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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세계] 푸듀케이터 “어른·아이에게 바른 먹거리를 제안합니다”

노민영 푸드포체인지 대표

수학을 좋아하던 여학생은 요리하는 것도 좋아했다. 디자인에도 관심이 있어 예쁘게 꾸미는 것에 소질이 있었다. 그래서 음식을 보기좋게 만들어 사람들과 나눠 먹는 일에서 기쁨을 느꼈다. 수학, 요리,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이 여학생은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통계학이 평생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시기가 찾아왔을 때, 새로운 직군에 눈을 뜨게 됐다.

“2000년 초반이었어요. TV를 보다가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됐어요. 눈이 번쩍 뜨이는 계기가 됐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동안 요리와 디자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푸드스타일리스트를 보고 ‘이거다!’ 싶었죠.”

노민영 푸드포체인지 대표는 수학 외에 관심이 있었던 두 가지 분야인 요리와 디자인을 접목할 수 있는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에 매료됐다. 좋아하는 일이 ‘음식’과 관련된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지면서 푸드스타일리스트, 외식업체 마케팅팀, 음식전문 잡지에서 취재 리포터로 일을 하면서 관련 경력을 쌓았다.

이후에도 건강한 음식에 대한 관심이 지속됐고, 나만을 위한 건강한 음식이 아니라 지구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폭넓게 생각하게 되면서 슬로푸드(slow food)를 접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한국에서 먹거리와 관련해 배울 수 있는 학문은 식품영양학이나 식품과학 정도였기 때문에 노 대표는 본격적으로 배워보고자 유학을 결심했다.

2007년 이탈리아로 건너간 노 대표는 국제슬로푸드연맹에서 설립한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에서 음식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석사과정을 1년간 이수했다. 한국에서 주로 배우는 과정은 전통음식문화인데, 미식과학대학에서는 좋은 음식을 통해 소비자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 등과 관련된 다양한 학문을 배운다. 음식에 철학,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까지 접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심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거식증의 경우 음식과 심리가 연관돼 있는 건데 감성적인 것이나 추억, 기억 그리고 음식을 먹는 것은 생리적인 욕구를 넘어 개인의 만족이나 과시 등 다양한 심리적인 요소와 연관돼 있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당시, 한국이 슬로푸드에 대해 조금씩 인식을 하던 때였어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음식문화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들에게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위한 식생활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죠. 그 시초로 어린아이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식생활 교육을 진행하게 됐고, 이를 확산하기 위해 식생활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푸듀케이터’라는 직업명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노 대표는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사단법인 푸드포체인지가 설립되고, 풀무원 등 굵직한 대기업과 함께 바른 먹거리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 아울러 다양한 단체, 사회조직들과 연계해 식문화 개선 운동을 전개하면서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먹거리 교육을 듣고 건강한 식생활로 변화되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노 대표는 “단순히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환경적인 면에서도 사회에 이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보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육 전과 후의 변화를 비교해보면, 가공식품 구입 횟수가 줄었고 대형 마트보다는 지역 경제를 생각해 재래시장을 찾게 됐다는 이야기를 수강생들로부터 듣는다. 이것은 단순히 변화된 한 사람뿐 아니라 가족까지도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되고, 나아가 지역사회와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게 노 대표의 얘기다.

“특히 아동요리를 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알록달록한 색깔을 좋아하니까 식재료를 수입품이나 색소가 들어간 것으로 사용하곤 했대요. 그러나 수업을 듣고 나서는 건강이나 사회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 재료 선택에서 변화를 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가족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일을 하면서 아이와 접목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으니까요.”

연봉은 프리랜서로 먹고살 수 있는 정도라고 할까. 일반 회사원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연봉이지만, 개인이 노력하고 투자하는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권장할 수 있는 사람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라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데려오기 전 사이의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정을 지키면서 외부활동을 통해 가치 있는 자부심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중요해요. 나아가 건강과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음식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겠죠.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교육자의 자질이 있다면 푸듀케이터에 도전해보세요. 다양한 음식 관련 지식을 쌓고, 현장에서 어린아이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바른 먹거리에 대해 교육하고, 이들의 변화를 직접 본다면 얼마나 기쁘고 보람찬 일인지 아실 거예요.”

◆ 노민영 푸듀케이터의 Knowhow

음식과 건강, 영양학, 농촌사회학, 환경, 농업, 환경 문제 등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항상 읽고 공부한다. 이를 통해 먹거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 만나는 것을 즐겁게 여기고, 그들의 식생활과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는 태도로 일상생활과 일을 접목시키는 것 또한 노 푸듀케이터의 노하우다. 마지막으로 남을 가르치기 이전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삶 속에서 찾고,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효정기자  |  hyo@econovill.net  |  승인 2013.09.05  20: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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