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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는 두 비주류가 이끌고 가는 선거 혁명으로 장식되고 있다. 국회 내 의석이 아예 없는 ‘앙 마르슈’(전진)를 이끄는 에마뉘엘 마크롱과 역시 소수 극우파의 리더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전 대표 간 대결이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이후 철저한 테크노크라트 정치를 해왔던 국가다. 자유, 평등, 박애 이름 하에 인권 민주주의를 선도해온 국가지만 동시에 엘리트주의를 신봉해왔던 국가이기도 하다. 드골 이래 만들어진 국립행정학교(ENA) 출신들이 좌, 우를 막론하고 정치를 주도해 왔고, 지방 군수에서부터 대통령과 총리에 이르기까지
전문가칼럼
천영준 공학박사
2017.05.0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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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 왔다. 수 차례 모의고사를 치르던 주자들은 이제 경선이라는 중간테스트를 통과해 본선에 진입하게 된다. 각 당마다 셈법이 다르고 국가 권력 구조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자연히 국정을 운영해 나가기 위한 관점도 다를 법 하다.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각 후보들의 정책 공약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획일적 수용, 교육 개혁에 대한 애매한 수준의 공감, 약속을 지킬 수 있을 리 만무한 복지 공약 등이 난무할 뿐이다. 2012년 대선 때보다 무엇이 특별히 나아졌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전문가칼럼
천영준 공학박사
2017.03.2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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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필자가 대놓고 쓰는 첫 번째 ‘경영과 정치’ 칼럼이 아닌가 싶다. 이 칼럼 이후로 비슷한 형태의 글을 그만 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수많은 전문가들이 박근혜 정부의 근원적 실패가 이런저런 것이라고 단언하지만, 내부를 잘 아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외로 원인이 단순하다. ‘정권을 만든 사람들이 정권을 운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권 창출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 최순실 일당이 정부의 주류가 되었고, 창업에 기여한 공신들은 제각각 무리 밖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야당으로 쫓겨 가는 상황이 연출된 지 오래다.이런
전문가칼럼
천영준 공학박사
2017.03.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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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이 어떤 맥락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상세히 밝히지 않으려 한다. 대략 표면적인 내용만 읽어도 대부분의 독자가 그 의미를 알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계나 정치계에 모두 해당될 수 있는 전략적 맥락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강자(强者)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약자(弱者)들이 살아남기 위해 택해야 하는 전략은 바로 ‘뭉치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종횡가(縱橫家)들이 추구한 ‘합종연횡’(合從連橫) 전략이 그 증거다. 연나라의 선비였던 소진은 각국의 재상들과 군주들을 만나 강대국 진(秦)을 막아내기 위한
전문가칼럼
천영준 공학박사
2017.03.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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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칼럼으로 욕을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전통 미술이 세계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해야 하기에 이 글을 쓴다. 국보, 보물 등 지정 문화재가 아닌 개인 소장품들의 경우 자유로운 시장화와 해외 전시 및 매각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요지다.현재 문화재보호법 60조에 따르면 지정되지 않은 ‘일반 동산 문화재’가 50년이 넘을 경우 해외 반출이 금지되어 있다. 다시 말해 개인 소장품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유물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나름의 민족주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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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7.01.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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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어느 날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역사에 대한 통찰과 선행 사례에 대한 꾸준한 분석을 통해 켜켜이 쌓인 지혜와 비판적인 아이디어들이 뭉쳐져서 ‘조합’의 결과로 나타난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혁신이 ‘창조적 파괴’이자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의 ‘창조적 결합’이라고 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는 성경 구절도 있듯, 우리는 늘 혁신을 ‘인식’할 뿐이지 어느 날 갑자기 우주에서 떨어진 새 발상을 가질 수 없다.필자는 고려 청자에서 우리 안의 혁신 유전자를 본다. 세계 각국의 각종 혁신 상품 사례들을 분석하고 그것들의 한계점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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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7.01.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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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과 각종 고위층의 게이트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사이, 이런저런 법들이 ‘개혁 입법’의 이름으로 통과되고 있다. 대부분 야당이 전략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정책, 정강들이다. 금융업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법안 중 하나는 ‘저축성 보험 비과세 축소’ 관련 내용이다. 공식적으로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노무현 정부 국민참여수석 출신 박주현 의원(국민의당, 비례대표)이 대표 발의자로서 10명의 동료 의원들과 함께 내놓은 법안이기도 하다. 박 의원의 평소 소신은 약자를 위한 정책이다. 최대한 기업이나 부유층들의 세제 혜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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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12.2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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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뒷담화를 경험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대통령도 뒷담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임기 말이 되면 전 국민으로부터 먹는 욕은 당연하다 쳐도, 측근으로부터도 숱하게 ‘뒷담화’의 피해자가 되기 쉽다. 최순실이 대통령과의 전화를 끊으며 했다는 뒷담화는 온 국민이 아는 속설이 되었다. 제대로 된 보좌를 받기는커녕 인간적인 신뢰도 얻지 못한 리더의 슬픈 뒷모습이 아닌가 싶다.뒷담화를 남발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우선 상대방에 대한 ‘엄청난 기대’가 중요하다. 많은 경우 누군가에게 기대한 만큼 실망하게 되어 있다. 심리학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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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12.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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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제일 만만하니까.”최순실 국정 농단의 핵심 매개가 문화 산업이 된 원인을 어느 기관장 출신 교수에게 묻자 내놓은 대답이다. 문화예술산업 특유의 개방성과 소프트함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해당 분야에 진입해 난도질을 쳐 놓은 원인이었다는 것이다.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문화정책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다. 각자 장르에서 어떤 콘텐츠를 육성해야 되는가에 대한 당위성만 있을 뿐, 큰 그림에서 자원 배분을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다 보니 문화 예술 분야는 매 정권마다 ‘시원하게 그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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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11.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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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정말 묘한 선택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남자에게 부와 권력을 모두 거머쥐게 한 것이다. 옛날 유대인들은 ‘너는 경영해, 나는 소유할게’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워싱턴에 있는 이들에게 정치적 권력을 부여하되, 그들의 든든한 후견인이 됨으로써 통제의 중심(Locus of Control)이 되는 전략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들의 지지가 필요 없는 부자 정치인이었다. 자기 돈으로 선거를 치르고, 유권자들을 설득하러 방방곡곡 다닐 수 있었다. 빚진 게 없는 만큼 행동이 과감했고, 자기 주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혀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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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11.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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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주지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칼럼은 김영란 법의 ‘찬반’을 이야기하는 글이 아니다. 다만 그 이후에 우리 사회가 어떤 형태로 변화해갈 것인가에 대한 분석일 따름이다.김영란 법이 우리나라 40대 이상의 엘리트 남성들에게 미치는 여파는 제법 큰 모양이다. 일단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정말 깔끔한 법이다. 일부러 누군가에게 밥과 술을 사고 정보를 듣거나 부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 얻어먹고 제대로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얄미운 사람들도 사라질 테고, 은근슬쩍 향응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보지 않게 될 것이다. 연말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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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10.1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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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잘나갔던, 그렇지만 스캔들에 휘말려 포털 검색창에서 좀처럼 잊히지 않는 경영자 한 명을 만났다. 별안간 필자에게 카톡을 보내 경기도 인근의 시골에서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다.약 5년 전 강연회 자리에서 만났던 그는 예상 외로 매우 건강하게 잘 살고 있었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그 사건의 상처는 지울 길이 없지만, 지금은 모든 욕심을 비웠기에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그렇지 않아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엘리트들의 소식이 지면을 가득 채우는 요즘인데, 그는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왜 많은 리더들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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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10.0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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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대 말, 일본의 실력자 오다 노부나가가 열을 올린 것은 다구(茶具) 수집이었다. 시골 영주에서 시작해 강자들을 제거하며 일본 최고의 실력자가 된 노부나가는 ‘시골 출신 괴짜’라는 주변의 규정에 늘 콤플렉스를 느꼈다. 그래서 그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예술을 활용했다. 그림에서는 가노 에이토쿠, 다도에서는 센노 리큐, 정원 건축에서는 코보리 엔슈 같은 명장(名匠)들이 활동했다.그런데 이토록 노부나가가 열심히 예술 투자에 열을 올린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자신의 ‘전략적 정체성’을 표방할 수 있는 수단이었기
전문가칼럼
천영준 공학박사
2016.09.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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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지인 중 하나인 보험사 경영자는 작곡이 취미다. 어려서부터 가곡을 좋아했고, 자신의 부인에게 프러포즈하며 독창곡을 지어 선물했다고 할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다. 그의 성악곡은 다양한 합창단과 앙상블이 종종 연주한다. 그런데 숫자와 합리적인 계산에 밝은 금융사의 CEO가 음악을 사랑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창작한다는 게 묘하다.여기에 대해 경영학의 조직이론 거장 중 하나인 제임스 마치(James March)의 이론이 답을 줄 수 있을 듯하다. 그는 80년대 말 고도 성장기의 단맛에 한껏 취해 있었던 미국 기업의 경영자들을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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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09.0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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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of Creative Class)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진행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다. 그가 미국의 여러 도시들을 살펴보며 하이테크 기업 분포와 창업률(Founding Rate)에 대해 살펴보다가 재미있는 가설 하나를 떠올리게 됐다.사회에서 비교적 소수자인 게이들이 많을수록 그 지역의 창조성 수준이 높고, 하이테크 기업 분포도 또한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발상이었다(오해하지 마시라. 이 글은 동성애 인권에 대한 칼럼이 아니다). 일단 동성연애자를 허용하는 사회는 다양한 삶의 기준
전문가칼럼
천영준 공학박사
2016.08.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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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민간 기업에서 기술사업화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공공기관 연구개발 사업의 컨설턴트(CP라고도 합니다)로 활동하는 선배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벤처 투자나 지원 관련된 일에 종사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을 평가해 봤던 사람입니다. 요즘은 사물인터넷, VR,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들과 자주 만난다고 합니다. 이른바 창조경제의 꽃으로 손꼽히는 ‘IT 벤처’들 말입니다. 그런데 이 선배가 고민이 있답니다. “돈은 많은데, 지원해야 할 '애들(스타트업들)'이 없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제대로 된 기술과
전문가칼럼
천영준 공학박사
2016.08.0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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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젊은 후배를 하나 만났습니다. 대기업에서 5년 정도의 직장 생활을 경험하고, 자기 길은 창업에 있을 것 같다며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둔 친구입니다. 좋은 학벌에, 멀끔한 외모에, 남부러울 것 없는 조건을 갖춘 후배는 마크 주커버그나 스티브 잡스같이 ‘꿈’을 전달하는 CEO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의 비전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손을 잡아주고 등을 두드려 줬습니다.그렇지만 마음 한 켠은 정말 불안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왜냐하면 이 후배가 곧 직면하게 될 현실이 그다지 녹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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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준 공학박사
2016.07.04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