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사들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단연 외환은행이다. 산업은행을 시작으로 농협,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매각자인 론스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무 말하고 있지 않는 듯이 보이는 론스타이지만, 정작 물밑으로 매각 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인 상황이다.


외환은행 주가는 지난 3월 주당 5000원이라는 바닥을 찍고 고공상승 중이다. 10월16일 현재 주당 가격은 1만5000원으로, 매각작업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를 생각한다면 주가가 상승할 여력은 많다. 론스타가 원하는 주당 가격은 1만8000원대이다.

HSBC와 협의했을 당시의 주당 가격도 1만8045원, 경영권 프리미엄 약 30%를 추가해 총 6조여원을 이야기했다.

10월21일 현재 환율은 1182원이며, 달러 가격이 바닥을 찍느냐 아니냐에 따라 환율가격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해외 IB들은 달러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외환은행을 매각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해외 투자자들도 환율과 주식시장의 전망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할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해외 IB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경제 전망이 나오는 12월 초에 인수 대상자들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며 “해외 자본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환경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의 발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론스타 창립자인 그레이켄 회장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지난 9월 말 미국 오리건주 티가드에서 “한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우리에게 찾아와 ‘팔고 싶을 때 팔라’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론스타 스스로 어디에 매각할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금융환경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론스타가 쉽게 움직일 수 없다”며 “연내 후보군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해외 자본들도 침묵 속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내 자본은 인수 의사를 표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누가 외환은행의 주인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외환은행 리그’의 양상은 예상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