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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에 ‘슬로 쇼핑’을 입힌다

# A씨는 패스트 패션을 즐겨 입지만 쇼핑만은 여유 있게 하고 싶다. 그러나 대부분의 SPA 매장들은 오직 상품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배치에 주력하여 고객들로서는 원하는 제품들을 빠르게 선택할 순 있지만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는 느낄 수 없었다. 매장 전체가 제품으로 가득 차 잠시 앉을 만한 의자도 거의 없고 휴식공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얼른 쇼핑을 마치고 서둘러 나갈 수밖에 없는 공간인 것이다.  이처럼 다량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구매 편의성은 높일 수 있지만 쇼핑의 즐거움이나 만족도는 떨어지게 된다.

에잇세컨즈는 매장 입구부터 다른 패스트 패션 매장들과는 사뭇 다르다.  층마다 독특한 소품이 배치된 디스플레이존을 두고, 이를 연결고리 삼아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볼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어놓았다. 디스플레이존에는 각 라인의 대표 상품들을 걸친 마네킹이 배치돼, 최신의 트렌디한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설치된 의자 등 편의시설은 장시간 쇼핑을 하더라도 지치지 않게 한다. 마치 미술관 관람을 하듯 시간을 두고 천천히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입구에 설치된 30여 평의 만남의 광장을 비롯해 내부 곳곳에 설치된 휴식공간도 매장을 단순히 ‘구매’를 위한 공간이 아닌 ‘즐기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에잇세컨즈가 지난해 봄 강남의 가로수길에 1호 매장을 런칭한 것을 시작으로 명동, 신촌, 타임스퀘어 등 서울의 주요 쇼핑 명소들에 잇따라 매장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8번째로 오픈한 강남역 매장의 경우는 지역 랜드마크인 옛 뉴욕제과 부지에 600여 평의 규모로 들어선 데다 매장 입구에 ‘만남의 광장’ 공간을 마련해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SPA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들의 수요가 백화점에서 스트리트 중심의 SPA 매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핵심 상권에 위치한 SPA 매장에서 단지 물건 구매뿐 아니라 쇼핑 행위 자체를 즐기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고객 선호도 분석 결과 SPA 브랜드에서 쇼핑할 땐 구매 외에는 특별한 즐거움이 없으며, 한국 특유의 슬로 쇼핑 문화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제일모직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는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트렌드를 고려해 합리성 하나만을 지향하는 글로벌 SPA 브랜드들에 대항하는 한국형 SPA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디스플레이존, 디지털인터랙티브 마케팅, 만남의 광장 등도 고객들이 천천히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슬로쇼핑의 세 가지 원칙(3D)

 

◆ 디스플레이존 (Display zone)

기존 SPA 매장은 획일화된 규격의 인테리어 매뉴얼이 특징이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은 모두 상품을 최대한 매장에 적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철저히 세일즈 위주의 인테리어 형식을 가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 한 평이 내는 효율이 SPA브랜드에게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상품의 진열이나 시즌 트렌드 상품 구성도 특별한 디스플레이 방식 없이 다량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행거에 걸어놓는 것이 전부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에잇세컨즈는 ‘콘셉스토어’를 추구하고 있다. 콘셉스토어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전시 및 공연, 스타일링 클래스 등과 같이 쇼핑 이외의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가로수길점 1층에는 카페와 꽃집이 있으며, 벽면은 버티컬 가든으로 장식했다. 강남점 1층에도 카페를 들일 예정이며, 건물의 테라스와 옥상 공간을 활용해 휴식 및 전시공간으로 구성하여 소비자들이 쇼핑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기존 SPA가 가지고 있는 ‘합리적 가격에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문화적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SPA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디지털 인터렉티브 마케팅 (Digital interactive marketing)

에잇세컨즈는 브랜드의 메인 타깃이 20, 30대인만큼 페이스북, 블로그, 온라인몰, 카카오톡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디지털매체를 활용해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을 하고 있다. 또한 매장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스타일을 제안하는 영상, 비하인드 스토리, 브랜드 소식 등을 전달해 소비자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다양한 패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매장이 보유한 전체 모니터 수는 60대 정도다. 월간 단위로 기획에 따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시즌별 평균 80개의 콘텐츠를 모니터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젊고 빠른 신세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고 있다.

이신애 에잇세컨즈 마케팅그룹 과장은 “매장 곳곳에 다양한 행잉방식의 상품 연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스타일링 팁을 제공하고 있으며 매장에 설치된 모니터들을 통해 상품정보와 영상룩북을 상영하여 시즌마다 트렌디한 스타일링 법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잇세컨즈는 론칭 전부터 콘텐츠 제작과 운영을 매우 중요한 마케팅 활동으로 생각하고 외부의 전문 콘텐츠 제작업체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 론칭 때부터 미디어파사드쇼(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 고객이 선택한 디자인을 직접 티셔츠에 프린트 해주는 디지털 캔버스 이벤트, 모니터를 통한 매장 오픈 카운트다운, 소비자들이 포토월에 서면 사진을 찍어 직접 전송해 주는 디지털 포토월 등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디지털마케팅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 데이트 공간 마련 (Dating place)

에잇세컨즈는 매장 입구,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각 층 곳곳에 의자 등 편의 시설을 설치해 장시간 쇼핑을 하더라도 지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강남역점에는 매장 내부는 물론 입구에 만남의 광장이라는 콘셉으로 쉼터를 조성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강남역점 매장 내부의 전체 휴식공간은 600평 가운데 50평정도로 브랜드 하나가 더 입점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다.

이신애 에잇세컨즈 마케팅그룹 과장은 “에잇세컨즈 강남역 매장은 구 뉴욕제과가 있던 곳으로 강남지역 만남의 장소로서의 역사를 이어가고자 인테리어 설계에서부터 매장 전면에 고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기획했다”면서 “이것은 평당 효율을 중시하는 타 SPA 브랜드와 크게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과장은 강남점 매장 뒤편 카페와 옥상 공간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유 기자  |  psy@econovill.com  |  승인 2013.07.18  14: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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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에잇세컨즈, #유니클로, #박수유,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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