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북] 삶의 일부를 내려놓은 뒤 보이는 또 다른 삶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지음, 아포리아 펴냄
“삶의 기쁨, 존재의 의미, 인생의 품격을 찾으려고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빈다.”
똑똑한 사람. 유시민을 떠올릴 때 마다 드는 인상이다. 그 사람 좋다, 싫다의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은 그냥 유시민이란 사람에 대한 일종의 편견 같은 생각이다. 그간의 저작물이나 그의 정치행보 등을 통해 얻은 단편적 지식과 정보들이 모여 만들어 낸 나만의 착각일수도 있다.
그는 역사와 사회이론에 깊은 지식과 조예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지식소매상’으로서 대중의 인기를 얻어올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통찰력과 해박한 지식을 정확한 어휘 구사와 치밀한 논리로 풀어내는 지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의 힘이 컸다고 본다.
그래서 유시민의 글은 냉철하고 합리적 이론으로만 다가왔다. 소소한 이야기나 자기 사는 이야기보다 국가나 사회에 대한 거대담론을 펼치는데 능하다고 여겨왔다. 그렇다고 해서 현학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이진 않았다. 그의 이야기는 늘 설득력이 있었고 재미도 있었다.
또 합리적이면서 혁신적인 그의 일부 아이디어들은 젊은 혈기에게 충분히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정치의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계은퇴를 한 후 그가 처음으로 낸 이번 책은 그런 이유들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 이미 읽은 사람들 중에는 ‘다 좋은 이야기인데 너무 좋은 말들이 많아서 감동이 없다’는 평도 있지만 그동안 유시민이 써왔던 글들과 비교할 때 그의 관심사에 큰 전환점 같은 것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회와 국가, 정치 등에 대해 글을 써왔던 그가 삶에 대한 근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독서를 바탕으로 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이론적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자기 경험과 그간 인생에서 느낀 인생에 대한 단상들로 엮인 글들이다.
특히 ‘마음 가는 대로 살자’나 ‘떳떳하게 놀기’ 등의 소주제의 글 속엔 이젠 모든 걸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온 면모가 강하게 느껴진다. 물이 빠졌단 표현이 적합하려나. 인생에 대한 그의 시각이 조금 더 성숙해진 분위기다.
“조금 늦었다 싶지만 이제부터라도,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것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일입니다. 십여 년 전에는 분노를 참지 못해 정치의 바리케이드 안으로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을 버릴 수 없어서 그 바리케이드를 떠납니다. 지식소매상으로서,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와 기쁨을 느끼며 살고 후회 없이 죽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자신이 살아온 지난 시기의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경험과 그에 대한 생각을 단편적으로 드러냈다.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의 일부터 대학 시절 야학 교사 활동을 거쳐 소위 ‘통합진보당 사태’와 18대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어떤 감정과 생각이 자신의 삶을 지배했는지 이야기한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그만두기로 한 이유,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민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유인이 돼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지 솔직하게 토로한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강조한 ‘현명하게 지구를 떠나는 법’에서 그는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죽음을 대면하고 경험할지에 대한 개인적 바람과 생각도 밝혔다. 그는 놀듯 살면서 놀듯 죽음을 맞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가벼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살기, 앞으로 그가 꿈꾸는 삶이자 방향이 아닐까. ‘은퇴’란 말을 쓰긴 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지식소매상’ ‘자유인’으로서 그의 미래와 행보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궁금증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동 01087094891@
<ⓒ 이코노믹리뷰(www.econovill.com)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뉴스 브리핑(6.20)] 달러, 버냉키 발언에 강세..엔/달러 96엔대로 상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