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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소통리더십]부하의 일은 부하에게 맡겨라

김성회의 소통 리더십ㅣ공자처럼 소통하라

공자는 관리자가 실무자의 일을 하면서 흔히 능력이 있다고 과시하거나, 성실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을 경계했다. 관리자가 실무자의 일을 대신 해주면 실무자는 게을러지거나 기가 꺾이거나 둘 중 하나다. 때론 성에 차지 않더라도 교육과 규범을 통해 부하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여유는 ‘진짜’ ‘참된 성공’을 만들어내기 위해 리더가 감수해야 할 고통임을 명심하라.

뱀은 성장하기 위해 3차례 이상 허물을 벗고, 많게는 27번 이상의 탈각(脫殼)을 거쳐 단단한 갑각류의 위용을 갖추게 된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리더십의 중단 없는 전진을 이루기 위해선 끊임없는 허물 벗기를 통해 리더십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리더가 할 일과 부하가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부하의 일을 대신해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은 상관이 자기 능력을 과시하려는 공명심, 혹은 아랫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에서 비롯된다.

위임은 일의 위임(delegation)과 권한위임(empowerment)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위임은 관리자가 권한과 감독권, 책임을 보유하는 것이다. 권한위임은 권한수령자에게 힘과 책임까지 넘겨주는 것이다. 권한을 부여받은 개인이나 팀이 수단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리더가 반드시 할 일은 위임할 것과 권한위임할 것을 구별하는 것이다. 공자의 위임 관련 언급 부분을 살펴보자.

공자의 제자 중궁이 계씨의 가신이 되어 정치에 관해 물어봤을 때 공자가 해준 것이 바로 이 말이다. “실무는 실무자에게 맡겨라.” 실무자에게 맡기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적임자 선택, 그리고 작은 실수는 용서하며 성장하길 기다려주는 여유다. 공자는 신임 리더가 된 중궁에게 이같은 3가지를 조언해준다.

仲弓為季氏宰 問政. 子曰 先有司,赦小過,舉賢才. 曰 焉知賢才而舉之(중궁위계씨재 문정. 자왈 선유사,사소과,거현재 왈 언지현재이거지.-자로편-)

관리자가 실무자의 일을 하면서 흔히 능력이 있다고 과시하거나, 성실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관리자가 실무자의 일을 대신 해주면 실무자는 게을러지거나 기가 꺾이거나 둘 중 하나다. 공자의 제자 중궁은 계씨 집안의 가신, 즉 여러 직무를 겸무하는 신임 총괄 관리자가 되어 포부도 크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많을 터였다. 공자는 중궁을 임금의 재목이라고 극찬했고 “얼룩소 새끼의 털이 붉고 또한 뿔이 바르면 비록 희생양으로 쓰지 않으려 해도 산천의 신이 그 새끼를 내버려두겠는가”라며 백성을 위해 일할 재목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중궁은 일반에게 “어질지만 말주변은 없다”는 평을 듣던 인물이다. 그로 보건대 능력은 출중하지만 매사를 지나치게 꼼꼼하게 챙기던 인물로 짐작된다. 그가 어떻게 조직관리를 잘할지 스승에게 물어봤다. “유사(有司)에게 먼저 시켜라”(先有司)에서 유사는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직의 하급 담당 관리들을 의미한다. 리더가 먼저 설레발하며 현장실무자의 일까지 다 나서서 하지 말고, 그들이 할 일은 그들이 알아서 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모든 일을 내가 해야 한다는 독단에서 벗어나란 것이다. 그러고 나서 이룬 공적을 살핀다면 자신은 수고롭지 않고서도 일이 모두 진행된다고 덧붙여 일러준다.

책임자가 똑똑하기만 하고 포용력이 없는 채 ‘나만큼 해보라’며 기준만 다락같이 높이 세워놓고 있으면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고 실무자를 칭찬하는 데 인색하게 된다. 매사에 간섭하려 들면 실무자는 보람과 긍지를 잃게 된다. 결과적으로 똑똑한 리더 아래서 나태한 여러 실무자가 일하게 되는 꼴이 되어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작은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허물은 실수이기도 하지만 리더의 기준에 미흡한 것을 함께 의미한다. 일벌백계라며 겁주지 말라. 성의껏 열심히 하려다 저지르는 작은 잘못은 책임을 묻지 말고 용서해주라. 작은 허물을 늘 꾸짖으며 책임을 추궁하는 데 치중하면 실무자들은 허물을 보이지 않는 데에만 신경을 쓰게 돼 창의적 도전을 하기 힘들어진다. 송나라 학자 범조우는 “유사에게 먼저 일을 시키지 않으면 군주가 신하 노릇을 하는 셈이 된다”고 말한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처리할 일의 구분이 있으니 각기 맡은 일을 잘 처리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한비자는 군주가 부하의 일까지 모두 해내려는 것은 “불이 났을 때 소방수를 지휘하면 될 것을 물항아리를 들고 불을 끄러 가는 것과 같다”며 경계한다.

“밝은 군주는 관리를 다스리지 백성을 직접 다스리지는 않는다. 나무를 흔들려는 사람이 잎사귀 하나하나를 잡아당긴다면 고루 잎을 흔들 수 없을 것이다. 그물을 잘 펴는 사람은 그물코를 잡는다. 불을 끄려 할 때 항아리에 물을 담아 불이 난 곳으로 뛰어가는 것은 한 사람의 몫을 하는 것일 뿐이다. 채찍과 매를 잡고 사람들을 재촉하여 지휘하면 만 명의 사람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므로 뛰어난 지도자는 백성과 일일이 사귀지 않으며, 밝은 군주는 몸소 작은 일을 하지 않는다.”

역사적 인물 중 ‘상하 역할분담의 고수’는 중국 한 대의 정치가인 진평이었다. 어느 날 한문제가 형사사건의 건수와 연간 조세 수입의 규모에 대해 물었다. 진평은 당황함 없이 당당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주관하는 신하가 따로 있습니다. 형사사건은 정위(廷尉)의 담당이고, 세금은 치속내사(治粟內史)가 잘 압니다”라고 대답했다. 황제가 불쾌해하며,“그럼 승상은 무슨 일을 하는가?”라고 묻자 진평은 천연덕스럽게 “승상은 천자를 보좌하고 조화를 살피며, 사방을 어루만지고, 관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을 합니다. 나머지는 책임진 자가 알아서 합니다. 반대로 하면 천하가 어지러워집니다” 하니 한문제가 승복했다고 한다.

반대로 중국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정치가 겸 전략가 제갈량은 초기엔 ‘자신이 많은 일을 몸소 처리’하려는 실수를 했던 것 같다. 신기묘산의 능력을 가진 그의 눈에 차는 부하를 찾기 힘들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어느 날 직접 장부를 일일이 대조하며 조사하자 부하인 주부(主簿) 양과(楊顆)가 들어와 말했다. “통치에는 체통이 있습니다. 상하가 영역을 침범하면 안 됩니다. 사내종은 밭을 갈고, 계집종은 밥을 합니다. 닭은 새벽을 알리고, 개는 도적을 지키지요. 주인 혼자 하려 들면 심신이 피곤하여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어찌 이리하십니까?” 하니 제갈량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처럼 탁월한 리더일수록 부하의 능력이 불만족스럽고 못미더워 자신이 후딱 해치워버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부하는 성장할 기회를 놓치고, 또 상사는 늘 피곤에 쩔고 조직의 사기는 저하된다. 리더십 학자 윌리엄 온켄 주니어(William Oncken Jr)와 도널드 바스(Donald Wass)는 “관리자가 하급 직원의 업무(원숭이로 비유)가 반드시 실무선에서 해결될 것임을 분명히 해두지 않으면, 어느 순간 직원의 등에 있던 원숭이가 관리자에게로 넘어와 관리 효율을 망가뜨린다”고 주장한다. 관리자들이 무심코 부하직원의 등에서 원숭이(문제)를 떼어내어 자기 등에 업어 관리자들은 부하직원들이 처리했어야 할 문제들에 짓눌리게 된다고 경고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부하직원에게 일을 작은 일부터 맡겨보며 서로 신뢰를 쌓아가고, 작은 실수는 받아들이며 그 결과를 받아들일 각오를 할 필요가 있다. 부하직원에게 일을 맡겼다면 여유롭게 기다려보자.

O사장은 부하의 성과에 대한 기대를 계영배에 비유한 바 있다. 기대한 바의 70%만 채워지면 넘어가고, 교육하며 기다려주란 이야기다. 일본에서 목공기계 분야 최고의 기업으로 통하는 메이난 제작소의 창업자 하세가와 가쓰지 회장은 “독특한 학습회, 소꿉장난 같은 사내규범을 정해놓고 조직문화로 정착시키는 데는 기다려주는 게 통했다”고 말한다. 그는 ‘부하들이 성장하고 습득하길 기다리는 것’이 당장은 낭비가 심한 것 같지만 진짜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리더가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이라고 말한다. 직원의 열정을 믿고 직원들을 설득하며 향상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답이다.

혹시 리더 여러분은 내가 하는 게 더 빠르고 잘한다고 부하의 일까지 ‘빼앗아’ 대신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것은 부하를 위하는 일도, 조직을 위하는 일도 아니다. 때론 성에 차지 않더라도 교육과 규범을 통해 부하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여유는 ‘진짜’ ‘참된 성공’을 만들어내기 위해 리더가 감수해야 할 고통임을 명심하라.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  blizzard88@naver.com  |  승인 2013.11.13  1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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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김성회, #공자, #부하, #권한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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