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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홈]진짜 전원주택 지으려면 직접 살아 봐야

건축가 곽데오도르의 테오하우스

건축가 곽데오도르는 양평 강상면 교평리에 전원 주택 타운, 에코플래닛의 건축가로 위촉되자 그곳에 농가를 구입, 직접 살면서 계절과 기후를 경험하고 그에 맞는 건축을 구상하고 있다. 4개월간 그의 손길을 통해 평범한 농가가 현실적인 전원주택으로 다시 태어났다.

양평대교를 건너 강상면 교평리 국도 변에 붙은 건축가 곽데오도르의 집, 테오하우스는 여느 전원 주택과는 다른 모습이다. 푸른 초원에 새하얀 전원주택을 상상했다면 다소 놀랄 수밖에 없다. 그의 집은 검은색의 정사각형 면들이 서로를 굳건하게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 도심지 최신 빌라를 연상케 한다. 푸근하고 정감 넘치는 전원주택이라기 보다는 조그만 아틀리에 풍의 건물이다. 하지만 세련된 첫인상 뒤로는 소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집의 안과 밖은 복잡하게 디자인에 디자인을 겹치는 대신 담백하고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모노톤 색상과 정사각형 면들을 응용한 디자인은 실내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겉과 달리 하얀색으로 칠한 실내는 밝고 깔끔하다. 곽데오도르가 주로 사용하는 2층 작업실과 침실은 높은 천장으로 시원하면서도 실내 중심에 중량감 있는 가구를 배치해 안정감과 더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집의 모양처럼 사각형과 검은색으로 디자인된 콘센트나 조명에 눈길을 주다 보면 이내 동쪽 방향을 바라보는 넓은 창으로 멀리 남한강이 보인다. 아침이면 꿩이나 고라니가 집 주변에서 이리저리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세련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의 공간이 새삼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순간이다.

하지만 테오하우스는 어딘가 모르게 불완전하게 보이는 구석이 있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큰 덩치의 위층이 아래층을 누르는 것처럼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고 실내 공간은 물론 바깥까지 미완성으로 보이는 곳이 군데군데 노출되어 있다.

 

보다 최적화된 건축을 위한 4개월의 실험

건축가 곽데오도르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오랜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다. 평소대로라면 뉴칼레도니아에서 보내는 시간이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길다. 그러던 그가 양평 교평리에 전원주택 타운, 에코플래닛(ECOPLANET)의 건축가로 위촉되자 그는 지체 없이 지난 8월 입국해 양평에 있는 한 농가를 구입하고 직접 살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살게 된 것이 지금의 테오하우스다.

그는 한국처럼 4계절이 분명한 나라에서 전원주택을 건축하기 위해서는 주변 자연의 변화를 건물과 함께 몸소 체험해 건축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막연하게 초원 위의 하얀 집을 선망해 이사했다가 혹독한 자연의 변화에 미처 준비가 되지 못한 집에서 이런저런 어려움만 겪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불행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별 문제가 없어 보였던 집에 겨울이 다가오자 이내 문제가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곽데오도르는 집이 약간 기울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토대를 제대로 다지지 않고 올린 육중한 슬라브 집이 허약한 지반 쪽으로 기운 것이다. 새벽이나 늦은 저녁, 남한강 쪽에서 올라와 집 주변을 근사하게 둘러싸는 안개가 집 안팎에 여기저기 습기를 맺히게 한다는 것도 알았다.

추위는 상상 이상이었다. 샌드위치 보드로 올린 2층은 물론, 튼튼하게 지은 1층 역시 강한 바람과 추위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었다. 설상가상 건물 외벽으로 빠져 나와있던 지하수관은 추위에 얼어붙기까지 했다.

벌금도 물었다. 애초 1층으로 허가를 받았던 집은 불법으로 2층을 올린 상태였고 부동산으로부터 문제가 없다고 확답을 받았던 것이 알고 보니 법을 어긴 상태였다. 곽데오도르는 벌금을 물고 행정처에 호소해 어렵사리 2층을 사용할 수 있었다.

자연과 계절에 최적화한 건축법을 찾아서

우선 바로 잡은 것은 기울어진 집이었다. 비나 눈이 내리면서 잘 다져지지 않은 지반의 흙이 유실된다는 점을 깨달은 곽데오도르는 집을 바로 세우고 지지대를 보강하는 한편, 흙이 유실되는 지점에 작은 정원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모자라는 흙을 채워 넣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미관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건물의 토대와 균형을 잡아주는 일거양득의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건물밖에 노출되어 있어 얼어버렸던 지하수관은 다시 단열재를 꼼꼼하게 덧입혀 동파를 예방했다. 전원 주택의 수도관은 반드시 집 내부를 통해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었다.

 

시골의 겨울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난방비가 도시의 3배가 족히 넘을 정도로 혹독하다. 테오하우스는 전원 주택을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난방의 효율성’을 실험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허약한 샌드위치 보드로 올린 2층에 단열구조를 추가해 한 겹을 덧씌웠더니, 두터운 콘크리트로 만든 1층보다 오히려 따뜻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순히 단열만 추가한 것이 아니다. 검은 색상의 외벽은 햇빛을 잘 받아들였고 해가 많이 드는 남쪽 테라스 안을 역시 검은색으로 도색해 1차 난방층이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콘크리트벽이 두꺼운 1층보다 단열재와 채광, 도색을 활용한 2층의 난방비가 절반 이하 적게 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업을 위한 공간 구획

테오하우스의 공간 활용은 철저히 곽데오도르의 작업에 최적화됐다. 따뜻하고 전망이 좋은 2층 중앙을 작업실로 쓰면서 바로 옆에 침실을 둬 편의성을 높였다. 차, 화장품, 신발 깔창 등 다양한 디자인 작업의 결과물들이 가득한 1층 작업실에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한 방을 정해 직접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와인을 저장하기로 했다. 테오하우스가 에코플래닛을 위한 실험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건축가 곽데오도르의 개성과 편의를 위한 공간임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군데군데 여전히 실험을 위한 개축과 보수의 흔적이 남아있는 대지 396 m²(120평), 1층(35평)과 2층(30평) 도합 214 m²의 공간은 더 나은 건축을 위한 곽데오도르의 손길에 점점 더 진화하고 있다. 그의 다음 전원주택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건축가 곽데오도르

전원주택 건축에 혹독한 자연은 필수 고려 사항 

“보통 전원주택이라고 하면 낭만적인 부분만을 생각하지 혹독한 계절이나 환경 같은 것을 알려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전원주택에서 계절이나 환경적인 요소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곽데오도르는 근사한 겉모습에 덜컥 구매한 전원주택에서 예상치 못한 자연의 혹독한 모습을 뒤늦게 발견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추위나 습기 등이 도심의 그것보다 훨씬 심한 농촌에서 도시출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건축 단계에서부터 이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통 건축업자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부분인데 전원주택의 난방비는 도심지보다 훨씬 높아요. 춥기도 춥거니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비싼 연료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도심지 건축보다 훨씬 공을 들여 단열과 난방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전원주택의 낭만도 결국은 난방비처럼 현실적인 부분에서 합리적이지 못하다면 성립할 수 없다. 건축가 곽데오도르가 4개월간 양평에 직접 머물면서 경험하고 실험하면서 깨달은 전원주택에 대한 해답이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교평리 685-6번지

면적: 대지 396 m²(120평), 건물 214 m²(65평)

특징: 주변 기후와 환경에 최적화해 리노베이션한 전원주택

건축가: 곽데오도르

 

유주하 zooha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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