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개명을 주장하는 칼라일그룹의 공동설립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


사모펀드 업계에 때 아닌 ‘개명 논란’이 일고 있다.
사모펀드가 그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이름으로 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는 사모펀드의 개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한 이코노미스트를 소개했다.

미국 사모펀드 전문업체 칼라일에서 근무하고 있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이 바로 그 주인공. 그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가 그 이름을 ‘체인지 캐피털(change capital)’ 혹은 ‘가치증대 펀드(Value-added equity)’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루벤스타인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원래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모펀드는 펀드운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공모펀드와 달리 규제가 적다는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사모펀드의 경우 공공적인 성격을 너무나 강하게 띠고 있고 미국 규제 당국은 사모펀드의 바이아웃 기업에 대한 정보공개 의무를 강화하고 있어 더 이상 사모펀드가 ‘사적(Private)이지’ 않다는 것이다.

루벤스타인의 주장은 어쩌면 금융위기 이후 거세진 사모펀드 규제 압력에 대한 ‘귀여운 투정(?)’일지도 모른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규제 당국은 사모펀드에 대해 자본 기준을 높이고 포트폴리오 세부 사항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사모펀드 입장에선 ‘더 이상 사모펀드가 사모펀드가 아니다’라는 불만이 나올 만도 하다.

는 루벤스타인이 주장한 ‘체인지 캐피털’이나 ‘가치증대 펀드’ 같은 이름 말고도 사모펀드 업계를 더 잘 표현해주는 단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중 하나는 ‘손실펀드(Underwarer fund)’. 미국 방송사 클리어채널과 카지노 업체 하라스를 인수한 뒤, 주가 폭락을 경험했던 바이아웃 펀드 베인캐피털과 아폴로운용 등의 사례를 신랄하게 비꼰 것이다.

사모펀드는 최근 잇따라 체결되고 있는 인수합병(M&A) 행진에서도 뒷전이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세계 M&A 규모는 1조5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는데 특히 사모펀드의 M&A 실적은 720억달러로 전년 대비 67%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평한 수수료(Fee-squared)캐피털’도 유력한 후보다. 물론 이 역시 사모펀드들이 수수료 수입으로 배를 불리는 것에 대한 냉소에 불과하다.

CNN은 루벤스타인이 <포브스>가 뽑은 ‘부유한 미국인 400’ 가운데 123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결국 루벤스타인은 사모펀드 개명 주장으로 본전도 못 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사모펀드로 손해를 본 미국인들의 반감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시아경제신문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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