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커뮤니티 현황

 

아줌마들은 주로 어떤 커뮤니티를 찾을까?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약 100개의 크고 작은 주부 커뮤니티가 있다. 이 중 회원 수 50만 명 이상의 메이저급은 약 10개 정도로 추산되며, 많게는 600만 명 회원을 보유한 곳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단독 커뮤니티 외에도 대형 포털에서 운영하는 카페 또한 100만 명 이상의 아줌마 회원을 끌어모으며 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아줌마들이 커뮤니티로 모여들어 ‘공유’와 ‘교류’의 가치를 실현하기 시작했다. 주부의 관심사로 첫손에 꼽히는 살림, 육아, 패션, 건강 등을 다루는 사이트들이 대표적이다. 초기에는 여성 온라인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상업적 색채를 띠기도 했지만 이후 기능의 다양화 및 전문화를 거친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며 내실을 갖췄다. 2000년에 등장한 ‘아줌마닷컴(azoomma.com)’, ‘미즈(miz.co.kr)’, ‘마이클럽(miclub.com)’ 등이 효시 격으로 꼽힌다.

‘아줌마닷컴’은 국내 최초의 주부 커뮤니티다. 이름처럼 ‘아줌마’라는 대상에 초점을 맞췄다. 이 사이트는 살림 노하우나 재미있는 사연 등을 나누는 ‘토크토크’, 똑똑한 소비생활의 길라잡이를 자처하는 ‘소비자맘’, 아줌마들의 문학 활동을 돕는 ‘사이버작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픈 첫해부터 매년 5월 31일을 ‘아줌마의 날’로 지정하고, 아줌마 헌장을 만들어 시상식을 갖는 등 아줌마 기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 밖에도 ‘아줌마 경제살림 공모전’, ‘아줌마 꿈 공모전’ 등 아줌마 대상의 공모전도 연다.

‘꿈꾸는 여자’를 기치로 내건 ‘미즈’는 여성들의 자기계발과 변화에 주목한다. ‘요리’, ‘패션’, ‘건강’, ‘살림’, ‘재테크’ 등을 사이트 기본 구성으로 두고, 사이버 주부대학이나 원격평생교육시설 ‘미즈캠퍼스(mizcampus.com)’ 등을 운영하며 ‘주부들의 내일’을 응원한다. 메인 커뮤니티 외에 자녀교육 전문 커뮤니티, 온라인 쇼핑몰 등 10여 개의 자매 사이트도 운영한다.

‘선영아 사랑해’라는 티저 문구로 유명한 ‘마이클럽’은 여성들의 관심 주제를 교류하는 공간의 성격이 짙다. 현재 회원 수는 180만 명이며 한 달 평균 450만 명이 드나든다. 인생이야기, 남편이야기 등을 나누는 ‘인생토크’, 뜨는 드라마나 연예인 관련 이슈를 주제로 하는 ‘연예/시사’ 코너 외에도 ‘러브’, ‘패션뷰티’, ‘임신육아’ 등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골라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콘텐츠의 일부는 자체 제작하고 나머지는 외부와 연계해서 제공한다.

회원수가 600만 명에 육박하는 ‘이지데이’는 2003년 온라인 가계부 서비스를 시작으로 여성, 소비자, 가계부, 다이어리, 엔조이, 게임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패션이나 연예계 뉴스 등 이슈가 될 만한 소재 위주이며, 2030 젊은 주부들이 주로 이용한다. 이영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사무국장은 “이지데이의 경우 뛰어난 IT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콘텐츠 생산 속도가 빠르다”면서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운세, 드라이브 정보, 의료상담 등을 재빨리 사이트에 적용했으며 앱서비스도 가장 먼저 개발했다”고 언급했다.

    

전문성·지역성 살려 구성원 간 끈끈함 더했다

사이트에서 다뤄지는 내용의 범위를 좁히는 대신, 좀 더 전문화를 꾀한 커뮤니티도 있다. 2005년 개설한 ‘82쿡닷컴(82cook.com)’이 대표적이다. 요리와 알뜰살림을 위한 정보에 초점을 맞춘 이곳은 가족, 친구, 이웃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규모에 맞게 살림을 꾸려가는 고수들의 지혜를 공유한다. 전문화된 커뮤니티는 종합 포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더 깊숙한 얘기’를 경쟁력으로 한다. 이영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사무국장은 “82쿡닷컴에는 ‘유리그릇은 어떻게 하면 더 반짝일까’, ‘얼룩은 어떻게 해야 잘 빠질까’ 같이 실제 살림을 할 때 궁금한 내용들이 많다”며 “그래서인지 콘텐츠가 꽉 찬 느낌이 들고, 회원 간의 끈끈함도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홈데코와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레몬테라스(cafe.naver.com/remonrerrace)’도 대표적인 전문 커뮤니티. 2004년 2월에 만들어져 현재 회원 수가 15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인테리어와 살림 정보, 재테크까지 주부들의 관심사가 가득 들어차 있으며, 인테리어 용품을 직접 체험하고, 리뷰를 작성하는 ‘레몬테라스 주부 체험단’으로도 유명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성을 살리기 위해 지역별로 나눠져 있는 형태의 커뮤니티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맘스홀릭베이비’다. 육아관련 정보에 특화된 곳으로 ‘해외맘’, ‘서울맘’, ‘경기도맘’ 등 지역별로 나눠져 있으며, 각각 수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역 커뮤니티는 다른 곳에 비해 회원들의 활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같은 지역사회라는 동질감과 지역 상권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동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하다. 특히 분당이나 목동 등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의 커뮤니티는 지역 내 실세 그룹으로 통한다.

    

생애주기별 맞춤 전략으로 지속 가능성 도모해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도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구성이 사진 등 이미지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커뮤니티 운영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서버 비용의 증가 때문이다. 한 달 유지비용에만 몇천만 원이 들어갈 정도다.

이 때문에 문을 닫는 사이트도 늘고 있다. 이영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사무국장은 “이미지가 많아지면 서버 비용이 늘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료였던) 서비스를 유료로 돌리면 회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수익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광고를 게재하는 것에도 회원들의 반발이 있다”며 “회원 유지를 위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 커뮤니티 운영자들의 고충이자 과제”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가 협약을 맺은 광고주에게 수주하는 광고를 회원사들에게 공정히 나눠주는 ‘애드네트워크 사업’을 시작한 것도 커뮤니티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영 사무국장은 향후 아줌마 커뮤니티의 생존을 위해서 ‘특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너무 심한 경쟁 속에서 ‘제살 깎아먹기’식 운영을 하기보다는 생애주기별로 맞춤 커뮤니티 군을 형성해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 이 국장은 “82쿡닷컴의 주 사용 층은 살림하는 30~40대고, 맘스다이어리나 아이베이비에는 초보 엄마들이 많다”며 “이런 식으로 나이대별, 생애주기별, 관심 분야별로 특화된 커뮤니티들이 요소요소에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커뮤니티들의 공존 번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