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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통계청은 떠오르는 소비층으로 ‘6대 블루슈머 집단’을 선정해 이목을 끌었다. 여기서 블루슈머((Bluesumer)란 블루오션(Blue Ocean, 경쟁자가 없는 미개척 시장)과 컨슈머(consumer, 소비자)의 합성어다. 즉, 기업이나 창업 준비자들이 주목해야 할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제시하려는 게 이 신조어를 고안한 속뜻이 되겠다.이 가운데 내 눈길을 끈 단어가 하나 있었다. ‘과거 지우개족(族)’. 말만 가지고는 어떤 소비 유형인지 바로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니즈(Needs)를 사업화한 개인정보 관리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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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3.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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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게 터졌다. 사실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최근 모 언론을 통해 공개된 5억원짜리 ‘수목 미니시리즈 제작지원 제안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쉽게 말하면, 5억원을 내면 드라마를 통해 이리저리 책을 홍보해주겠다는 소리다. ‘5억원’이라는 지원금 옆에는 ‘VAT 별도’라는 문구도 깨알 같이 명시했다.홍보 방법은, 과거에는 업계 종사자들만 알았지만 이제는 온 국민이 다 아는 그 단어, ‘PPL(Product Placement, 미디어 속 간접광고)’이다. 프로덕션 측이 협찬의 대가로 출판사에 제시하는 내용도 별로 낯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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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3.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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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 떠도는 재미난 속설이 있다. “부자는 부동산 투자에서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얘기가 그것이다. 여기까지는 사실 재미도 없고, 별 의미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이유가 걸작이다. 왜냐하면 손해 보는 가격에는, 부자들이 결코 팔지 않기 때문이란다. 아니, 이것은 “인디언 기우제는 그 효력이 100%”라는 이야기와 논리적으로 한통속 아닌가? 인디언 기우제의 효험이 100%를 자랑하는 이유는, 그들이 비가 올 때까지 주야장천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물론 이 속설이 ‘부자들은 ~카더라’를 앞세워, 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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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3.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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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중국집을 하면, 그 아들은 별명은 고민할 것도 없다. 화교학교를 나온 내 친구의 별명은 ‘짱깨’였다. 돌이켜보면, 그 별명도 상처가 됐을까 싶어서 미안해지지만, 질풍노도의 고교생들한테 그런 계집애 같은 고려를 할 섬세함 따위는 없었다. 학교를 파하면 우르르 ‘짱깨네 집’에 몰려가 자장면을 한 그릇씩 얻어먹는 게, 그 시절 최고의 낙이었다. “어, 왔냐? 자장면 한 그릇 줄까?” 하고, 친구의 아버지는 입에 담배를 문 채 빙긋이 웃으며 밀가루 반죽을 탕탕 치댔다. 그때마다 굵은 땀방울이, 원래 색을 알 수 없게 된 ‘난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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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3.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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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들뜬 열기를 뚫고, 어느 작은 죽음이 뒤늦게 전해졌다. 신기하거나 괴상하거나 탁월하거나, 아무튼 흔히 볼 수 없는 기인들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 앞다투어 소개되었던 그 남자, ‘알바왕’ 이종룡의 죽음이었다. 징그러운 고생이 남긴 상처 탓이었을까. 사인은 ‘대장암’으로 알려졌다. 그가 생전에 기록한 ‘뜨거운 숫자’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한 번쯤 눈에 익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하는 사람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그는 매일 400킬로를 이동해가며, 20시간을 노동해서, 10개의 아르바이트를 넘나들었다. 밥 먹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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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2.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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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에 결론이 안 나는 논쟁거리가 하나 있다. “좌석 등받이– 권리의 영역인가, 예의의 영역인가?”라는 문제다. 이와 유사한 시빗거리로, 한때 “중국집 군만두 서비스, 얼마부터 시작인가?”, “영화관 팔걸이, 어느 쪽이 내 것인가?” 등이 대한민국 10대 난제(?)로 등극하기도 했으나, 논란의 규모나 파급력 면에서 이에 댈 게 아니다. 장난기 다분한 티타임용 흥밋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이코노미클래스 여행자들이 정색을 하고 뛰어드는 이슈다. 과거 장거리 비행 경험을 1초만 회상해봐도, 왜들 그러는지 느낌이 올 것이다.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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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2.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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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졌고, 기온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비밀인데, 사실 난 슬프지 않다. 모든 영웅들처럼 나 자신의 모험사를 쓰고 있을 뿐. 굿나잇 지구여, 굿나잇 인류여.”자기연민을 의식적으로 밀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슬며시 자아도취를 탐닉하는 이 문장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다. 중국이 쏘아올린 최초의 달 탐사차 ‘옥토끼(玉兎 · 중국명 위투)’는 이런 세련된 자의식으로 세공한 유언을 남기고 달의 은빛 먼지 속에 숨을 거뒀다. 그냥 우리가 다 아는 말로 표현하자면, ‘망가졌다’.달의 표면에 안착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발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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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2.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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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었다. 그런데 맛있는 밥상을 앞에 두고 조카들이 먹는 품이 영 이상했다. 셋 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고만고만한 나이다. 밥알을 셀 듯 말 듯 깨작거리기만 하더니, 그중 한 녀석이 곁에 있던 제 엄마를 툭 치며 짐짓 울상을 지어 보였다. “엄마, 밥이 늙었어.” 그러자 옆에 아이들도 밥공기를 밀어내며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맞아, 밥이 늙었어.”하필이면 그 식당의 밥이 찰기가 없이 메마르기는 했다. 입에 넣으면 까끌까끌하게 씹히니 식감이 이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표현법이 “밥이 늙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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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2.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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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배기가 맛있다고? 내 입엔 짜고 퍼석거리기만 하더구만.”아이고, 내가 깜빡 실언을 했다. 가뜩이나 명절 앞두고 심란해 있는 맏며느리다. 거기다 대고 입맛을 다셔가며 차례 음식 품평이라니, 당키나 한가. 아내의 핀잔에 멋쩍어져서, 나는 “그런가?” 하고 성큼 뒤로 물러났다. 애꿎은 신문만 뒤적였다. 하지만 한번 머릿속에 떠올라, 혓바닥을 휘감고, 침샘에 찌르르한 자극을 선사한 돔배기의 추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고 담백한 맛에 꼬들꼬들한 식감이라니.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연골도 별미고, 먹고 나서 씁쓰레하게 남는 향기도 근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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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1.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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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일을 종종 저지를 때가 있다. 몇 해 전, 떼쟁이 조카를 데리고 일본 여행을 한 게 바로 그런 일이었다. 내 제안에 어머니가 조심스레 만류하고, 제수씨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반응할 때 알아차렸어야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됐으니, 말귀도 알아먹을 나이라고 방심한 게 오산이었다. 가기 전에 ‘다리 아프다고 징징대지 않겠다, 과자 사달라고 떼쓰지 않겠다, 아침에 깨우면 제꺽 일어나겠다’ 등의 다짐도 누차 받았건만, 여행지에 도착한 다음 날로 물거품이 되었다.조카는 본색을 드러냈다. 아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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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1.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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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전, 베이징에 갔을 때 가장 인상적으로 본 것은 자금성도 만리장성도 아니었다. 중국 최대 번화가인 장안대로를 ‘빨간 내복’을 입은 채 활보하는 이들이었다. 주택가 근처라면 잠깐 쓰레기라도 버리러 나왔나 싶으련만, 주위에 주택가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게다가 크로스백을 둘러매고 자전거까지 끌고 나온 폼이, 제대로 벼르고 나온 확신범(?)의 냄새를 강하게 풍겼다.눈이 휘둥그레진 나를 툭 치며 일행은 안내판을 가리켰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잠옷이나 내복 차림으로 외출하지 마시오.’ 속옷이나 잠옷 바람으로 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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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4.01.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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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삼국지다. PC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다음, 그리고 ‘카카오톡’으로 국산 SNS 앱의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가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놓고 뜨거운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먼저, 올해 4월에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카카오페이지’가 있다. 국내외 사용자 수가 4천만 명을 훌쩍 넘은 카카오톡을 만든 데다 카카오톡과 연동하는 사진 공유 서비스 ‘카카오스토리’와 게임 플랫폼 ‘카카오톡 게임하기’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신흥 강자’ 카카오의 야심작이었기에 지레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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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2.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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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마산 출신의 한 선배는 요즘 이런 질문에 시달린다.“마산 3대 부자가 정말 무학소주, 몽고간장, 시민극장이 맞나요?” 드라마를 꼼꼼히 본 이는 이렇게 파고들기도 한단다. “코아양과까지 넣어서 4대 천왕이라고도 부른다던데, 일개 제과점이랑 소주회사랑 같은 레벨이라는 게 말이 되나요?”이게 다 ‘응사()’ 때문이다. 마산의 3대 부잣집 자제들을 미팅 자리에 불러 모으며, 극 중 주선자는 이렇게 큰소리친다. “마산 돈은 이 오빠야들이 다 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 말에 수긍하기라도 하듯, 여자 측 주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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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2.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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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까지 와서 고작 벼룩시장에 간다고?”하지만 나의 조심스런 태클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들뜬 분위기는 좀체 가라앉지 않는다. 그냥 벼룩시장이 아니라 일본 특유의 ‘후리마켓토(フリマ)’이고, 그것도 패션 스트리트 하라주쿠의 자유로운 감성을 고스란히 수혈받은 대규모 플리마켓이라는 거다. 결국 아침을 서둘러 먹은 뒤, 16인치 소형 캐리어를 달달 끌고서 길을 나섰다. 손에는 따뜻한 커피를 가득 채운 텀블러를 들고서. 쓸 만한 게 눈에 띄면 가득 쓸어 담아 오리라는 각오쯤 되겠다.과연 하라주쿠 역에 내리니 노란 머리, 빨간 머리, 닭벼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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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2.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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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찰진 사투리가 화제다. 재미를 위해 과장되고 희화화된 측면은 있으나, 적어도 풋내기 배우의 ‘되도 않는’ 사투리를 듣는 피로감은 없다. 여기서 과장됐다는 것은 요새 젊은 세대 중에 누가 그렇게 진한 사투리를 쓰냐는 것 때문이고, 희화화됐다는 것은 사투리는 사투리일 뿐 천박하거나 상스러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당연한 얘기다. ‘눈깔’이니 ‘주디’, ‘뒈진다’는 서울에서만 몹쓸 말이 아니다. 지방에서도 식겁할 몹쓸 말이다. 적어도 “고마 키보드로 주디를 조사뿐다”나 “눈깔을 확 뽑아서 깍두기랑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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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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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직구만으로 삼진을 잡겠다.” 어느 일본 투수가 던진 전대미문의 직구 선언이다. 변화구로 삼진을 당한 타자가 “남자답게 직구로 승부하라”고 꼬집자, 이에 발끈하듯 공약을 내건 것이다. 그러고는 95년 올스타전 당시 최고로 꼽히던 타자 카브레라와 거포 오가사와라 그리고 ‘남자다운 직구’를 요구한 기요하라까지 모두 연속 삼진으로 끝내버렸다. 정말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고, 실제로 훗날 만화에도 등장했다. ‘28시합 연속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한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큐지를 말할 때 늘 따라 나오는 유명한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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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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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를 보고 나자,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이 떠올랐다. 저널리스트인 작가가 12인의 우주비행사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기록을 담은 그 책은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말로 우주공간의 특징을 요약한다. ‘상하, 종횡, 고저가 없는 세계.’ 이어서 다치바나는 우리가 가장 ‘보편적(universal)’이라고 생각하는 시공간의 개념조차 실은 오로지 ‘지구적인 국지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아폴로 9호의 우주비행사였던 러셀 슈와이카트가 저명한 과학자이자 시인인 버크민스터 풀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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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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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사실상 내 것이다. 내 손으로 움직인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사실상’이다. 이 대담한 발언의 주인공이 그룹 총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거액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김원홍 전(前) SK해운 고문이다. 번듯한 직함이 무색하게, 그의 실제 직업은 무속인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재계 서열 3위의 대기업을 이끄는 재벌 회장이 증권사 영업사원 출신의 ‘부채도사’에게 놀아나, 개인 돈 4천억원에 회사 돈 450억원을 털린 것이다. 이 드라마틱한 스토리에 온 세상이 놀랐다.그런데 이 무슨 얄궂은 우연일까. 세상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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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1.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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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을 해본다. 때는 일제 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되어, 우리 나름의 자주적 발전을 모색하던 1950년대 즈음이다. 전국의 병원장들이 서울에 집결해 ‘병원 행정의 선진화’를 주제로 학회를 연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허울 벗은 진짜배기 토론이 벌어지는 것은 학회장이 아니라 뒤풀이 자리에서다. 위스키 잔을 ‘탁’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누군가 거칠게 목소리를 높인다. “그 병원은 애먹이는 환자 없소? 진료를 받고도 돈을 안 내려는 인간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원.” “누가 아니라오. 병도 안 나았는데 무슨 돈을 내냐며, 외려 나를 도둑
전문가칼럼
구승준 칼럼니스트
2013.11.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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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친한 형님 한 분이 계신다. 나이는 50대 중반으로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다.서울에서 크지 않은 의류매장을 열어 적자 없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내수경기 장기침체로 주변의 경쟁 매장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어느날 보니까 자기 점포가 그 상권에서 가장 큰 매장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장사 수완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인으로부터 경기도 부천에 다 망해가는 의류매장 하나를 맡아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마지못해 맡았는데, 결국 고생 끝에 잘 살려놓고는 인수까지 하게 되었다.그는 신규 건물에 매장을 열지 않는다. 망했거나 고사 직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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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부국장
2013.10.29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