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자녀를 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부 차원에서만 출산장려정책을 펼쳐왔지만,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맞물리게 된 셈. 돈 나갈 일 많은 주부들 입장에서도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어 좋다. 매출과 출산율을 동시에 잡으면서 소비자의 할인혜택도 강화한 대형마트들의 '다둥이 마케팅'을 소개한다.

김선정(34) 씨는 최근 첫째 아이를 출산한 2년차 주부다. 평소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는 그녀는 다둥이클럽에 가입한 이후 할인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분유, 유아 완구를 비롯한 출산·육아 상품 일체를 최대 15%까지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분유를 5통 주문했더니 1만8000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 마트가 다자녀가구를 공략하는 이유는?
대형마트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 극복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자녀 가구를 지원하는 서비스들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다자녀 가구 소비자들 뿐 아니라 마트의 입장에서도 이익이다. 가구 구성원 수가 많을수록 장볼 때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은 구매력이 크고 방문횟수도 높아 매출을 단번에 높일 수 있는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이종훈 이마트 프로모션팀 팀장은 “맘키즈 클럽 회원들의 평균 객단가가 6만5116원으로 일반 고객 객단가인 4만5980원보다 약 2만원 가량이 높다”며 “방문 횟수 또한 한 달에 4.3회로 3회인 일반 회원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새로운 충성고객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들을 위한 맘키즈 클럽 덕분에 베이비케어, 이유식, 올가닉 유제품 등 유아 인기 품목이 실제 올 상반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6~8% 가량 매출이 상승하는 등 불황에도 불구하고 맘키즈 쿠폰상품은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관계자 역시 “베이비&키즈 클럽, 훼밀리카드 등 자녀를 둔 가구들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활동들로 현재 홈플러스 훼밀리카드 고객들의 평균 객단가는 일반고객보다 2배 가까이 높다”며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86%가 훼밀리카드 고객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깃층을 단순히 주부가 아닌 가족으로 넓히면서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면서 홈플러스의 매출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요 대형마트에서 진행 중인 ‘어머니를 위한’ 서비스
 

롯데마트에서 진행 중인 '다둥이 클럽' 서비스 포스터 사진

♦ 롯데마트 ‘다둥이 클럽’

롯데마트가 두 자녀 이상의 가구 회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다둥이 클럽’ 서비스를 선보인다. 출산 및 육아 상품을 연중 상시 할인해주고 BC카드와 롯데카드로 7만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 상품권을 제공한다. 셋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에는 20만원 상당의 출산용품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자녀가 많은 가정일수록 돌아가는 혜택이 커지는 셈이다.

롯데마트의 이번 서비스는 육아 상품군 내에 지정된 특정 상품만을 할인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상품군에 대한 할인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존 유통업체들의 키즈 멤버십과 차별적이다. 또한 상품 할인 외에도 육아와 관련된 다양한 제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둥이 클럽’ 회원은 분유, 완구, 물티슈, 유아스킨케어 등 28개 브랜드와 1000여 개의 지정된 출산 육아 상품에 대해 연중 상시로 5~15% 가량 할인받을 수 있으며 놀이시설, 문화, 외식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다둥이 클럽 회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먼저 해당상품을 연말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2000여개로 늘리고 브랜드도 40여개로 확대하는 한편 롯데 JTB, 롯데리아, 나뚜루, 롯데닷컴 등 10여개 회사들과 제휴를 통한 할인 혜택도 강화할 계획이다. 계산대에서 쿠폰을 제시하는 절차도 7월까지 IT시스템을 구축해 자동할인 시스템으로 개선한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다둥이 가구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일시적인 상품 할인이 아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연중 상시 프로그램”이라며 “다자녀 가구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를 방문한 소비자가 육아용품을 할인가에 구입하고 있다.

이마트 ‘맘키즈클럽’

이마트 ‘맘키즈클럽’은 회원에게 필수 육아용품을 특별히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저출산시대 고품질 유아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알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지난 3월 기준으로 회원수가 110만 명에 달하고 있다. 가입 조건은 임산부에서 만7세 이하의 자녀를 둔 신세계포인트회원으로,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하는 행사기간 점포 내 상설 즉시발급데스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맘키즈 주요 운영 상품은 유아용 상품과 아기엄마와 아빠를 위한 상품들이다. 유아동 의류, 기저귀 및 물티슈가 포함된 제지 용품, 베이비 로션과 같은 일상 용품, 아이간식용으로 용이한 올가닉 가공식품 및 신선식품, 아이전용 치즈와 요거트 및 분유와 이유식 등을 맘키즈 회원에 한해 최소 10~50% 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또한 엄마들이 사용하는 브랜드 화장품 및 침구류 등도 매월 상품을 달리하며 할인하고 있고, 아빠들이 사용하는 쉐이빙 폼 및 면도기도 할인 품목에 해당한다.

이마트는 올해 4월 진행된 맘키즈 페어 대전 행사기간 동안 70여개 협력사와 함께 유아용품, 간식, 의류, 생활용품, 문구, 침구 등 각 카테고리별 1위 브랜드상품을 준비했다. 4월달 맘키즈 클럽 고객을 위해 맘키즈 쿠폰상품 구매시 신세계 포인트를 2배로 적립해주는 한편, 미용실, 네일바, 피부관리 등 20% 할인, 키즈카페 이용시 추가 30분 무료 이용 등 제휴 혜택 서비스도 있다.

이마트 프로모션팀 이종훈 팀장은 “불황 속에 고비용 논란이 있어온 유아용품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맘키즈 클럽 행사를 대폭 강화했다,”며 “이마트에서 맘키즈클럽회원이라면 출산 유아용품을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발품을 팔아 베이비페어전을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진행됐던 베이비&키즈클럽 아기모델 콘테스트 행사 포스터 사진

♦ 홈플러스 ‘베이비&키즈클럽’

홈플러스는 2005년 유통업계 최초로 유아를 자녀로 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베이비클럽’을 론칭했다. 이어 2006년에는 ‘키즈클럽’을 만든 후 ‘베이비&키즈클럽’으로 확대했다. 현재 100만명 이상이 가입돼 있으며 회원 방문 평균 객단가가 일반 고객에 비해 20% 가까이 높다.

'베이비&키즈클럽'은 훼밀리카드 소지 고객 중 임산부부터 83개월까지의 아이를 가진  고객을 가입대상으로 하며, 가입비나 연회비 없이 다양한 혜택을 즐길 수 있다. 이전까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아동 대상의 키즈클럽이나 청소년 대상의 1318 클럽 등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유아를 위한  체계적인 서비스 클럽은 전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홈플러스의 베이비&키즈클럽은 커져가는 유아시장이라는 틈새를 노린 것이다.

홈플러스 고객이  베이비&키즈클럽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관련 상품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베이비&키즈클럽의  상품할인쿠폰도 분기마다 한 번씩 연 4회에 걸쳐 발송된다.

윤미정 홈플러스 패밀리카드팀 팀장은 “할인점의 주요 타깃 층은 주부에 맞춰져 있는데 반해, 홈플러스의 주요 고객은 단순히  주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범위로 확대해놓고 있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가족의 일원이자 미래의 꿈나무인 아동이 주요고객 중 하나이기  때문에 유아 및 아동들을 대상으로 특화매장을 구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훼밀리카드를 통해 고객들의 구매이력, 선호브랜드 등을 분석한 후 상품 할인쿠폰을 발송하여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