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다이어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잘못된 다이어트는 오히려 건강한 여름을 보내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릇된 다이어트는 특히 장에 나쁜 영향을 미쳐 변비나 치질, 담석증 등의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이 되면 몸매관리와 건강유지를 위해 다이어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다.  복부비만, 하체비만, 내장비만 등 부위별 과체중이나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협심증, 심근경색 등 다양한 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므로 다이어트는 건강의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릇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특히 많은 여성이 건강한 몸이 아닌 날씬한 체형을 만들기 위해 약물요법 같은 다양한 단기간 다이어트 방법을 이용해 살빼기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되고 무리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지속할 경우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이어트로 인해 혹사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기는 바로 장이다. 다이어트로 음식물 섭취량이 적어 변이 적게 만들어지면 장의 운동량 역시 적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장은 대변에서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대변이 몸속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점점 단단해져서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변비는 배변 횟수와 양이 줄고 대변을 보기 힘든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설명하면 일주일에 3회 이하의 변을 보거나, 변을 볼 때 심하게 힘을 주어야 하거나, 지나치게 굳어서 딱딱한 대변을 보거나, 대변을 보고도 잔변감이 남아 있는 경우 등을 모두 변비라고 한다.

변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변비로 인해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되면 치핵(치질)이 유발될 수 있고, 항문 부위가 찢어지는 치열도 생길 수 있다. 또한 만성적으로 변비를 앓는 사람들의 경우, 암 조직 등이 장을 막아 변이 잘 안 나오는 것인데도 변비가 심해졌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간혹 다이어트를 한다며 관장약 등을 사용해 장을 억지로 비우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관장약은 변이 보관되는 기관인 직장을 인위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반복적, 습관적으로 관장을 계속하는 것은 직장 스스로 변을 배출하게 만드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항문과 직장 신경의 감각이 무뎌져 변의를 느끼지 못하거나, 괄약근이 약해져 의지와 상관없이 변을 지리는 변실금 발생의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

다이어트는 담낭이나 담관(담도)에 돌이 생기는 병인 담석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본래 담석증은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으면 이 가운데 특정 성분이 뭉쳐져 돌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은 여성의 담석증은 그 원인이 다르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은 장기간에 걸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지방 섭취가 극도로 제한돼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되면 담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다이어트로 인한 지방 섭취의 제한 때문에 담즙이 본래 역할인 지방분해를 하지 못해 담낭에 정체되고 이것이 지속되다 보면 돌처럼 굳어 담석이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다이어트 부작용은 셀 수 없이 많다. 저혈압, 탈모, 탈수는 물론, 간기능장애, 면역저하, 부정맥, 단백질 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무리하게 세운 다이어트 계획이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이어져 폭식증이나 거식증 등이 생길 수도 있다. 다이어트를 통해 건강을 되찾기는커녕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셈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피하면서 체중조절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6개월에 걸쳐 현재 체중의 7~10% 정도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 80kg인 남성이라면 한 달에 1~1.3kg 정도씩 줄여나가면 된다.

사람마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체중관리도 중요하다. 자신의 생활습관, 현재 건강상태 및 질병의 유무, 신체에 대한 불만족도 등의 여러 요인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맞는 체중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비만인 경우라면 합병증이 있는 비만인지, 단순 비만인지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의한 후 다이어트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

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울산대학원 내과학 박사과정

대한 헬리코박터 및 상부위장관 연구학회 편집위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자격심사위원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