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업들, 키프로스에 발묶이다
러시아와 관련된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업 계약들이 보류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프로스는 러시아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은행 예금을 예치하고 있지만 기업의 투자와 거래 거점으로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키프로스를 거쳐 간 러시아 투자 자금은 1200억달러(약 134조원)에 달한다. 자본이득이나 배당금 지급 등의 측면에서 키프로스의 세금정책이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왝 스콰이어샌더스 인수합병(M&A) 담당 변호사는 “키프로스를 통해 진행되던 수십억 달러 상당의 러시아 관련 거래 5개를 연기하도록 요구받았다”며 “룩셈부르크 등 다른 국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 주요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키프로스에 면허를 받은 자회사가 있는 러시아 2위 국영은행 VTB가 가장 취약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VTB의 키프로스 자회사는 VTB 총자산의 5%가량인 13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VTB 측은 키프로스 구제금융 합의안의 조건인 예금 분담금 부과에 따른 손실은 수천만유로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은 그러나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은 유럽과 세계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한다”면서 “이 안이 통과되면 VTB는 키프로스에서의 사업 전략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VTB에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VTB의 키프로스 자회사는 고객 예금이 20억유로 미만으로 VTB 전체 자산의 2%도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정책 당국자들은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나섰다.
이고르 슈발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키프로스 사태가 러시아엔 중기적 관점에서 좋은 기회로 러시아는 잃는 것보다 얻을 게 많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한 규제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줄 기회”라고 말했다.

박수유 p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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