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중국 광시 좡족자치구에서 한 노인이 어린 소녀의 월금을 조절해주고 있다.


요즘 중국에서는 고령화가 화두다. 다른 신흥경제국과 달리 중국은 고령화 단계에 진입했다.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13억 인구의 13%를 차지한다고 한다.

현재 60세 이상 인구는 1억7000만명인데 10년 뒤 2억5000만명, 40년 뒤에는 4억4000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민정부의 왕전야오(王振耀) 사회복지사업국장은 “중국의 고령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2050년에는 중국 인구의 30%가 노인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중서부 지역의 몇몇 성(省) 및 자치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자식 없이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라고 한다.

특히 농촌 고령화는 심각하다. 우리나라처럼 젊은이들의 급속한 도시 이탈로 농촌 인구의 70%가 노인들이다. 문제는 이들을 돌볼 젊은이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90세의 장(張) 씨 노인은 노인의 날을 맞아 장년층이 된 자식들에게서 식사와 꽃을 대접받았다.

대접받을 자식이 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은 행복한 축에 속한다.
하지만 상하이의 장 씨 노인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식들을 오가며 몇 달씩 거처를 옮기는 신세다.

오랫동안 모시고 싶어하는 자식이 없기 때문이다. 26세 된 장 씨의 손녀는 자신도 부모를 모셔야 할 텐데 경제력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 밖에 모실 자식이 없다는 게 걱정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부모님을 자신보다 더 잘 모실 수 있는 전문 요양기관에 보낼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도시와 달리 경제력마저 뒷받침되지 않는 농촌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국민의 후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농촌 연금제도를 전면 개혁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국 농촌 인구의 10%가 연금대상이 되고 10년 후인 2020년에는 농촌 전체 인구가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국 전국노동사무실의 천촨수(陳傳書) 상무 부주임은 “중국이 노령인구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미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노인 문제는 심각한 이슈가 됐다.

지방 정부들은 노인들이 자유롭게 거주하되 공동장소를 마련해 같은 또래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60세 이상 인구가 거주자의 20%를 넘어 이미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상하이는 노인정·대화방 등 다양한 형태의 노인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시아경제신문 김동환 베이징특파원(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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