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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mom]미혼 여성 54% 독신 선호·육아 부담 등 이유로 결혼 안 하겠다Par t1 미혼 여성 ‘결혼·출산·보육 의식’ 실태 보고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 ‘결혼’이란 관문을 통과하면 임신·출산을 거쳐야 하고 엄마, 그것도 직장에서 일하는 엄마가 됐다면 일·가정·육아를 병행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경제적으로, 육체·정신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역경이 만만찮다. 굴곡 많은 한 편의 대하드라마 못지않다. 미혼 여성들이 결혼을 꺼리고 워킹맘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다.

심각하다. ‘결혼하지 않으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미혼 여성 10명 중 5명꼴로 독신을 선호하고 결혼 시 육아 부담·주택 구입 및 혼수 등 경제적 부담을 가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22~24일 <이코노믹리뷰>가 여론조사 및 마케팅 전문기관인 ‘KTMM’에 의뢰해 만 25~49세 미혼 남녀 1655명을 상대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 플러스 마이너스 2.41%)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혼 여성 50% 이상이 혼자서 편히 사는 게 낫다는 인식과 함께 주택 마련과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결혼적령기에 해당하는 30대 여성의 경우 50.1%가 ‘결혼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육아가 부담돼서’라는 답변이 24.7%에 달해, 여성들이 결혼 전부터 육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비 부모 “무상보육 제도 잘 모른다” 88.8% 육박
가구 월소득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 정보 가장 부족

# 이소정(31·가명) 씨는 서울의 한 식품회사에 다니는 커리어 우먼이다. 부모와 친지들은 “더 늦어지면 힘들다”며 “빨리 결혼하라”고 성화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녀는 결혼에 별 관심이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 ‘득’보다 ‘실’이 많아서다. 결혼함과 동시에 가정에 얽매이게 돼 우선 자유로운 삶과는 ‘안녕’이란다. 임신해 아이를 낳게 되면 지금 다니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할 것이고 또 태어난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진다.

회사를 다니면서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맡길 곳은 마땅치 않으며 부모님이 아니면 남의 손에 맡기기도 불안하다. 경제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맞벌이로도 빠듯한 살림에 그렇다고 사표를 낼 수는 없다. 육아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 부담이 크다. 생각할수록 끝도 없는 걱정거리… 이 씨는 일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한 워킹맘이 될 자신이 없다. 차라리 결혼 안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소정 씨는 결혼을 왜 안 하냐는 질문에 “결혼을 왜 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한다. 이 씨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미혼 여성들이 동감할 내용이다. 직장에 다니는 미혼 여성에게 일·육아·가사의 부담을 한꺼번에 짊어지게 될 결혼은 부담 그 자체다. 이 때문에 결혼하지 않거나 계획이 있어도 시기를 미루다 보니 결혼 연령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출산이라도 서두르고 싶지만 육아를 생각하면 이 역시 주저하게 된다. 자녀 보육과 교육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실시되고 있는 무상보육에 대한 인지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보육 제도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었다. ‘무상보육 제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예비 부모 응답자들의 11.2%만이 ‘잘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어느 정도 알고 정확히 모른다’ ‘내용을 거의 모른다’는 답변이 88.8%를 차지해 10명 중 8명꼴로 무상보육 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보육 계획을 잡는 예비 부모들 간에도 현재의 무상보육 제도가 잘 홍보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무상보육 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예비 부모들 중 가구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의 부모들(저소득층)이 무상보육에 대한 정보가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 미만 25%, 100만원대 24.3%, 200만원대 19%의 순이었다. 실제 정책 수혜가 절실한 계층에서 오히려 해당 정책을 더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비 부모 42.1%가 보육비 직접 지원 시
보육프로그램 제작·가정양육비로 활용

예비 부모들의 경우 보육방식으로 국공립어린이집(48.5%)을 가장 선호했다. 부모 직접 보육을 비롯한 가정 보육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예비 부모들이 43.8%에 달한 반면, 사립 어린이집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한 예비 부모는 6%에 그쳤다.

보육비 직접 지원 시 활용 방식의 선호도도 명확히 엇갈렸다. 현재 보육시설 중심의 보육료 지원 제도와 관련해 ‘부모에게 보육비가 직접 지급된다면 어떻게 활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예비 부모의 42.1%가 ‘부모 스스로 보육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하거나 가정 양육에 보태겠다’고 답한 반면, 41.1%는 ‘기존 어린이집에 보태겠다’고 답변해 팽팽한 대립을 보였다. 대안어린이집 등 특수 형태의 보육시설을 이용하겠다는 예비 부모도 13.3%를 차지했다.


워킹맘들의 ‘소곤소곤’
“일·가정·육아 ‘3중고’에 고달퍼요”


미혼 여성들에게 일과 가정에서 ‘성공한 워킹맘’은 그야말로 꿈같은 존재다. 물 위를 노니는 우아한 백조의 수면 아래를 본 적 있는가. 가라앉지 않기 위해 바쁘게 물갈퀴를 젓는 버둥거림이 워킹맘의 삶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멋지고 당당한 모습 이면에는 일·육아·가사를 병행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는 노력이 숨어 있다.

고단한 일상의 연속이다. 통계청의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직업여성인 ‘워킹맘’의 경우 전업주부인 ‘전업맘’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혼 여성의 퇴직사유 ‘결혼’이 1위로 꼽혔으며 육아, 임신·출산, 자녀교육 순이었다. 워킹맘들이 말하는 고충은 무엇일까?

“남편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피곤하다고 잠만 잔다. 누구는 안 피곤한가? 애 보라고 하면 5분 안고 있다 팔 아프다고 내려놓지를 않나, 어쩌다 청소기 한 번 돌려주면 얼마나 생색을 내는지...가사와 육아 문제가 왜 여자만의 문제냐고.” -양지은(28·가명·교사)

“출산 후 갓난아이를 돌보려다 보니 일찍 퇴근하기에 바쁘다. 야근, 회식 참여에 소홀했는데 그래서인지 동료들과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지 않고 사내에서도 새 프로젝트를 맡기지 않는다.” -김현주(30·가명·일반사무직)

“워킹맘은 승진이 안 되는 건가? 올 초만 해도 내가 승진 대상자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결혼 안 한 후배가 승진하더라. 아이 소풍에 안 따라가고 남편과 싸워가면서까지 회식과 야근에 꼭꼭 참석했다. 맡은 프로젝트도 잘 수행하는 열의를 보였다. 왠지 주부라서 밀린 것 같아 괜히 억울하고 속상하다.”- 이숙영(35·가명·IT전문직)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육아휴직이라는 법적 권리를 찾긴 힘들다. 회사가 이런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눈치가 보여 마음 편히 육아휴직을 쓸 수 없다. 정말 안타깝다.” -남유정(29·가명·제조직)

“성공한 워킹맘이라고? 일과 가정 둘 다 지켜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마도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 됐다면 가정은 포기한 경우가 많을 거다.” - 조윤선(38·가명·사업가) [도움말 : 워킹맘연구소]


전희진 기자 hsmile@


전희진기자  |  hsmile@econovill.com  |  승인 2012.08.30  08: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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