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의 ‘부동산 생각하며 투자하기’

안민석 riomanjun@hanmail.net  

전 한국경제신문 전국상권대해부 및 자영업컨설팅 자문위원, MBN 생방송부동산 및 MTN 부자들의 비밀노트 출연, 현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

 

최근 수년 동안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을 분석해 보면 과거보다 소액의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계층이 늘어났고 부동산 투자 경험이 전무한 계층의 비중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당연히 투자의 목적이나 가치관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아파트나 토지처럼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소유하는 순간부터 즉시 매월 일정한 임대수입이 발생하는 것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자금이 풍부하고 투자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당장의 높은 임대수익보다는 미래가치를 보다 중요하게 평가하는 반면 초보투자에다 소액을 가진 사람들은 이유 불문하고 일단 높은 수익률이 나오는 투자상품으로 몰린다는 점이다. 각자의 투자 기준이 다르고 본인이 필요로 하는 부동산 효용가치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엄밀히 말해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지금은 보이지 않는 그 어떤 미래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해 투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도시의 경우, 수익형 부동산의 현재 가격, 미래 변화폭, 신도시 자체의 성장 가능성 등 매우 복합적인 요인들을 모두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고른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더불어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5년 후, 10년 후를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본인이 투자할 부동산과 그 부동산 주변 지역의 성장 가능성이나 미래가치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수익형부동산 투자 10년대계’를 구상할만한 지역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지역은 주로 신도시에 집중돼 있다. 신도시는 그 특성상 초기 몇 년 동안은 기존 도심지역보다 임대수익이 낮을 수 있다. 하지만 공공부처 이전, 기업유치, 복합상업단지 조성 등이 예정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도시의 기능이 완전히 자리잡으면 수익률과 더불어 시세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지난해부터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된데다 상당한 규모의 개발공약이 추진 중이다. 2011년, LH에서 공급한 첫마을 단지 내 상가 A~D블록은 그런 기대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150%가 넘는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완판되기도 했다. 하지만 예정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낙찰가율로 인해 임대료 수준이 높아져 초기 준공 후 1년간은 공실률이 50%가 넘고 투자수익률도 평균 3% 수준에 머물렀다.

LH단지내상가는 일반 근린상가나 주상복합 상가보다 싸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세종시 개발 호재를 등에 업어 몇 년 뒤에는 상당한 가격상승이 생길 거라는 기대가 컸던 곳이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첫마을 단지내상가 투자자들은 여론에 떠밀려 정확한 지역 분석이나 예측을 등한시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첫마을 단지 내 상가는 맞은편 2-4생활권이나 청사 주변에 들어서게 되는 중심상업 기능을 수행할 많은 상가들에 수요를 뺏길 수밖에 없다.

세종시에서 향후 10년대계를 세울 만한 입지라면 첫마을이 아닌 2-4생활권을 눈여겨봤어야 한다. 2-4생활권은 현재 첫마을과 마주보고 있는 BRT라인에만 상가와 오피스텔이 들어서고 있고 아직 안쪽까지는 건물이 들어서지 않아 현장을 가보면 황무지라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4생활권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청사 주변과 남북으로 경계에 놓여 있고 특히 서북쪽에 호텔, 백화점, 주상복합 등이 들어설 예정인 대형상업용지가 위치해 있어 외부에서 수요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세종시는 상업용지 비율이 낮은데다 기존 수도권 신도시처럼 점포겸용택지 즉 상가주택을 지을 수 없어 여러모로 상가가 과잉공급될 가능성이 낮다. 장기적으로 희소가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정착보다는 주말부부 등 이동수요가 많아 인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이 꾸준히 늘고 있어 언젠가 임차수요가 소진되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현재 송도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1공구와 2공구가 향후 송도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규모면에서는 대형 집객시설이 많은 1, 2공구 주변이 가장 크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 향후 10년을 바라본다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1, 2공구 보다는 연세대 캠퍼스가 있는 캠퍼스타운역 주변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인천지하철 캠퍼스타운역과 연세대 캠퍼스 사이에는 3000세대 규모의 재미동포타운(외국인아파트)이 상권을 주도할 예정으로 저렴한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외국인아파트라는 콘셉트가 가격 형성에 유리하고 근거리에 위치한 캠퍼스에서 찾아오는 학생 수요가 받쳐준다면 상가와 오피스텔 모두 제 몫을 해줄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 최초로 지정된 재무동포타운 아파트인 만큼 입주 시점이 아직 2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은 투자하더라도 한동안 긴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평균 26: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인기를 실감한 판교 알파리움 옆에 판교역을 둘러싸고 조성되는 알파돔시티 상업시설도 투자 10년대계에서 빠질 수 없는 입지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판교역 북쪽에 자리잡은 중심상업용지가 2006년 당시 판교 인기에 편승해 비싸게 팔려나갔고 그 뒤 3.3제곱미터당 1억 안팎의 기록적인 분양가를 기록했으나 흥행에 참패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알파돔시티 상업시설은 판교역과 직접 연결되는 입지에 있으면서도 중심상용용지 내 상가들보다 분양가격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백화점, 호텔 등이 인접해 하나의 상권지역을 형성할 수 있어 모든 공사가 끝나는 2017년 이후에는 분당을 위협하는 상권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투자의 목적은 변하지 않겠지만 투자로 인한 가치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부동산의 특성이다. 투자 경험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본인의 가용 자금을 적절하게 활용해 위에 언급한 지역들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능성을 갖춘 투자대상을 찾아내는 혜안이 있다. 높은 임대수익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안겨주는 수익형 부동산은 생각처럼 많지 않다.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10년 후를 준비하는 자세로 투자에 임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길고 크게 웃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