발병 이유를 나눌 수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 공포, 분노, 실망 등과 같은 이유로 스트레스가 발생해 체내에 쌓아두는 경우 불면증이 발생한다. 신체적으로는 과로, 질병, 온도, 습도, 기압 등으로 잠자리가 불편해 숙면을 방해한다.

불면증은 잠을 잘 못자는 것 외에도 부수적으로 식욕부진, 피로, 두통, 집중력 감퇴 등과 같은 현상이 따라온다. 이런 경우 지압법을 쓰거나 심할경우 한방요법으로 조기에 다스리는 것이 좋다.

불면증을 치료하는 지압법으로는 눈썹을 두 손으로 자극하거나 이마와 뒷머리를 잡고 고르게 심호흡하는 방법이 있다. 자칫 열대야로 취침시기를 놓쳐 새벽이 되어서야 잠을 자게 되는 경우 한방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불면증 치료약에는 귀비탕, 산조인탕, 고침무우산 등이 대표적인 처방법이다. 침 치료도 병행하면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

잠을 잘 자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다. 대표적으로 토란, 연근, 상추, 국화, 바나나를 꼽을 수 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 중 순위를 매긴다면 단연 1위는 토란이다. 토란은 뱃속 열을 내리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어떻게 먹을까 고민한다면 토란미역국을 추천한다.  우유를 첨가한 토란주스는 불면증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다.

연근은 피로회복과 정신안정에도 효과적인 식재료다. 상추도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데 상추 내 함유된 성분 중 락튜카리뮴이 수면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불면증 환자는 신경이 예민해진다. 이런 경우 국화는 정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국화에는 수은과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다. 국화꽃 3개 정도를 넣고 끓여 차로 마시면 된다. 바나나는 성분 내 트립토판이 풍부해 잠을 유도한다. 단, 저녁에는 살이 찔 수 있기 때문에 최소 취침 4시간 전에 먹는 것이 좋다.

불면증 환자들의 고통은 당한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다. 잠이 부족하면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만큼 잠은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 필수불가결하다. 1개월 이상 불면증에 시달릴 경우 전문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식습관 개선과 함께 잠자리를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을 자는 공간에는 가급적 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분들 중 상당수는 자는 곳이 지나치게 밝다. 일부에서는 머리 방향을 동서남북으로 옮겨보고 제일 잠이 잘 오는 방향을 선택하기도 한다. 배우자와 잠자리 위치를 수정하는것도 좋다.

잠자는 자세도 중요하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자세는 팔을 쭉 펴고 '大' 자로 자는 것이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은 척추와 근육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엎드려 자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자세다. 엎드려 자는 것은 심장에 악영향을 주며 수면을 방해하는 자세다.

쾌면을 위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일정 시간에 취침과 기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말에 지나치게 많이 자면 역효과를 준다. 평소보다 2시간 정도 연장 취침하는 선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불면증은 원인과 체질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때문에 장기간 불면증을 호소한다면 상담을 통해 올바른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이경제 원장(현 압구정 이경제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